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교육사 양성과정 38명 수료>

▲마두도서관에서 11월 한 달 간 진행된 ‘문해교육사 3급 양성과정’을 수료한 수료생들.

문해교육은 평생학습의 출발점
문해교육에 대한 지원 확대됐으면


[고양신문] 여성이라는 이유로 학교에 가지 못했거나,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들 중에는 한글을 모르는 분들이 꽤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고양시에만 한글을 읽지 못하는 성인이 약 1만7000명에 이르고, 잠재적 비문해자(문자해득 교육이 필요한 사람)는 5만7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이유에서 고양시도 복지관 등에서 성인문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문해교육사도 양성 중이다. 지난 11월에는 문해교육사 3급 양성과정이 마두도서관에서 한 달 간 진행됐다. 지난달 29일 교육을 마친 수료생들은 38명, 이들은 문해교육 교수법뿐만 아니라 문해학습자를 이해하는 강의 등을 듣고 전문교육자 자격을 취득했다.

이번에 문해교육사 자격을 취득한 차승민씨는 “단순히 한글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그분들의 삶의 질을 올려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다양한 기관의 문해교실에서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자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글을 읽고 쓰는 능력만 키워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립심을 키우고, 세대 간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이들을 말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쓰는 신조어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고, 카톡으로 대화할 때 쓰는 용어도 조금씩 다르잖아요. 이런 문화적 측면을 고려해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비문해자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있고 어떤 박탈감 속에서 살아왔는지 이해하지 않고서 무작정 글자교육만 해서는 오히려 그들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 한혜정 수료생

문해교육은 쉬운 수업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렇듯 섬세하고 전문적인 교수법이 필요하다. 비문해자들은 글을 모른다는 것을 숨기며 살아온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교육자의 자세가 중요하다.

문해교육 교수법에 있어서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시도되고 있는 추세다. 글자만 배우는 초‧중급과정도 있지만, 스마트폰 활용에 대한 ‘정보문해’, 대중교통에 대해 알려주는 ‘교통문해’, 금융분야에서 필요한 ‘금융문해’ 등으로 세부적으로 나뉘어 강의가 진행된다. 문해교육 대상자들은 학교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초적인 사회규범 등을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다. 이를 위해 글자를 배우며 다양한 규칙과 정보를 알아가는 평생교육의 장으로 문해교실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수료생 조묘경씨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시기에 평생교육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문해교육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며 “생활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비문해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문해교실이 고양시 곳곳에서 열려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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