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제농협 원로조합원 장수사진 촬영
23개 마을 돌며 어르신들 건강한 웃음 담아

 


[고양신문] “아따, 눈 좀 크게 뜨고 웃으라니까.” “원래 눈이 작은데 어쩌라구?” “김 영감, 양복 차려입으니 인물이 훤하네. 새장가라도 가는가?(일동 큰 웃음)”

한적하던 마을회관에 오래간만에 활기찬 웃음소리가 가득찼다. 지난 30일 고양시 사리현동 고봉2통 마을회관에서 벽제농협(조합장 이승엽)이 진행하는 원로조합원 장수사진 촬영이 진행된 것. 일명 신기마을로 불리는 고봉2통은 평생 농업에 종사한 어르신들이 많은 동네로, 이날 하루 동안 벽제농협 원로조합원 30여 명이 마을회관을 찾아와 카메라 앞에 앉았다.

어르신들은 이날을 기다렸다는 듯 오래간만에 곱게 화장을 하고, 화사한 한복이나 정장을 챙겨 입고 왔다. 촬영은 시종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윤기 사진사는 “이왕이면 밝게 웃는 모습을 찍어드리겠다”면서 어르신들에게 연신 농담을 건넸고, 모델 주변을 둘러싼 어르신들이 푸근한 입담으로 맞장구를 쳤다. 특히 다른 사람이 촬영할 땐 이래라 저래라 의견이 많던 한 어르신은 정작 자신이 카메라 앞에 앉자 긴장을 하며 굳어버리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이날 촬영에는 신기마을의 임승주 부녀회장과 이용남 영농회장이 참석해 번호표를 나눠드리고 기록을 하며 진행을 도왔다. 사진촬영을 마친 한 어르신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사진을 찍어야겠다 싶어 나왔다”면서 “벽제농협에서 액자까지 만들어 보내준다니 참 고맙다”고 말했다.

‘무병장수 기원과 복지지원을 위한’이라는 부제가 붙은 벽제농협 원로조합원 장수사진 촬영은 지난 22일 시작돼 하루에 두세 곳 마을회관과 경로당을 돌며 다음달 5일까지 총 23개 마을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상은 70세 이상의 원로조합원들로, 이들에게는 액자를 포함한 사진가격 일체를 벽제농협에서 지원하고 있고, 조합원 가족의 경우 최소한의 액자비만 받고 있다. 또한 현장에서 부부가 함께 찾아온 경우 특별 사진을 서비스하기도 한다. 벽제농협에는 70세 이상 원로 조합원이 800여 명에 이른다.

이승엽 조합장은 “문상을 자주 다니다 보니 가끔씩 어르신 사진을 준비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서 “건강하실 때 미리 장수사진을 찍어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조합의 발전을 위해 밑거름이 돼 주신 원로 어르신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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