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장헌 고양위너스 독립야구단 이사장

창단 첫 해 독립야구단 최강자 등극
해외진출 등 다양한 진로 개척

안정적 운영 구조는 여전한 과제
“독립야구단의 롤모델 완성하고파”


[고양신문] 고양시를 연고로 지난해 12월 창단한 고양위너스 독립야구단(이사장 김장헌)이 눈부신 성적으로 첫 시즌을 마쳤다. 우리나라 양대 독립리그 중 하나인 경기도 챌린지 리그에 참가해 한 자릿수 패배만을 기록하는 독보적 전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성남 블루팬더스와 펼친 챔피언전도 승리로 이끌며 통합우승의 기쁨을 안았다.
첫 시즌부터 탁월한 성적을 성취했지만, 고민거리도 여전하다. 아직은 독립야구단에 대한 인식과 토대가 부족한 현실 속에서 풀어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고양위너스 홈구장인 일산서구 설문동 에이스볼파크에서 만난 김장헌 이사장의 표정에는 자부심과 아쉬움의 흔적이 공존하고 있었다.
 

창단 첫 해 최고의 성적을 거둔 고양위너스 독립야구단 김장헌 이사장(사진 왼쪽)과 계형철 감독.


고양위너스 야구단의 첫 해를 정리해 달라.

올해 1월 일본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본격적 시즌 준비를 했다. 3월부터 연습경기를 시작했고, 4월에는 경기도 챌린지 리그가 시작됐다. 리그경기 외에도 프로야구 2군 팀과 40여 차례 연습경기를 치렀다. 고양위너스 선수들의 전력이 웬만한 프로야구 2군 팀 못잖아 여기저기서 시합 요청이 이어졌다. 계형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열정과 230여 명 선수들의 땀방울이 어우러져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시즌 종료 후에도 바쁘다고 들었는데.

고양위너스의 전력이 검증되면서 프로구단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몇몇 선수들이 인상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타자 중에는 김규남 선수(25세)가 홈런과 타율 1위를 기록했고, 투수 중에는 빠른 구속을 과시한 김형문 선수(27세)가 주목을 받았다. 최근 구단들이 신고 선수 입단을 줄이고는 있지만, 고양위너스의 몇몇 선수들은 프로구단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고양위너스는 경기도 챌린지 독립리그에 참가해 당당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야구선수 배출이 고양위너스 구단의 목적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프로선수를 배출하면 구단의 위상도 올라가고 인지도도 높아진다. 하지만 프로는 극소수의 선수들에게만 해당되는 기회다. 고양위너스는 출범 당시부터 야구를 계속 하고 싶은 선수들에게 프로 이외의 다양한 진로를 열어주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일부 선수는 이미 새로운 진로를 찾아 야구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국과 호주로 진출했다.

독립야구리그의 통합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데.

올해는 경기도챌린지와 한국독립야구연맹 등 2개의 독립야구리그가 운영됐지만, 다음달 양대 리그가 통합된 하나의 독립리그가 출범한다. 통합을 추진한 가장 큰 이유는 대표성의 확보다. 하나의 조직체를 갖춰야 한국야구위원회나 대한야구협회에도 당당하게 독립야구단의 권리와 존재가치를 설득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의 독립야구단의 위상은 무척 열악하다. 내년 통합리그에 고양위너스와 함께 연천미라클, 파주챌린저스, 양주레볼루션, 성남블루팬더스 등 5개 팀이 남게 되는데, 연천미라클이 지자체로부터 운영비 일부를 지원받는 경우를 빼고는 구단 운영비를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절박한 사정에 놓여있다.

고양위너스의 사정은 어떤가.

성적 면에서는 나무랄 데 없는 첫 시즌을 보냈지만, 구단 운영 측면에서는 과제가 잔뜩 쌓인 한 해를 보냈다. 안정적 재정 후원 구조를 만들어보기 위해 부지런히 뛰었지만, 소액의 후원과 협약을 이끌어 낸 것 외에는 5억원에 이르는 연간 운영비 대부분을 자체 부담해야 했다. 일단은 내년 한 해 더 자체부담을 하며 다양한 후원처를 찾아보려 한다.

어떤 방식의 후원, 또는 지원을 기대하나.

학원야구와 프로야구로 단순화된 우리나라의 야구 지형에서 독립야구단은 꼭 필요한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나 대한야구협회, 경기도 등의 후원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여러 기업들이 지역을 연고로 하는 독립야구단을 함께 성장시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를 들어 고양의 기업에서 고양위너스 선수들에게 일과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고양시에는 장항야구장을 고양위너스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양시가 연고구단으로서의 실질적 위상을 부여해주길 기대한다.

한 시즌을 치른 보람을 찾는다면.

야구인들 사이에서 고양위너스가 운영과 실력 면에서 가장 우수한 독립야구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내부적으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양위너스가 구단,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한 마음으로 뭉쳐 탄탄한 팀워크를 다졌다. 계형철 감독과 박종대·윤도경·백진우 코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선수들에게 안정적 진로를 열어주기 위해 부지런히 해외를 들락거리며 다양한 정보와 인맥을 축적했다고 자부한다. 시간이 쌓이면 더 많은 결과물이 나오리라 기대한다.

내년 시즌 각오를 말 해 달라.

감독과 선수들이 올해처럼 야구에만 전념하며 통합 독립리그에서 더 멋진 성적을 거둬주길 기대한다. 나는 지속가능한 야구단 운영 구조를 만들기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뛰겠다. 지켜봐 달라. 운동도 잘 하고 인성도 갖춘 건실한 사회인을 배출하겠다는 창단 목표를 잊지 않고, 독립구단의 바람직한 롤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독립리그와 프로야구 2군 팀과 지속적으로 경기를 치러 실력을 과시한 고양위너스 독립야구단.

 

최고의 팀워크를 자랑하는 고양위너스의 선수와 코칭스태프. "내년에는 더 멋진 경기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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