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국제무용제 임미경 예술감독과 소용훈 집행위원장

고양국제무용제 임미경 예술감독(왼쪽)과 소용훈 집행위원장은 "세계적인 수준의 대만 무용계와의 구체적인 교류를 논의 중"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시민주도 고양국제무용제 4회째 ‘순항’
올핸 고양호수예술축제에서도 공연
세계적인 대만 무용계와 교류추진도
“해외에서 먼저 알아봐주는 무용제
젊은 무용수 교류 교두보 되고파”


[고양신문] 3년 전, 고양국제무용제 개최 소식을 접하면서 반신반의했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관객층이 두텁지 않은 무용을, 그것도 국제무용제를, 더욱이 국제무용제 개최 경험이 없는 집행부가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을까,란 의문에서였다. 지역 무용계 안팎에서도 ‘무모한 도전’이란 우려가 적잖았다. 하지만 고양국제무용제는 올해(9월 29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로 4회째 순항했다. 무료초대 공연이긴 하지만 매년 객석이 거의 찼고, 올핸 2회 공연 전석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임미경 고양국제무용제 예술감독은 “1회 때부터 빠짐없이 오시는 관객이 첫 회엔 ‘너무 어렵다’고 하더니 올핸 안무가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설명까지 해주더라”며 “무용계 잔치가 아닌 시민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라고 평가했다.
지난 30일, 임미경 예술감독과 소용훈 집행위원장을 만나 고양국제무용제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보다 한 달 넘게 무용제가 늦춰졌다. 이유가 무엇인가.
임미경 올핸 무용수들이 대구국제무용제(9월 18~20일)와 고양호수예술축제(10월 4~7일) 무대에도 설 수 있도록 기획하느라 일정을 늦출 수밖에 없었다. 해외무용수들의 공연이 1회로 끝나는 게 늘 아쉬웠다. 이번 대구국제무용제에서의 반응은 뜨거웠다. 고양호수예술축제는 무용수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고양국제무용제를 매개로 국내외 무용수들의 교류가 더 활발해지길 바란다.
소용훈 새라새극장과 호수예술축제를 모두 본 관객이 ‘두 개의 공연을 본 듯하다’며 만족해 하더라. 새라새극장과 호수공원이라는 무대가 매력적이어서 더 그럴 것이다. 내년에도 호수예술축제와 연계할 계획이다.

올 무용제에 대한 자체평가와 성과는.
임미경 국내 2개 팀을 포함한 5개 국 6개 팀 무용수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 무용인들은 알아봐줬으리라 믿는다(웃음). 관객들의 호응도 좋았다. 무료공연 특성상 어느 정도의 ‘노쇼(No-Show, 예약부도)’를 감안해 티켓예약을 20~30% 더 받았는데, 예약부도가 거의 없어 공연장을 찾았다가 그냥 되돌아가신 분들도 있다. 해를 거듭하면서 주최측과 관객 모두 성장했다.
소용훈 대만팀 무용수들의 스승인 오소군 대만 대북예술대학 교수가 자비를 들여 이번 무용제에 왔다. 무용제에 깊은 인상을 받고 대만과의 교류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줬다. 현재 교류에 필요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대만 무용계와의 교류여서 기대가 크다.

국내외 무용수들의 교류는 무용제 첫 해부터 추진해온 걸로 안다.
임미경 그동안 몇 번 시도가 있었으나 쉽지 않았다. 올핸 대구국제무용제, 호수예술축제와 연계했고, 대만과의 교류도 본격 추진 중이어서 내년쯤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젊은 무용수들이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싶다.

고양안무가협회 회원 중심의 집행부 대부분이 일반시민이다. 
소용훈 첫 회 홍콩팀 통역을 한 인연으로 제가 지금껏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고양국제무용제를 ‘시민주도 무용제’라고 표현하는데, ‘시민주도’가 아닌 ‘시민참여’라는 게 맞다. 집행부뿐 아니라 스태프 중 상당수가 자원봉사와 재능기부로 참여한다. 집행부 핵심 인력 7명이 첫 회 때부터 올해까지 함께하고 있다. 그게 고양국제무용제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감독과 집행위원들과의 의견차는 없나.
소용훈 관객과의 눈높이에 맞춰 대중성을 강화하자는 건의를 많이 한다. 하지만 임 감독의 고집이 세다(웃음). 3차에 걸친 초청무용수 선정과정에서 작품의 순수예술성을 우선순위에 둔다.
임미경 무용을 관객들이 좀 더 친근하게 느끼길 바란다. 무용제 개최 목적 중 하나도 그런 것이다. 그러나 무용수들의 창작정신이 발현되는 예술성 높은 무대를 보여주는 것도 무용제의 주요 역할이라고 본다. 매년 연말에 여는 ‘고양시민과 함께하는 페스티벌’처럼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공연도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

무용제 과제와 바람은 무엇인가.
미경 국제무용제 이름을 걸려면 매회 최소 4개의 국제팀을 초청해야 한다. 예산부담이 크다. 넉넉지 않은 살림이다보니 작품선정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집행위원회가 자원봉사나 재능기부로 참여해주지 않으면 벌써 손들었을지도 모른다(웃음). 해외팀이 적어도 이틀간 공연할 수 있는 여건이 됐으면 한다. 무용제를 중심으로 고양의 춤 축제가 한 달간 펼쳐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고양시 대표 문화상품으로서 가능성이 충분하다.
소용훈 그동안 무용제를 다녀간 무용수들이 다시 한 번 무대에 설 수 없냐고 문의해오곤 한다. 무용수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다. 고양보다 해외에서 먼저 알아봐주는 무용제가 될 수도 있다(웃음). 그에 걸맞는 무용제가 되도록 운영체계를 잡아가는 중이다.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응원해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올 무용제에 참가한 독일팀은 10월 4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경희대 무용학과, 고양예고 무용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워크숍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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