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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동구보건소 이동보건소팀 “전국 대상 수상했어요”행안부 행정서비스 우수사례 공모 1등
  • 유경종 기자
  • 승인 2018.12.06 16:50
  • 호수 1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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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25개 의료기관과 손잡고
소외계층에 다양한 의료서비스 펼쳐

 

지역의료기관과 연계한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펼쳐 행안부 공모 대상을 받은 일산동구보건소 이동보건소팀. (사진 왼쪽부터)배향란 방문간호사, 김영심 팀장, 홍수연·김현악 방문간호사, 안재은 운동처방사, 차은임 방문간호사, 강형경 담당직원. 일찍 현장방문에 나선 김정미 방문간호사는 함께 사진을 찍지 못했다.


[고양신문] 고양시 일산동구보건소는 지난달 아주 큰 상을 받았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18년 행정서비스 공동생산 우수사례 공모에서 일산동구보건소의 ‘의료기관 협업 커뮤니티 케어 실현’ 사례가 전국에서 접수된 42건 응모작 중 으뜸인 대상을 차지한 것. 고령사회 가속에 대비해 고양시의 다양한 기관·단체와 협업을 적극 추진해 입체적인 민-관 협력 의료지원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한 점이 높게 평가 받은 결과다.

사업의 중심에는 일산동구보건소 이동보건소팀이 있다.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는 이동보건소팀의 방문서비스 전담인력은 공무원 2명, 방문간호사 5명, 작업치료사 1명 등 1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조직이지만, 협업을 통해 일산동구의 대형병원과 재활병원, 한방의료기관의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의료진 156명을 든든한 지원군으로 확보했다.

이들과 힘을 합쳐 진행 중인 프로그램은 한둘이 아니다. 진료비 걱정으로 병원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돕는 닥터헬프, 독거노인과 의료기관 간호사를 연결한 독거노인 일촌맺기, 집에 칩거해있는 장애인을 찾아가 재활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낭만재활팀, 한방의료기관 한의사를 의료취약계층과 연결한 우리동네 한방주치의, 경로당 등을 찾아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눔진료 등이 그것이다.

이밖에도 이동보건소팀이 운영하는 방문건강관리 프로그램은 이름부터가 참 재밌다. 독거노인들의 우울감을 덜어드리기 위해 한국화훼농협의 지원을 받아 예쁜 꽃화분을 전달해드린 사업에는 ‘꽃순이를 아시나요“라는 이름을 붙였고, 경로당을 찾아가 골밀도 향상 서비스를 펼친 사업의 이름은 ’통뼈백세교실‘이다. 그런가 하면 정발산동 주민자치위원회와 협력해 독거 어르신들이 옛날교복을 입고 추억의 음악·미술 수업을 받도록 한 프로그램의 이름은 ’황금빛 아는 형님‘이다.

사업의 성과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이동보건소팀의 진료사업에 협력하고 있는 의료기관은 25곳에 이르며, 그동안 총 2500여 회의 진료를 펼쳐 5000여 명이 의료서비스를 받았다. 안선희 일산동구보건소장은 사업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협약을 맺은 기관들과 수시로 간담회를 열어 취약계층 현황과 실태를 공유하고, 사업의 과제와 성과를 부지런히 피드백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양한 사업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동보건소팀이 관리하는 영역이 단순히 신체적 건강 뿐 아니라, 정서적 건강까지도 포함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공예품을 만들거나 민요·댄스를 배우기도 하고, 고독감을 덜어드리기 위해 방문자가 말벗이 돼 드리기도 한다.

안선희 소장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사업에 동참해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현재 취약계층 중 노인과 장애인을 집중 건강관리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협력 네트워크가 좀 더 확대되면 취약계층 전체 구성원으로 대상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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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일산동구보건소 이동보건소팀 독거노인 정기방문

일산동구보건소 방문의료 서비스를 받는 독거노인들에게 이동보건소팀 방문간호사들은 ‘또 하나의 가족’이다. 정기적으로 방문해 건강을 체크하고 약을 챙겨주는 것은 물론, 가장 친밀한 말벗이 돼 주기 때문이다. 나아가 방문대상자의 형편과 사정을 꼼꼼히 살펴 보건소 영역 밖의 다양한 복지서비스와 연계해 드리기도 한다.

물론 애로사항도 많다. 너무 과도한 요구를 하는 어르신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마음의 문을 꼭 걸어 잠그고 자신을 표현하지 않는 어르신들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에 대한 자부심은 누구 못지 않다. 한 방문간호사는 “바쁜 스케줄과 높은 강도의 감정노동을 함께 요구하는 일이지만,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나를 기다려주고 진심을 담아 웃어주시기 때문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진 지난 5일, 일산동구보건소 방문간호사들의 일정에 잠시 기자가 동행했다.
 

“간호사님은 우리 딸이야”

비닐하우스와 창고 사이에 오래된 집들이 이곳저곳 숨어있는 장항1동. 87세 김 모 어르신이 거주하는 공간은 방 한 칸, 부엌 한 칸이 전부다. 화장실은 멀리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 고층아파트가 늘어선 일산신도시 주변에 여전히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김 할머니는 방문간호사 홍수연씨를 딸이라고 부르며 반긴다. “아이구, 우리 딸 왔네. 웃을 일이 도통 없는데, 내가 우리 딸 올 때만 한 번씩 웃어.” 홍 간호사 역시 역시 김 할머니를 “우리 어머니”라고 부르며 이런 저런 안부를 묻는다. 그리고는 혈압을 재고 혈당을 체크하고, 식사를 비롯한 여러 가지 건강 주의사항을 차근차근 주지시킨다.

잠시 시시콜콜 정겨운 대화가 이어지지만, 오래 앉아있을 수는 없다. 다음 방문지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방을 나서기 전에 홍수연 간호사는 미리 챙겨 온 영양죽 박스를 김할머니에게 전했다. “입맛 없을 때 하나씩 꺼내 드세요. 끼니 절대로 거르지 마시구요.”

김 할머니는 냉장고를 열어 작은 요구르트를 두 개 집어 홍 간호사에게 건넨다. 한사코 사양하지만 소용없다. 김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기 때문이다. “내가 우리 예쁜 딸에게 이거라도 하나 주고 싶어. 바쁜데 어여 일어나셔.”
 

장항1동 김 모 어르신과 홍수연 방문간호사.


“예쁜 꽃이 피어서 너무 이뻐”

장항1동의 또 다른 집. 이 모 어르신은 연세가 무려 91세다. 작은 체구에 주름 가득한 얼굴이지만, 눈도 귀도 밝으시다. 하지만 나이가 나이다 보니 어디 한 군데 안 아픈 곳이 없다. “내가 젊어서 너무 일을 많이 했어. 이 나이까지 일 하면서 늙었으니까.”

홍 간호사는 할머니의 혈압이 많이 높다며 주의사항을 단단히 이른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도 걱정이다. “외출하실 때 정말 조심하셔야 돼요. 춥지 않게 꽁꽁 여미고 다니시구요.”
그러면서 따뜻한 덧버선과 안쪽에 기모가 달린 고무장갑, 핫팩을 챙겨드린다.

어르신은 평생 세탁기를 한 번도 써 보지 않으셨단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홍 간호사가 이웃 교회의 도움을 받아 작은 세탁기 하나를 놓아드리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홍 간호사가 얼마 전 전해드린 꽃화분을 가리킨다. “작은 망울이 달리더니 며칠 만에 환하게 꽃을 피웠어. 얼마나 예쁜지 몰라.” 할머니의 웃음이 꽃송이처럼 화사하다.
 

장항1동 이 모 어르신과 홍수연 방문간호사.

 

“제일 반가운 사람 오시네”

장항1동을 나와 배향란 간호사를 따라 백석동 임대아파트 단지로 향했다. 복도식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와 기다리던 75세 김 모 어르신이 “제일 반가운 사람 오시네”하며 배 간호사를 끌어안는다. 그리고는 든든한 큰딸 앞에서 어리광 부리듯 귀여운 하소연을 늘어놓으신다.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파. 지난번에는 세게 넘어져서 팔뚝에 멍도 들었어.”

배 간호사가 스스럼없이 하소연을 받아주자 김 할머니는 “요 며칠 참 우울했는데, 우리 간호사님 이쁜 얼굴 보니 너무 좋다”며 이번에는 이런 저런 자랑을 시작하신다. “벽에 걸린 저 사진 좀 봐. 내가 젊었을 때는 참 이뻤지?” 웃음소리가 점점 커진다.

기본적인 건강검진을 마친 배 간호사는 냉장고 문을 열고 오래된 반찬은 없는지, 위생상태는 양호한지 살핀다. 그리고는 식사와 간식을 조절하는 법을 친절히 일러준다. 많이 걷고 많이 움직이시라는 잔소리도 빠뜨리지 않는다. 배 간호사가 한방 파스를 전하자 김 할머니가 고맙게 받는다.

김 할머니 댁에도 꽃화분이 꽃을 피웠다. 할머니는 주방에서 가장 예쁜 유리접시를 가져와 화분을 정성껏 받쳐놓았다. “내가 동물이나 식물들을 참 잘 돌봐. 아파트 마당에 고양이 두 마리가 사는데, 내가 먹이를 주거든. 내 발소리만 들려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
누군가의 돌봄을 고마워하는 고양이의 마음을 할머니는 너무도 잘 아는 듯했다. 배 간호사의 따뜻한 돌봄을 오랫동안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백석동 김 모 어르신과 배향란 방문간호사.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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