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발

인간을 인간이게 만드는 육체적 특성은 손과 발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이유에서였는지는 몰라도, 옛날 깊은 병에 든 증자(曾子)가 제자들에게 “이불을 걷고 내 발과 손을 보아라. 「시경」에 이르기를 ‘전전긍긍하여 깊은 못에 다다른 것 같이 하고, 얇은 얼음을 밟듯이 하라’고 하였으니, 이제야 이런 걱정을 면하게 되었구나!”하였다는 말이 전해온다. 손과 발을 사람답게 놀리려 얼마나 노심초사 하였는지가 느껴지는 말이다. 또한 황룡(黃龍)선사의 이야기도 있다. 황룡선사는 방문객들에게 “나의 손은 왜 부처의 손과 닮았으며, 나의 다리는 왜 나귀의 다리와 닮았는가?(我手何似佛手 我脚何似驢脚)《黃龍三關》” 묻곤 했다 한다.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똑같은 손으로 어떤 이는 사랑을 실천하는데, 어떤 이는 범죄를 저지른다. 다리 또한 똑 같지만, 어떤 이는 성현의 길을 걷고, 어떤 이는 소인배의 길을 간다. 무엇을 닮았는가 보다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늘 손을 보고 발을 보자! 천박해 지지는 않았는가?
<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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