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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분다, 전통차 한잔 생각난다<정미경 기자의 공감공간> 전통찻집 - 수연제 & 달님 오시는 길
  • 정미경 전문기자
  • 승인 2018.10.26 12:24
  • 호수 1392
  • 댓글 0

맛과 멋, 건강까지 두루 챙겨주는 전통찻집 2곳

[고양신문] 가을이 오는가 싶더니 초겨울처럼 바람이 차다. 감기도 유행이다. 이런 날씨에는 고즈넉한 전통찻집을 찾아 생강차나 쌍화차, 대추차처럼 진한 전통차를 한 잔 마시면 어떨까. 기온이 뚝 떨어진 10월의 어느 날, 정성이 가득한 전통차를 맛볼 수 있는 전통찻집 2곳을 다녀왔다. 이 곳에 다녀오면 생각 하나가 깨진다. ‘전통찻집은 나이든 사람이나 찾는 곳’이란 선입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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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분위기의 전통찻집 '수연제'


'자연 따라 마음 따라' 대화동에서 16년

수연제


대화동 대진고교 근처에 크게 한문으로 쓰여 있는 간판이 눈에 띈다. 입구로 통하는 나무 아치를 들어서면 자연 속 숲길처럼 운치 있다. 16년째 한 자리에서 운영 중이다 보니 차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많이 알려진 곳이다. 지금은 젊은이들도 쌍화차나 십전대보차를 마시러 온다.

수연제는 ‘자연 따라 마음 따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강명자 대표는 “차 재료들이 자연적인 것이고, 손님들이 심신을 푹 쉬었다 가시라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입구 안쪽에 놓여 있는 항아리에서 흐르는 물소리와 조용히 흐르는 전통음악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아기자기한 소품들 중 카운터 뒤쪽 선반 위에 놓여 있는 자그마한 반가사유상이 눈에 띈다. 그 미소를 닮고 싶어 강대표가 자주 보고 특별히 좋아하는 소품이다.
 

수연제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대추차


자리에 앉으면 물 대신 보온병에 따듯한 차를 내준다. 다양한 약재를 끓여서 만든 차 맛이 개운하고 깔끔하다. 차를 주문하면 보리·쌀과자와 수제 편강을 함께 내준다. 이곳에서는 대추차가 제일 인기가 좋다. 강대표가 재료를 직접 다 준비하고 모과차용 모과도 직접 담가 사용한다. 대추와 한약재를 푹 고아 만든 대추차는 푸짐한 양에 놀라고, 진한 맛에 감탄하게 된다. 위에 잣을 얹었을 뿐 단 것은 전혀 첨가하지 않았지만 재료 본연의 단맛이 난다. 주인장의 오랜 정성을 느낄 수 있는 깊은 맛이다.

메뉴는 수연차, 쌍화차, 당귀차, 도원차 등의 한방약차와 대추차, 모과차, 생강차, 국화차 등 전통차로 구분된다. 쌍화차의 경우 누가 먹어도 아무런 부작용이 없도록 약재를 적절히 사용해 만든다. 장인이 옛날 동의보감에 나오는 재료와 방식으로 달이기 때문에 쌍화차 한잔만으로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연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수연차는 동충하초, 차전자, 복령 등을 넣어 만든다. 당뇨나 비만, 고혈압, 소화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좋다.
 

반가사유상 등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꾸며진 수연제


얼굴에 반가사유상의 미소를 띤 강 대표는 말한다. “그 날 그 날 내 몸에 맞는 차를 드시면 돼요. 16년이 흘렀지만 찻집 운영이 하루같이 재미있어요. 손님들로부터 ‘맛있다. 편안하다. 잘 쉬었다 갈 수 있어서 고맙다’는 칭찬을 많이 들으니 기분이 아주 좋아요.”

손님들이 꾸준히 오기 때문에 추석 이틀과 설날 이틀만 빼고 연중무휴다. 목동이나 분당, 서울에서도 단골들이 찾아온다. 쌍화차와 수연차, 십전대보차, 대추차는 포장판매도 한다. 수험생을 위해서, 혹은 감기 기운이 있는 이들이 많이 사간다.

상자 포장이 가능해 선물용으로도 좋다. 몸을 훈훈하게 해주는 차 한 잔과 함께, 감기 기운이 있는 기자를 위해 강대표가 직접 왼쪽 손등 위에 놓아준 T침이 효과를 내는 듯하다. 한 겨울에는 뜨끈뜨끈하게 바닥 난방을 해주는 입식 평상에 앉아 차를 마셔도 좋겠다.
 

주소 : 일산서구 대화로 398번길 7-13
문의 : 031-913-4413
 

항아리에서 물흐르는 소리가 정겨운 수연제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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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찻집 '달님 오시는 길'


보랏빛 비트차가 첫 인사를 건네는 곳
달님 오시는 길

 

찻집 이름부터 로맨틱한 달님 오시는 길의 석미경 대표는 직장생활을 오랫동안 하다 6개월 전 처음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었다. 커피보다 차를 좋아해서 찻집을 꾸리려고 요리학원에서 전통차를 배워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었다. 전통찻집인데 외관부터 실내 분위기까지 현대적이고 깔끔하다. 음악도 조용한 피아노곡이 흘러나와 부담 없고 편안하다.

차를 주문하면 먼저 비트차를 서비스로 내 준다. 최상의 흡수를 위해 주인장이 직접 세 번을 덖어 말린 보랏빛 비트차 색깔이 무척 예쁘다.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비트차는 빈혈이나 혈관 청소에 좋고, 콜레스테롤을 줄여주고 간 기능 회복까지 건강에 아주 좋다. 이 비트차를 맛보고 찾는 이들이 많아 비트차 재료는 판매도 한다. 차와 함께 내주는 약과와 쌀과자도 세심하게 선택했다.
 

색깔 곱고 맛이 깔끔한 비트차

이곳은 쌍화차, 대추차, 생강차가 주 메뉴다. 모든 전통차는 석 대표가 직접 만들고 있다. 재료는 특산지에서 받아 직접 손질한다. 쌍화차도 이틀 동안 종일 달인다. 생강차는 생강을 하나하나 손으로 까고 즙을 내서 청을 만들어 진한 차로 낸다. 대추차는 씨와 껍질을 제거하고 생강청을 조금 넣어 만들어 다른 곳과 맛을 차별화하고 있다. 덕분에 대추차나 생강차만 찾는 마니아들이 점차 늘고 있다. ‘달님 디저트’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무화과, 살구, 호두는 꿀 범벅해 기분 좋은 단맛을 낸다. 호두는 녹차가루를 묻혀 녹색 빛을 띈다.

매장 인테리어는 소품 하나까지 석대표가 직접 다니면서 보고 구해와 꾸몄다. 메뉴판도 보약 한 첩을 대접받는 느낌을 주기 위해 미술을 공부한 딸에게 부탁해 만들었다.
사업은 처음이어서 힘들기는 하지만, 자신만의 공간이 있다는데 감사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보는 사람도 기분 좋다.
 

진한 생강차와 곁들이 과자


찻집 곳곳에 석대표가 읽었던 에세이집 등 읽기 가벼운 책들을 비치했다. 편안하게 쉬었다 가고, 조용히 책도 보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길 바라는 마음이리라. 젊은 연인들도 많이 온다. 석 대표는 “의외로 젊은이들도 방에서 지지는 걸 좋아하더라”고 말하며 웃는다. 가족 단위 손님들도 이어지고 있고, 격식을 차려야 하는 모임 장소로도 맞춤이다.

매장에서 만난 한 손님은 “처음에 내주는 비트차부터 맛도 진하고 깔끔하고, 소품도 예쁘고, 여기 오면 대접 받는 느낌이예요. 가격 대비 참 좋아요”라고 말했다.

가격대는 십전대보차와 생기차를 빼고 5000원으로 다른 곳보다 다소 낮은 편이다. 남녀노소 부담을 갖지 않고, 전통차를 대중화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조금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가격을 낮췄다. 커피를 찾는 손님에게는 일리 캡슐 커피를 제공한다. 미리 예약을 하면 단체 모임도 할 수 있다. 정성껏 준비한 공간을 놀리는 게 아까워서 영업을 하지 않는 월요일이나, 평일 오전에는 필요한 이들에게 대여해 줄 계획이라고 한다.


주소 : 일산서구 일산로 803번길 78
문의 : 031-916-8335 (매주 월요일 휴무)
 

달님 오시는 길의 석미경 대표

 

정미경 전문기자  gracesoph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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