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평화청년회 설치. 26일 7시 추모 촛불문화제 열려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하청노동자로 일하다가 사고로 숨진 고 김용균 씨에 대한 추모열기가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가운데 고양시에도 추모의 공간이 마련됐다. 고양시 청년단체인 고양평화청년회는 24일부터 화정역 광장에 추모분향소를 설치했다. 분향소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되며 28일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분향소가 설치된 첫날이었던 24일, 화정역 광장을 지나던 사람들은 분향소를 방문해 청년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고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분향소 내에 붙은 포스트 잇에는 청년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과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염원이 담긴 메시지 등이 쓰여 있었다. 설치 당일 장상화 정의당 시의원을 비롯해 지역 노동계 및 시민사회단체 주요 인사들도 이곳을 찾아 추모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분향소 안에 붙은 포스트잇

추모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재환 고양평화청년회 대표는 “청년노동자의 죽음에 공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져가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이 문제를 좀 더 알려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아서 일주일 간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며 “지나다니는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특히 청년층에서 많이 찾아왔다”고 전했다.

분향소를 찾은 김도엽(17세)학생은 “지난번 구의역 사고 때와 겹쳐지기도 하고 또 얼마 뒤면 제가 겪을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 안타깝고 화가 났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김 씨는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복지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편 고양평화청년회는 26일 저녁 7시 화정역 광장에서 ‘태안발전소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군 고양시민 추모문화제’를 개최한다. 김재환 대표는 “이번 사안에 시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안전의 외주화’라는 구조적 문제 뿐만 아니라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라며 “정부와 국회에서 기업살인법 도입 같은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김용균 청년노동자는 지난 11일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한지 3개월만에 떨어진 석탄을 제거하는 업무를 하던 중 컨베이너벨트에 몸이 끼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재 임시국회에서는 위험업무 외주화 금지ㆍ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일명 김용균법)이 논의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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