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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쫑긋 문학공부반 “첫 문집 발간했어요”회원들의 글 모아 『눈 덮인 세상』 선보여
  • 정미경 전문기자
  • 승인 2018.12.05 16:02
  • 호수 1398
  • 댓글 0

권정우 시인과 7년 동안 공부모임 지속
 

지난 1일 문집발간 축하 행사를 연 귀가쫑긋 문학공부반

  
[고양신문] 인문학 모임 ‘귀가쫑긋’의 공부반 모임 중 하나인 ‘문학공부반’(이하 문학반)이 첫 문집 발간 축하행사를 지난 1일 사과나무치과병원 대회의실에서 열었다. 문학반은 2012년에 충북대 권정우 교수와 산문쓰기 수업을 시작해 올해로 7년째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권 교수는 『허공에 지은 집』이라는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기도 하다. 매월 첫째·셋째 토요일 오후에 모여 지금까지 총 134권의 책을 읽고 160회의 수업을 진행했다. 이번 문집은 수업을 위해 쓴 권 교수와 회원 17명의 시와 산문을 엮은 책이다.

그동안 문학반은 ‘문학의 밤’을 시작으로 거의 매년 글쓰기 관련 행사를 진행했다. 올 1월 눈 덮인 일본으로 ‘설국기행’을 다녀왔고, 봄과 가을에 홍천과 순천으로 문학기행을 다녀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회원들은 권 교수가 추천하는 책을 읽고, 그 책에서 뽑은 주제로 숙제를 내주면 시나 산문을 쓴다. 수업은 책에 대한 설명을 한 후, 수강생들의 글을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미희 회원은 “교수님께서는 한 회도 빠지지 않고 학생들과 똑같이 글을 올려주셨다”면서 “학생들의 글을 보고 위로를 해주는 수업방식이라 좋았다”고 말했다. 또 문학반을 통해 “처음에는 나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괜찮은 사람인 듯 느껴져 좋다”며 웃었다. 이날도 권 교수는 추천 책인 마르셀 파뇰의 『마르셀의 여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정말 좋은 책인데 절판됐네요. 파뇰은 젊어서부터 희곡 작가로 인기를 얻었고, 시나리오도 쓰고 영화감독도 했어요. 명성을 얻은 작가가 나이가 들어서 마지막에 쓰는 게 산문이에요. 파뇰도 산문을 쓰다 병들어 죽었어요. 여러분들처럼 일찍 산문을 쓰기 시작한 게 정말 다행이에요. 저도 40대부터 써온 산문을 모았더니 자전적 소설이 됐어요. 내 몸을 이루는 세포와 같이 한편 한편의 글이 각자 기능하면서도 의도치 않게 전체를 이뤘어요.”
 

'마르셀의 여름'이라는 추천 책을 설명 중인 권정우 교수


권 교수의 이야기는 글쓰기에 대한 의미로 이어졌다.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나를 돌아보고 더 나은 인간이 되려고 하기 때문인데요. 산문은 변화하는 다양한 느낌이나 생각,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일관되게 경험을 통해서 말하는 특징이 있죠. 진입장벽은 낮은데, 사는 것과 분리돼 있지 않기 때문에 효과는 아주 좋은 대단한 장르 같아요.”

문학반의 반장 권덕은씨는 문학반 강의가 시작된 처음부터 지금까지 7년째 함께하고 있다. 이날은 특별히 권 교수의 시 ‘겨울 노래I’에 본인이 곡을 붙인 노래를 들려줘 큰 박수를 받았다. “시는 어려운 거니까 시인이 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시를 쓸 줄 모르던 제가 문학반에 들어와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나를 만나려고 글을 쓰는 것 같고요. 그것을 함께 나누려고 우리 문학반에 계속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귀가쫑긋 총무이면서 문학반 시작부터 함께하고 있는 장유경 회원은 “글쓰기를 하면서 내가 살아왔던 이야기를 펼쳐내고, 그것을 재해석하면서 저 자신을 많이 들여다보았다”며 “마음이 목석같은 사람이었는데 글쓰기를 통해 스폰지처럼 보송보송한 감성을 지닌 사람으로 바뀌고 있다. 더 좋아진 지금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다. 저에게는 지금이 바로 꽃다운 시절”이라고 소개했다.

출판사 파라북스의 편집자이자 이번 문집 발간을 주도한 전지영 회원은 “설명문, 논설문을 많이 써봤고, 문학 글쓰기를 해보고 싶어서 왔다.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교수님이 처음에 쓴 글을 읽고 산문이 무엇인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게 됐고, 지난 시간에야 처음으로 글이 좋다는 말을 들었다. 교수님의 글이 너무 좋아 올해 초 비판매용 책으로 묶었고, 우리글도 1년에 한 번씩 책으로 내면 글이 더 성장할 것이라는 생각에 문집을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문집 출간에 참여한 양경자 회원을 비롯한 여러 회원들은 한결 같이 문학반 수업에 대한 애정과 만족감을 표했다. “은퇴 후 무엇을 할까 고민하며 힘들어 할 때 문학반은 치유의 시간이었다. 문학적인 상상력과 감성으로 삶을 각색하게 됐다. 외면하고 싶었던 내 자신을 돌아보고 사랑하게 됐고 그걸 글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제는 따듯한 시와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인생에 숙제가 많았고 절실한 문제들이 많았는데 그걸 글로 쓸 수 있어 좋았다. 너무 감사한다.”

마지막으로 권 교수는 오스트리아 티롤을 여행할 때 우연히 마을 음악회를 본 느낌을 소개했다. “꼬마부터 할아버지까지 오케스트라 연주자와 가수로 참여해 자연과 인간의 조화, 인간들 간의 조화를 보여줬다. 우리 사회에 부족한 게 팀워크인데 그것이 가능하려면 개개인의 능력과 사람들 간의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 문학반이 깜짝 놀랄 만한 일을 하고 있다. ‘귀가쫑긋’이라는 장소를 제공해 주는 사람이 있고, 글쓰기 실력이 쑥쑥 크는 학생들이 있다. 책을 만드는 전문가까지 함께하게 됐다. 다른 곳에서 가르쳐 봐도 이만큼 훌륭한 학생들을 만날 수 없다. 앞으로도 더 놀라운 일이 벌어질 듯하다. 문학반에서 제일 많이 배우고 제일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은 내가 아닐까 생각한다. 무척 행복하다.” 문학반은 누구나 수강할 수 있다. 문의 010-8882-1376
 

문학공부반에서 출간한 문집 '눈 덮인 세상'

 

문집 발간 축하 케이크를 자르는 권정우 교수(가운데)와 회원들

 

정미경 전문기자  gracesoph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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