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공동체 ‘더불어꿈’과 어르신들이 1년 공들인 방송

역사와 전통을 SNS로 알리는 고양문화원의 새로운 접근법

11월 마지막 주 토요일 고양문화원 강당. 어르신들의 낯섦과 쑥스러운 모습이 눈에 띈다. 공개방송이 쉽지 않아 보였다. 그것도 잠시, 어르신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카메라를 의식하는 여유로움도 보였다. 긴장해 나오던 실수도 없었다. 1시간 동안의 공개방송이 열정 속에서 마무리 됐다. 방송이 끝나자 어르신들은 아쉬움을 보였다. “내년에도 계속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의 소리가 들려 왔다.
고양문화원이 지난 1월 고양의 사라져 가는 지역문화를 주민들에게 알리고자 ‘고양문화원 별이 빛나는 고양FM(이하 별빛고양FM)’을 기획해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어르신들과 청년들이 공감하며 만들어간 ‘별이 빛나는 고양FM’이 시즌2로 이어지길 바라며 모두가 함께 자리했다.

이후 3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간 별빛고양FM의 첫 번째 과정은 미디어 교육이었다. 지난 9개월 동안 고양시청소년 공동체 ‘더불어꿈’이 원당행복학습관과 덕양구청에서 현장교육을 진행했고, 라디오협동조합 서대문 마을미디어 견학 등 총 24회에 걸친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졌다. 사업기간 동안 지역 어르신들의 욕구조사와 미디어 관심도를 알아보기도 했고, 공동체 라디오 교육과 활동에 관한 지역 특강을 열며 마을미디어 활동가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고양문화원 강당에 마련된 스튜디오에는 공개방송이 있었다. 그동안 24회 차의 교육을 진행한 ‘더불어꿈’ 청년 기획자들은 마을의 숨은 재담꾼들이 털어놓는 이야기가 세대 간에 이질감이 없도록 구성했다. 별빛고양FM은 그동안 배운 실력을 SNS에 날것으로 방송 했다. 때로는 전문가처럼 때로는 서툴게를 반복하며 그렇게 방송은 1시간여가 흘렀다. 방송을 마친 한 어르신은 “우리 마을에도 행복한 라디오방송이 송출될 수 있어 정말 좋았고 뿌듯했다. 참여자 모두가 최선을 다해 새로운 형태의 지역미디어 출발점인 공개방송을 무사히 마칠 수 있어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공개방송은 어르신과 청년들이 방송을 통해 공감하며 자아를 성장시키고 지역문화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별빛고양FM은 시즌1에 이어 내년에는 더 강화된 재밌는 콘텐츠로 시즌2를 마련해 청년들과 주민들의 소소한 삶과 문화를 SNS방송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지역의 이야기와 문화가 담겨진 새로운 공개방송이 될 수 있도록 구상에 들어갔다. 별빛고양FM을 시작으로 다양한 세대의 욕구에 맞는 마을미디어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기도 하다.
공개방송은 고양문화원과 지역미디어 방송의 첫 실험대이자 도전이었다. 그동안 지역의 전통문화 발굴과 소통에 중심을 둔 SNS기반의 미디어가 없었기 때문 이다. 별빛고양FM은 앞으로 고양문화 원이 SNS로 지역과 소통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송낙영 고양문화원 과장은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경기북부지역과 함께하는 전문 채널을 갖춘 지역 네트워크 방송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젊은 청년들의 기획과 주민들의 삶을 바탕으로 한 지역 방송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려 한다.
오늘 어르신들의 공개방송을 보니 그 가능성이 기대 이상이다. 내년에 별빛고양 FM 시즌2가 SNS시청자들에게 선보여질 수 있도록 알찬 콘텐츠로 구성하겠다” 라고 말했다.
경기북부에는 10개 시군이 있다. 시민이 주인이 됐던 별빛고양FM 스태프들의 기술적 역량을 한 단계 끌어 올려 타시도의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제작 공급 하는 구상도 가지고 있다. 나아가 콘텐츠를 SNS로 송출해 지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고양문화원이 새로운 스토리와 콘텐츠로 연속성 있는 지원과 협력을 이루어간다면 문화도시라는 네 글자가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 내년 시즌2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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