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저유소의 과거와 현재

고양저유소 건립과정과 강매 주민들의 건립 반대운동이 벌어졌던 상황을 상세히 기록한 고양신문 기사. 1991년 2월 23일자, 고양신문 70호.

서정초 900m 강매역 970m 
위험시설인지 아무도 몰랐다 
공기업에서 2000년 민영화

덕양구 강매동에 위치한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고양저유소는 1992년 12월에 문을 열었다. 1991년 2월 23일자로 발간된 고양신문 70호 ‘강매리 대규모 지하저유소 건설’기사에 따르면 당시 저유소건설계획에 대해 강매리 주민들의 강한 반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사에는 “지난 1월 4일까지 주민들이 두 차례에 걸쳐 관계 당국에 저유소 설치 철회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보내 이를 반대하는 자신들의 입장을 호소하고 있으나 송유관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대한송유관공사측은 이미 송유관 지하매설장소의 매입도 거의 끝난 상태로 주민들의 설득에 나서고 있는 중”이라고 기록했다.

여기에는 고양저유소설치 결정의 배경과 주요 계획들도 나와 있다. 당시 서울북부 및 경기 일부지역에 인천으로부터 유조차량을 이용해 유류를 공급하던 것을 송유관 매설을 통해 고양저유소에서 직접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저유소 면적은 총 4만1820평이 마련됐으며 매설량은 저유탱크 14기에 48만7000배럴로 예정됐다고 기록되어 있다. 아울러 인천부터 고양저유소까지의 송유관 총길이는 31㎞, 행주대교부터 이곳까지는 약 5㎞정도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주민들은 지하의 송유관에서 기름이 새어나올 경우 농사는 물론 농토까지 사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식수로 쓰는 지하수가 오염될 가능성 등을 반대이유로 내세웠다. 아울러 폭파사고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대한송유관공사 측은 국가필요사업임을 강조하며 송유관이 철저한 안전설계에 의해 시공되고 사후관리로 각종 안전사고방지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 저유탱크의 지하 매설로 충격에 의한 파손이나 화재의 위험은 전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설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고양저유소는 강매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도 문을 열었고, 이후 행신지구가 개발되면서 인근에 인구집적 시설이 들어왔다. 현재 서정초등학교가 900m, 강매역이 970m, 항공대가 1.3㎞ 반경에 위치해 있다. 또 뒤편에 위치한 봉대산 중턱에는 현재 서울문산고속도로 강매터널구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인근 시설에서조차 위험시설인 고양저유소가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점이다. 저유소 인근에 안전관리를 요하는 표지판도 제대로 부착돼 있지 않다.

고양저유소를 운영하는 대한송유관공사는 1990년 1월 정부와 정유 5사 및 항공 2사가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로 IMF이후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2000년 12월 정부지분을 민간에 매각해 민영화됐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이 지분 41%가진 최대주주이며 이외 GS칼텍스(28.62%), 에쓰오일(8.87%), 현대중공업(6.39%), 대한항공(3.10%), 한화토탈(2.26%)도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