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공원-정발산 녹지축 연결 추진을 위한 여론조사>

하늘에서 바라본 일산호수공원.

문화공원 잇는 보행로 적극 찬성
음악분수 등 멀티쇼 86% 찬성
방문지 1위는 ‘노래하는 분수대’
이용률 높을수록 “변화 원치 않아”


[고양신문] 국내 첫 번째 도시형 호수공원인 일산호수공원을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조성이후 20년 동안 성장해온 호수공원에 대해 시민들은 ‘녹지공간 확장’을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멀티미디어쇼와 같은 ‘즐길거리·볼거리 개발’에 찬성하고 있었다.

고양시는 ‘호수공원과 정발산을 문화·녹지축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보행로 설치)’를 준비하기 위해 올해 8월 말부터 약 한 달간 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보행로 설치에 시민 84,4%가 찬성했다. 보행로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방향으로 ‘차량을 제한하고 보행자 위주의 도로 설치’, ‘녹지공간 조성’에 약 79%가 찬성했으며, 반면 ‘공연과 IT기술을 접목해 보행로를 설치하는 방안’에 찬성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콘크리트 구조물인 석계산을 철거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찬성했는데, 그 이유는 ‘호수·자연과 어울리지 않아서’, ‘시야를 가로막고 있어서’였다. 인공적인 광장인 한울광장(석계산)은 지난해 고양신문이 실시한 설문(좋아하는 공간)에서도 꼴찌(약 1%)를 기록할 만큼 인기가 없었던 곳이다.

이렇듯 녹지축을 확대하고 인공구조물을 없애는 것에 찬성했다는 뜻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은 호수공원을 즐기려는 욕구가 강하다는 뜻인데, 이런 의견과 상반되는 사업인 ‘멀티미디어쇼(음악분수·미디어연출·조명·공연)’ 추진에도 대부분의 시민들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충분한 녹지 확보를 통해 자연을 즐기고 싶으면서도 즐길거리와 볼거리도 있었으면 하는 복합적인 욕구를 드러낸 것. 멀티미디어쇼에 ‘찬성한다’(86.3%)는 응답은 ‘반대한다’(13.7%)는 응답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20대와 주말에 주로 방문한다는 응답층에서 특히 높게 나왔고, 반대한다는 응답은 50대, 주로 평일에 방문하는(공원을 자주 찾는) 응답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시민들은 대체로 호수공원 이용에 만족하고 있었다. 불편을 느낀 경험에 대해 ‘없었다’(67%)는 응답이 높았다. 불편을 느낀 부분에 대해서는 깨진 보도블록과 같은 정비가 안 된 부분에 불만을 나타냈으며, 벤치와 같은 쉴 공간과 힐링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높게 나왔다.

고양시민들이 호수공원 내에서 주로 방문하는 장소는 노래하는분수대(58.5%)였으며, 그 다음으로 메타세콰이아길(35.3%), 장미원(32.1%) 등이 높게 나왔다. 호수공원을 자주 찾는 응답자는 ‘메타세콰이아길’과 ‘노래하는분수대’가 비슷하게 높게 나왔고, 가끔 방문하는 시민들은 ‘노래하는분수’ 방문 비율이 월등히 높게 나왔다.

응답자 중 대체로 호수공원 이용 빈도가 높은 응답층, 주로 평일에 이용하며 걷기와 조깅을 즐기는 응답층은 현재의 공원모습이 변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공원에 애정을 가진 시민들은 현재의 모습 그대로 유지되길 희망했지만 가끔 방문하는 시민들은 자신들이 바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공원이 변화되길 희망했다.

고양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샘플을 추출한 이번조사에서 멀티미디어쇼에 대한 요구가 비교적 높게 나왔지만 호수공원을 자주 이용하는 인접 거리의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한 고양신문 여론조사에서는 호수공원에서 공연이나 쇼, 이벤트가 진행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높았다. 현재 호수공원의 약 30%는 습지로 조성돼 있으며 이곳은 이미 훌륭한 생태공원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빛과 소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멀티미이어쇼를 한다면 20년간 정성스레 지켜오고 발전시켜온 호수공원의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재준 시장 또한 공원 내에서 시끄러운 행사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녹지공간을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호수공원이 변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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