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미술관 책의 해 특별전 ‘예술가의 책장’

순수미술·사진작가 7명 참여
각각의 방식으로 책-예술의 관계 표현
열화당·도서관 참여한 특별전 눈길

 

서용선 작가의 전시공간.


[고양신문] 며칠 안 남은 2018년은 ‘책의 해’다. 책의 해는 저물고 있지만, 책에서 영감을 얻은 예술가들의 작업은 쉼 없이 이어진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특별한 전시가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19일 시작한 책의 해 특별전 ‘예술가의 책장’은 회화와 사진, 만화 등의 창작 작업을 펼치는 작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한 책, 또는 독서에 대한 해석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다. 현대미술이 단순한 형상의 구현을 넘어, 작가의 독창적인 사유와 의미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책과 예술의 관계에 주목하는 기회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전시에는 노순택, 박지나, 서용선, 원성원, 유창창, 이혜승, 정희승 등 순수미술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전시 공간은 커다란 도서관처럼 꾸몄다. 특별전 ‘책의 초상’이 전시된 중앙 공간은 마치 오래된 건물의 회랑을 연상시키고, 이 곳을 중심으로 7명 작가들이 각각의 개성을 담아 꾸민 공간이 빙 둘러져 있다. 도서관이 분야별로 책을 구분해 각각의 방에 소장하는 모습과 유사하다.
특별전 ‘책의 초상’은 소장가치가 높은 실물의 책과, 그 책을 향유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함께 전시해 책이 세상과 만나는 풍경들을 따뜻하게 담아냈다.
 

소장가치가 높은 책과, 그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나란히 전시한 특별전(1) '책의 초상'.


서용선 작가는 강렬한 색채로 간판이 있는 거리 풍경을 담아냈다. 거리 풍경의 일부가 된 간판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시대의 특징과 삶의 흔적이 숨은그림처럼 발견된다.
이혜승 작가의 그림은 한 출판사의 카잔차키스 전집에 채택돼 책과의 인연을 맺었다. 전시장에는 자연과 도시를 아우르는 쓸쓸하면서도 서정적인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이혜승 작가의 전시공간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는 아람미술관 도슨트들.

 

원성원 작가의 전시공간.


원성원 작가의 그림은 여러 가지 면에서 관객을 압도한다. 커다란 크기가 그렇고, 그 안에 펼쳐진 익숙하면서도 몽환적인 이미지가 그렇다. 작품은 각각 특정한 직업군을 묘사했다고 한다. 오래도록 천천히 살펴보며 어떤 직업을 표현한 것인지를 맞춰보자.
유창창 작가는 만화가이면서도 조금은 난해한 미술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친절한 정보를 주는 것이 사명인 지도가 그의 손을 거쳐 의미 해독이 불가능한 이미지로 변신하는 방식이다. 이어지는 박지나 작가 역시 책이라는 텍스트의 정확한 해석이 과연 가능한지를 작품을 통해 질문하고 있다.
 

유창창 작가의 전시공간.

 

박지나 작가의 전시공간.

정희승 작가는 다양한 형상을 포착한 사진으로 책 표지를 삼아 아름다운 벽을 꾸몄다. 특별히 작가의 딸을 테마로 찍은 사진들이 관람객의 마음을 두드린다.
자타 공인 다독가로 알려진 노순택 작가는 사진작품과 함께 커다란 상자에 책을 가득 싣고 와 전시 공간 안에 직접 서가를 꾸렸다. 다양한 책들이 꽂힌 예술가의 책장은 그 자체로 멋진 조형미를 발산한다.
 

정희승 작가의 전시공간.

 

노순택 작가의 전시공간.


로비에는 2개의 특별전도 펼쳐졌다. 스스로의 출판 작업에 엄격한 수준의 잣대를 들이대기로 유명한 출판사 열화당이 참여한 ‘책 짓는 방, 책 읽는 방’은 책을 만드는 여러 과정을 각각의 책상으로 재현했다.

또 하나의 특별전 ‘내 인생의 책’은 아람누리도서관과 함께 기획한 공간이다. 책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7명의 고양시민이 각각 책상을 꾸몄다. 이권우 도서평론가, 최영미 시인, 임영근 인문학모임 회장의 책상 곁에 이재준 고양시장의 책상도 눈에 들어온다. 이들이 각각 고른 인생의 책이 궁금하면 전시장을 찾아보자.

 

책의 해 특별전 ‘예술가의 책장’

기간 : 2019년 3월 24일까지
장소 :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입장료 : 어린이·청소년 3000원, 성인 5000원(고양시민 1000원 할인)
문의 : 031-960-0180
 

출판사 열화당이 꾸민 특별전(2) '책 짓는 방, 책 읽는 방'.

 

아람누리도서관과 함께 꾸민 특별전(3) '내 인생의 책' 중 이재준 고양시장의 책상.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