2018 고양호수예술축제 개막

4일~7일까지 나흘간
호수공원·라페·웨돔에서 동시다발 공연

대한민국 대표 거리극축제 성장
“명성에 걸 맞는 전략적 지원 아쉬워”

 

한울광장 무대에서 펼쳐진 크로키키 브라더스의 마임공연 '크로키키 브라더스'.


[고양신문] 고양시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거리예술축제로 자리매김한 2018 고양호수예술축제가 4일 오후 호수공원과 라페스타, 웨스턴돔에서 동시다발로 축제의 막을 올렸다.

올해 축제에는 국내·외 68개 팀 350여 명의 공연예술가들이 초청돼 4일간 137회의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공식 초청된 7개의 해외초청작과 9개의 국내공식초청작, 23개의 자유참가작은 작품의 완성도와 장르의 참신성 등 까다로운 사전 심사를 통해 선정됐다. 이들이 선보이는 무대는 마임, 퍼포먼스, 무용, 거리극, 마당극, 인형극, 마술, 서커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4일 오후 호수공원 한울광장 무대에서 올해의 첫 공연으로 펼쳐진 ‘크로키키 브라더스’는 드로잉을 활용한 코믹 마임극으로, 배우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흥미와 반전을 유도했다.
 

크로키키 브라더스는 코믹마임에 드로잉을 더한 참신한 아이템으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과 놀람을 안겨줬다.


이어 호숫길을 따라 달맞이섬 무대로 발길을 옮기니 극단 사하따나의 음악마임극 ‘음악의 유령’이 시작됐다. 친숙하고 감미로운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걸인, 노인, 정원사와 슬픔에 빠진 음악가가 음악의 유령이 되어 행복을 되찾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스트리트 쇼핑거리에서 펼쳐진 무대는 분위기가 또 달랐다. 로데오거리 버스킹존에서는 스위스에서 날아온 아티스트 커플이 ‘뽀빠이&올리브 쇼’를 선보였다. 저글링, 라이브음악, 서커스가 혼합된 유쾌한 퍼포먼스를 보며 거리를 지나다 발길을 멈춘 관객들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달맞이섬 무대에서 펼쳐진 극단 사하따나의 음악마임극 '음악의 유령'.


올해로 10회를 맞는 고양호수예술축제는 서울거리예술축제, 안산거리극축제와 함께 국내 3대 거리극 축제로 손꼽힌다. 관객들의 평가도 무척 높다. 지난해 열린 전국 704개 지역축제를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만족도 조사(세종대 관광연구소·컨슈머인사이트 공동진행)에서 전국 704개 지역축제 중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한 10개의 축제에 고양호수예술축제가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축제를 준비한 고양문화재단 노정백 시민문화팀장은 “관객들의 욕구와 눈높이에 다가간 즐거운 축제임을 방증하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자평했다. 노 팀장은 "올해도 50여 만 명의 관객들이 축제를 즐길 것"으로 예상했다.

고양호수예술축제의 인기 비결은 흥미로운 작품 구성과 함께 뛰어난 공간적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한울광장, 잔디마당, 달맞이섬, 노래하는분수대 등 호수공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대로 살린 무대는 공연 관람의 멋과 흥을 한껏 더한다.

그런가 하면 라페스타와 웨스턴돔은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거리로서, 생동감 넘치는 퍼레이드형 공연에 안성맞춤이다. 덕분에 지난해 축제에 참가했던 독일팀은 “공간이 너무 맘에 든다”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해 다시 고양시를 찾아오기도 했다.

이렇듯 고양호수예술축제는 노하우와 인프라를 고루 갖췄지만, 빠듯한 예산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서울과 안산의 축제가 각각 15억원과 12억원의 예산으로 치러지는데 비해, 고양호수예술축제의 올해 예산은 5억원에 불과하다.

공연예술 애호가를 자처하는 한 관객은 “고양호수예술축제처럼 성장가능성 높은 예술행사에 대해서는 지자체의 전략적 지원이 아깝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좀 더 많은 해외 초청작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행사기간 공연장 주변에 가면 작품 소개와 공연시간표가 들어있는 행사 리플릿을 나눠준다. 고양호수예술축제 홈페이지(http://www.gylaf.kr/2018)에서 보고 싶은 작품을 미리 체크해도 좋다.
 

스위스에서 날아온 해외초청작 '뽀빠이&올리브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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