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황동골프장반대 시민범대위 천막 철거

 

천막에서 혼자 농성 중이던 시민 정이랑씨는 "백석동 사고 수습에 바쁠 텐데, 시민 한 명 끌어내기 위해 공무원을 150명이나 동원하는 게 올바른 일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시청 정문 앞으로 철거된 천막이 옆으로 보인다.

전날 계고하고 조치없다 아침에 기습철거
천막에 시민 혼자 농성 중이다 끌려나가
“백석동 온수관 파열 수습이 급할 텐데…”

[고양신문] 고양시가 공무원 100여 명을 동원해 시청 본관 앞에 농성 중이던 산황동 골프장 증설반대 시민범대위 천막을 5일 오전 강제 철거했다. 더욱이 고양시는 전날 터진 백석동 온수관 파열 사고로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상황에 시민 천막농성 강제철거에 나서 비난 여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민범대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경 공무원 150여 명이 천막을 시청 정문 앞으로 강제철거했다. 천막엔 시민 1명이 농성 중이었다. 시는 4일 저녁 시민범대위 측에 천막 강제철거를 계고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다가 이날 아침 강제철거를 강행한 것. 이 과정에서 경찰버스 2대와 경찰 수십여 명까지 동원돼 과잉대응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4일 오후 고양시가 천막철거 행정대집행을 예고하자 당일 밤부터 새벽까지 골프장 증설반대 범대위 시민들이 시청앞에서 농성을 진행했다. 이에 시 당국은 농성인원들이 빠진 아침시간을 틈타 기습적인 철거를 감행했다.
고양시에서 붙인 천막철거 계고장

천막에서 혼자 농성 중이다 철거를 당한 시민 정이랑씨는 “전날 시의 별다른 조치가 없어 시민범대위 시민들이 밤늦게 귀가한 후 남편과 단 둘이 천막을 지키다가 새벽에 남편도 집으로 돌아갔다”며 “아침에 혼자 있는데 갑자기 남녀 공무원 150여 명이 와서 시청 밖으로 나를 끌고 가고 천막도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자 한 명을 끌어내기 위해 공무원을 이렇게나 많이 동원하는 게 민주시정 맞냐”며 “철거 과정을 여러 명이 채증한 것도 엄연한 인권침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게다가 고양시는 전날 터진 백석동 온수관 파열 수습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어서 이날 철거 강행에 비난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조정 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백석동 사고 수습에 공무원들이 힘써야 할 텐데, 시민 천막농성이 무슨 위협이라고 이렇게까지 하느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고양시 관계자는 “전날 계고를 했고, 이날 아침에도 세 차례 철거요청을 했다”라며 “공무원 100여 명을 투입한 건 혹시 모를 안전문제에 대비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산황동 골프장 증설반대 시민범대위는 지난 3일 산황동 골프장 증설사업 직권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시청 본관 앞에서 5일까지 3일째 천막농성 중이었다. 고양시는 3일 천막설치 과정에서도 청사보안요원들이 과잉대응해 논란을 사기도 했다.

천막농성장소에서 쫓겨난 범대위 시민들이 시청 앞 보도에서 산황산 골프장 증설사업 직권취소를 염원하는 예배를 진행 중이다.
산황동 골프장 증설반대 시민범대위 천막 강제철거가 이뤄진 이날 오전, 고양시청에 배치된 경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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