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김경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기북부사업본부장

김경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기북부사업본부장

[고양신문] 붉은색 ‘사랑의열매’로 더 이름이 알려져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고양시에 경기북부본부를 개설하고 활동한 지 2년이 조금 넘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다양한 모금단체가 있지만 국내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사랑의열매)가 갖는 위상은 남다르다. 무엇보다 사랑의열매는 국내에서 차지하는 모금액 규모가 여느 단체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크다. 이유는 지자체와 함께 유기적인 관계에서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표 모금·지원기관으로 민간복지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동안 홍보활동이 경기남부권에 집중되다가 근래에야 경기북부에 본부를 개설했다. 특히 북부본부가 고양시에 만들어지면서 지역 내에서 사랑의열매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김경희 본부장을 만나 연말연시에 모금활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들어봤다.

사랑의열매에 대해 소개해 달라.

1998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기관이다. 타 기관과 다른 점은 설립근거가 법으로 명시되면서 각 지자체와 함께 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익명의 시민이 행정복지센터에 기부금을 맡기면 사랑의열매로 돈이 들어오고 다시 필요한 단체나 개인에게 기부금이 쓰인다. 대부분 지역 내에서 모금된 금액은 지자체를 통해 그 지역에서 쓰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행정복지센터가 기부금 유입 창구역할을 하는 것도 타 기관과 다른 점이다.

기부자가 가장 염려하는 것은 투명하게 기부금이 쓰이냐는 점이다.

그 점에 있어서도 가장 안전한 단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저희는 모금된 돈과 쓰인 돈을 100% 오픈한다. 법적으로 홈페이지와 지면으로 공개하게 돼 있다. 그리고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에도 보고된다. 공공성이 강한 민간기관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고양시 백석동에 있는 사랑의열매 경기북부사업본부에서 김경희 본부장과 직원들. 경기북부본부에는 1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연말을 맞아 특별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고양시 기부문화는 어느 수준인가.

안타깝게도 기대하는 것에 못 미치고 있다. 인구 105만 명의 대도시지만 같은 규모의 도시에 비해 모금액이 상당히 적은 편이다. 고양시의 절반도 안 되는 인구를 가진 파주시보다 못하다.
올해 연말 캠페인에서 목표한 모금액은 고양시 5억1000만원, 파주시 7억6000만원이다. 목표액은 작년 모금액을 기준으로 정했다. 

고양시 모금액이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소득수준이나 전반적인 삶의 수준이 높은 편에 속하는 고양시지만 나눔문화에 대한 확산은 아직 미흡하다고 느껴진다. 고양시는 복지 인프라와 시스템이 잘 갖춰진 도시다. 지자체도 복지에 관심이 높다. 단지 아쉬운 것은 나눔·기부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지역적 유대감이 낮은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소득수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살다보니 저소득 계층이 눈에 띄지 않아 관심도가 낮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고양시 기업의 기부금 수준은.

기업과 개인의 모금액 비율은 5대 5 수준으로, 기업이 많은 경기남부에 비해서는 열악한 수준이다. 일부 기업인들은 많은 금액을 기부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사랑의열매는 기부액의 크기보다는 꾸준히 후원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항상 강조하고 있다. 고양시엔 영세중소기업이 압도적으로 많다. 상황이 조금 어렵더라도 적은 금액이라도 후원하는 기부자들이 더 만족감을 느끼고 행복해 하신다. 지역 기업인들 사이에 사회환원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

기부금은 보통 어떻게 쓰이나.

타 기관은 보통 직접 사업을 하지만, 우리는 돈을 잘 모아서 필요한 곳에 잘 쓰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만 한다. 그래서 지자체와 유기적인 협조가 필요한 것이다. 금액과 상관없이 기부자는 자신의 돈을 어디에 써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특정 인물이나 단체가 될 수도 있고 분야(아동·노인·장애인 등)가 될 수도 있다. 또 지역을 좁혀 우리 동네에서 대상자를 찾아달라고 요청하는 사례도 있다. 복지 긴급자금 투입이 필요할 때 지자체가 찾는 기관이 사랑의열매다. 지자체가 다 하지 못하는 지역의 복지사업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연말 캠페인은 어떻게 벌이고 있나.

11월 말부터 1월 말까지 약 70일간 특별 캠페인을 펼치며 모금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이 기간이 가장 중요하다. 1년 모금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기간이다. 시민들도 나눔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가장 높은 시기다. 고양시 화정역 앞에 사랑의 온도탑을 설치했다. 100도가 목표액을 의미한다. 13일 기준 현재 21도까지 올랐다. 고양시는 현재 1억원 정도 모금됐다. 연초보단 연말에 기부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올해가 가기 전에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셨으면 한다.

기부 방법은.

기부를 위해 전화상담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행정복지센터에 현금을 들고 찾아가는 분들도 아직 많다. 연말에 돈을 모아서 기부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정기 기부다. 일정 금액을 정해놓고 매달 기부하시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개인 기부자들은 2만~4만원 정도가 가장 많다. 기부상담전화(080-890-1212)로 어떻게 어디에 기부하고 싶은지 의견을 줄 수도 있다. CMS 자동이체를 신청할 수도 있고, 전화로 ARS기부(060-700-1212)를 할 수도 있다. 올해부터는 월 10만원 이상의 중고액 기부자 수를 늘리기 위해 ‘나눔리더 클럽’ 운영을 시작했다. 많은 분들의 참여가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힘이다.

김경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기북부사업본부장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