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본격시행되는 지역화폐 ‘고양페이’ 어떻게 운영되나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이재준 시장의 주요공약인 지역화폐 ‘고양페이’ 발행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고양시는 지난 12일 통과된 2019년 예산안에서 일반발행 할인비용과 마케터 인건비, 지역화폐 홍보비 등을 포함한 고양페이 예산 1억7000만원을 반영했다. 경기도 지역화폐 정책과 연계해 추진되는 이 사업은 표면가액에 할인율 6% 적용을 통해 새로운 수요층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의 실질적 매출증대 및 지역경제 선순환에 기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고양시의 경우 체크카드 형식으로 지역화폐가 발급되며 내년 1월까지 카드대행사 선정을 거쳐 3월부터 정식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순환경제 구축 위해 도입
지역화폐의 일반적 개념은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돈을 발행해 유통시키고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재화와 서비스를 주고받는 경제활동방식을 말하며 크게 공동체 활성화 및 지역순환경제 구축이라는 두 가지 목적으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지역상품권 형태의 지역화폐 도입이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기준 64곳의 지자체가 지역상품권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국에서도 지역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지역화폐 도입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영국 브리스톨 파운드의 경우 시 정부, 지역 금융기관, 지역 사회혁신 조직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결제시스템을 구축·운영 중이며 캐나다 캘거리에서는 최근 블록체인 방식의 ‘캘거리 달러’를 도입했다.  

지난 6월 지방선거 이후 서울, 경남, 경기 등 주요 지자체마다 지역화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일 소상공인 수수료 제로를 목표로 하는 ‘제로페이’ 도입을 발표했다. 경기도의 경우 내년부터 지급되는 청년배당과 산후조리비를 모두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으며 각 시군별로 내년 상반기까지 지류, 카드, 모바일 방식으로 지역화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시흥시는 올해 지역상품권 형태의 ‘시흥화폐 시루’를 20억원 규모로 유통한 데 이어 내년에는 QR코드 간편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시루’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4500개의 지역 가맹점이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380억원 유통 시 170억원의 역외소비감소효과 및 392명의 취업유발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반 발행액은 시민 누구나 구매
고양시가 내년 발행하는 고양페이의 규모는 약 200억원. 우선 경기도와 고양시가 7대3으로 매칭해 운영하는 청년배당(연 100만원)과 산후조리비(연 50만원)예산 180억원이 모두 고양페이로 지급된다. 지급대상자들은 신청 받은 고양페이 체크카드로 지역 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시에서는 복지재원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고 지역경제 선순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책수당을 제외한 일반발행액의 규모는 20억원이다. 고양시민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고양페이를 이용할 경우 6%의 할인율을 적용받게 된다. 가령 현금 100만원으로 고양페이를 구매할 경우 체크카드에 106만원이 지급되는 방식이다. 지역화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판수 시 중소상공인팀장은 “시민 입장에서는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을 수 있고 지역 소상공인들 입장에서도 매출상승효과가 있기 때문에 서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반발행액 규모가 한정되어 있어 상황에 따라 1인당 최대 구입액에 제한을 둘 방침이라고 전했다. 

매출 5억 미만 사업장서 사용
고양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고양시 내 카드단말기를 보유한 매출액 5억원 미만의 오프라인 사업장이 대상이다. 매출액이 5억원 미만이더라도 지역 내 대형마트를 비롯해 백화점·쇼핑몰·SSM(기업형 수퍼마켓)·사행성 업소 등은 제외된다. 김 팀장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울페이의 경우 수수료 부담제로에 초점을 둔 반면 우리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실질적 매출증대에 목적을 뒀다”고 이야기했다.  

고양시는 내년부터 경기도 내 카드형태 지역화폐를 준비하는 타 시군과 함께 공동운영대행사를 선정해 구체적인 발행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에 따르면 체크카드 지역화폐의 경우 연회비가 없고 교통카드 기능이 있으며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 30%가 적용된다는 장점이 있다. 신규계좌를 만들 필요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계좌와 연동할 수 있다는 점도 이용자에게 편리한 점이다. 

김판수 팀장은 “고양페이 정책이 완전히 자리잡기 위해서는 2~3년 정도의 기간이 걸릴 것”이라며 “관건은 화폐발행량의 증대, 가맹점 수 확대, 편의성 확보 등에 달렸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위해 시는 내년 고양페이 성과를 토대로 일반발행 물량을 최대 5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 청년배당과 산후조리비 외에 고양페이로 지급 가능한 신규 정책수당을 발굴해 단계별 지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 11월 ‘경기도 지역화폐의 보급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제정을 통해 주민, 공무원, 공공기관 임직원 등에 지급하는 각종 수당, 시상금, 맞춤형 복지비 및 인센티브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역화폐로 지급할 수 있도록 명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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