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탐방> 어울림누리 수영 화목연수반

『화목한 사람들의 수영정복기』 발간
수영으로 되찾는 건강한 삶 이야기

 

어울림누리 수영 강좌 모임 '화수연수반' 회원들

 

[고양신문] 새벽 6시에 시작되는 수영을 통해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보니 얼굴에 웃음이 떠나질 않고, 모이면 에너지가 넘친다. 수영은 처음하다 힘들면 중단하는 사람들이 많다.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외로워서 오래 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울림누리 화목연수반(회장 김영옥)은 수영을 10년 이상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누구나 겪는 운동 초기의 어려움을 이겨낸 이들이다. 건축사, 미술치료사, 뮤지컬 배우 등 직업도 다양하다. 그만큼 개성 있으면서도 마음들은 따뜻하다. 자전거, 등산, 골프 등 다른 운동을 겸하는 회원들이 많다. 시간을 잘 활용하겠다는 열정으로 무척 부지런하고 열심히 산다.

어울림누리 수영 강좌에 화목연수반이 생긴 지 15년이 됐다. 현재 화목연수반 전체 회원은 40여 명이고, 15년을 같이 한 사람은 15명 정도 된다. 화목반이지만 다른 날은 자유수영을 하기 때문에 거의 매일 만난다. 같이 지낸 시간이 쌓이다 보니 유대감이 강하다. 특히, 올해는 화목연수반 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8명이 함께 『화목한 사람들의 수영정복기』라는 책을 써서 의미가 더 크다. 수영을 시작하게 된 동기부터 수영을 하고 나서의 변화상, 앞으로의 계획 등을 편하게 썼다. 지난달 19일에 출판기념회도 성대하게 했다.

책 출간을 처음 기획하고 글을 모아 책으로 엮어낸 김창근 총무는 “우리 회원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묶어 보자”고 처음 이야기를 꺼냈고, 회원들을 독려해 원고를 모았다. 원고를 편집하면서 회원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읽게 되었다. 모두가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이었다. 혼자서 수영을 했다면 아마 재미도 없고 동기부여도 되지 않아 실력도 늘지 않았을 것이다. 같이 하는 게 나에게도 좋고 다른 이에게도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3년 동안 수영을 계속하고 있는 최원길 초대회장은 어울림누리에 수영장을 개장할 때 “수영모임을 재미있게 활성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모임을 시작했다. 회장과 총무들 임기를 1년으로 합의해 부담 없이 봉사할 수 있게 했고 지금까지 잘 운영되고 있다. 덕분에 회장과 총무를 안 맡아본 본 회원이 거의 없을 정도다. 모임에서는 1년에 4번 굵직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1월에는 방어회 먹기, 5월에는 체육대회, 8월에 바다수영대회 참가, 12월에는 송년회를 한다. 그 외 봄과 가을에 등산도 하고, 가끔 번개 모임을 하고 있어 회원들의 관계가 더 끈끈하다.
 

10월 19일에 열린 '화목한 사람들의 수영정복기' 출판기념회 모습 (사진=화목연수반)


박구한 차기 회장은 “아파서 수영을 시작했다. 5년을 꾸준히 하다 보니 물의 흐름을 몸으로 느끼게 되었고, 없던 근육도 생겼다”며 즐거워했다. 그는 자전거를 타면서 부상도 많이 당했지만 수영을 통해 회복했다. 그에게 수영은 만병통치약과 같다.

7년차 김진항 회원의 고향은 일산대교 북단에 위치한 대화마을이다. 어려서부터 물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어울림누리 수영장에는 신청자들이 많아 3~4년 정도 대기했다 중급에 등록했어요. 초급반을 월반했기 때문에 평영 폼이 엉망이어서 지금도 다른 회원들에게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웃음)

작년에 회장을 맡았던 차광수 회원은 상급반 시절 수영이 지루해져 그만둘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때 같은 반에서 수영을 하던 회원들과 모임을 통해 소통을 하면서 지겨움을 이겨냈어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아직까지 수영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5년 전 총무를 맡았던 류현주 회원은 수영을 12년 정도 했다. “출산 후 허리가 아파서 테니스 등 다른 운동을 했는데 수영이 제일 좋았어요. 2013년에 열린 3km 장거리 핀 수영대회는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습니다. 무척 힘들었지만 바다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거든요.” 그는 수영을 하기 전 후로 많은 것이 달라졌고, 이번에 책 출판을 계기로 그 느낌이 업그레이드 됐다고 말한다.

엔지니어인 구강영 회원은 업무 특성 상 하루 종일 서류보고, 컴퓨터 보고, 회의를 하다보니, 거북목에 어깨도 아파 왔다. 숙면을 방해할 정도여서 이런 저런 치료도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수영을 시작한 후 2~3개월 후부터 어깨통증이 사라졌다. 이후 사우디에서 1년 6개월 정도 파견근무를 할 기회가 생겼다. 파견 전에 스쿠버 다이빙을 배웠다. 현장이 홍해 옆이라 쉬는 날이면 자주 스노쿨링을 하고 다이빙도 했다. “홍해 바다 속에서 산호꽃이 만발한 풍경과 코발트빛 대왕조개의 입술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웃음이 났어요. 바다 속 커다란 바위 위에 멈춰 떠 있으면 중력을 거스르는 슈퍼맨이 되어 커다란 빌딩 위에 떠 있는 상상도 해 보았구요. 이런 멋진 경험은 수영에서 시작되었지요.” 수영은 여전히 그의 뭉친 어깨를 풀어주고, 격무에 시달린 온몸을 마사지해주고, 부력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주변에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으면 수영을 권한다.

한경자 회원은 “일을 하다 보니, 수영은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하는 준비운동이 됐다. 아침에 눈을 뜨기 힘들 때도 있지만, 세끼 밥을 먹는 것처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혜란 회원은 “원래 물을 싫어했고, 수영을 못했다. 운동을 하면서 수영을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삶에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같이 하는 회원들에게 공감하고 건강과 추억을 선물해 준 서로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그들. 모임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화목연수반 수중 촬영 모습 (사진=화목연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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