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도의원 ‘지역서점 활성화 조례 개정 공청회’ 개최

경기도의회-학교-지역서점 머리 맞대고
지역서점의 현실과 가치, 생존전략 토론

 

지역서점 위기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공청회가 지난 5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렸다.


[고양신문] 독서문화의 침체와 온라인·대형서점의 확장 등의 악조건 속에서 날로 위축돼가는 지역서점의 위기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5일 김경희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6) 주최로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경기도교육청 독서문화 진흥을 위한 지역서점과의 협력관계 구축에 관한 조례’ 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지역서점의 위기, 바라만 보아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날 공청회에는 경기도의회 염종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김달수 문화체육위원장, 조광희 제2교육위원장을 비롯해 다수의 도의원들이 참석했고, 경기도 여러 시·도의 지역서점 대표들과 학교장, 학교도서관 사서 등 150여 명의 방청객이 참석해 토론 내용을 경청했다. 고양에서는 심광섭 고양교육지원청 교육장, 남윤숙 한양문고 대표 등이 참석했다.
 

“1차 조례 한계 넘어서는 구체적 내용 담을 것”

공청회를 주최한 경기도의회 제2교육위원회 김경희 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6).

공청회를 주최한 김경희 도의원은 “프랜차이즈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의 공세 속에 존립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지역서점의 절박한 현실을 함께 인식하고, 구체적으로 교육청과 연계해 학교 도서관의 도서구입을 활성화해 지역서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고양시의원 시절부터 지역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를 펼치며 지역서점 상생방안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고양에서의 이러한 움직임을 토대로 지난 2016년 김달수 도의원 등이 중심이 돼 경기도의회에서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1차 조례가 마련된 바 있다. 하지만 1차 조례는 지역서점의 중요성을 제고하고 상생방안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쳐 현장에서 실효적 성과를 거두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새롭게 준비하는 2차 조례에는 실질적 방안이 포함되도록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 패러다임, 책읽기 중심으로 혁신해야”

공청회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이 기조발제를 진행했고 김경희 의원이 좌장을 맡은 토론에는 한국서점연합회 성미희 실장, 책이있는 글터서점 이연호 대표, 고양서정초등학교 구경순 교장, 청평중 이연희 사서교사, 경기도교육청 김명희 평생교육과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기조발제에서 한기호 소장은 독서문화 침체가 고착되는 현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잠식하고, 지식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지적하며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교육의 위기를 넘어서려면 책읽기를 통해 창의력과 표현력을 길러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한 달에 발행되는 책 중 1000종만 골라 전국의 도서관에서 구매를 해 준다면 출판업계와 서점, 학교교육을 모두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기조발제를 한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학원의 교재판매 등 불합리한 요소 여전”

토론자들의 발표도 진지하고 뜨거웠다. ▲성미희 실장은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1차 조례로 서점들이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면서도 “하지만 해당 조례들이 사문화되지 않도록 미비점을 세심하게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도서관 도서 구매 시 불합리한 마크비용 전가, 학원의 불법교재 판매행위, 각급 학교와 지역서점의 소통 부재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성 실장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지역서점 인증업무를 서점연합회로 이관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연호 대표는 “서점은 경쟁이 아닌 휴식과 여유의 공간이고,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라고 정의하며 지역서점만이 담보할 수 있는 문화적 의미와 역할을 짚었다. 그는 “서점은 도서관과 달리 사회의 변화를 훨씬 예민하게 반영하는 풍향계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경순 교장은 학교 현장의 시점에서 “지역서점이 특화된 큐레이션으로 학교교육과 연계된 독서체험공간으로 연결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올해 시행된 ‘경기도 동네서점 상품권’이 학교에 전혀 홍보되지 못한 현실을 지적하며 학교와 지역서점, 지역사회의 실효성 있는 연결고리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했다.
▲이연희 사서는 학교도서관이 지역서점에서 도서를 구매할 때 발생하는 다양한 애로점들을 구체적으로 짚은 후 “수시성과 긴급성을 보완하기 위해 지역서점 간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효율적인 온·오프라인 유통라인을 구축해달라”고 요청했다.
 

토론회에서는 학교와 서점의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됐다.

 

“지역서점 생존 위해 함께 힘 모으자”

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는 지역서점 운영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여러 가지 아쉬움과 답답함을 진솔하게 토로했다. 또한 한 초등학교 도서관 사서교사는 “도서정가제가 시행됨에도 불구하고 할인과 적립, 마크비용 부담 등으로 가격인하경쟁을 촉발하고 있다”면서 도서구매 관행의 불합리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좌장 김경희 의원은 공청회를 마무리하며 “이 자리에서 도출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학교와 지역서점이 보다 효율적으로 만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들을 2차 조례에 담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역서점이 지역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 함께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자”고 말했다.

공청회를 경청한 한양문고(고양을 대표하는 지역서점) 남윤숙 대표는 “지역서점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대화의 장이 열린 것만으로도 무척 고맙고 의미 있는 공청회”였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경희 의원과 함께 지역서점 활성화 방안에 관심을 기울여 온 김달수 경기도의회 문화체육위원장이 공청회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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