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고등학교 헌법읽기 수업 앞두고 헌법토크콘서트 무료강연

“상대의 아픔을 알아주고 공감해주는 것, 개개인의 개별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것. 저는 이것이 헌법의 핵심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여러분을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라 제가 헌법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을 말하고자 합니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유명한 방송인 김제동이 고양시를 찾았다. 최근 자신이 낸 에세이 형식의 헌법독후감을 주제로 고양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지난 30일 김제동의 헌법토크 콘서트가 진행된 교육청 대강당은 그를 보기위해 모인 청소년들로 가득 찼다. 시종일관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헌법의 가치를 자신의 언어로 담담히 이야기하는 김제동씨의 강연에 청중들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는 고양시 6개 고등학교(안곡, 행신, 화수, 백양, 가좌, 일산동고) 국어교사모임에서 학년말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던 ‘헌법 읽기’수업과 연관돼 진행됐다. 마침 헌법수업의 교재로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하고 싶어요』가 채택됐고 출판사를 통해 이 사실을 듣게 된 김제동씨가 바쁜 스케줄을 쪼개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강연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 이날 강연에서 김씨는 “오늘같은 자리는 강연료를 책정할 수 없을 만큼 가치 있고 즐겁기 때문에 흔쾌히 재능기부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헌법전문에 따르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실체는 권력자가 아닌 개개인의 국민이며 실제로 도입부에서도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으로 시작해 사회적 폐습과 불의타파, 자율과 조화, 기회의 균등, 자유와 권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여러분이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은 그 누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며 이 자리에서 헌법 전문을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 고스란히 외워 청소년들에게 큰 환호와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헌법에는 국민으로서 해야 할 의무보다는 대부분 국가가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적혀있다”며 “내 존엄성과 균등성을 인정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헌법조문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치유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때문에 김제동씨는 청소년들에게 헌법을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씨는 “헌법 조문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어디에도 국민들을 얽매는 내용이 없고 모든 내용이 자유를 담고 있다”며 “헌법을 읽어보면 사회적 복지, 기회의 균등, 탐욕에 대한 규제 등 현재 한국사회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논의의 기반이 되는 내용이 모두 명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김제동씨는 “헌법강연을 하다보면 이러한 내용들이 활자로만 담겨있을 뿐 실제 사회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 이제 우리가 몸으로 직접 헌법을 써나가야 할 시대가 온 것 같다. 여러분들에게도 헌법이 친숙해져서 직접 가지고 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날 헌법토크콘서트를 시작으로 고양시 6개 고등학교에서 12월부터 두 달간 헌법읽기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수업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해야한다는 헌법적 가치를 배우고 헌법적 사고에 대해 토론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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