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 크리스마스의 기적

산타가 곧 출동합니다. 여러분 잠깐만 기다리세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저녁. 평범한 주민들이 약속시간이 되자 하나둘씩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일산서구 탄현동) 유즈(UZ)센터 헬스장에 모였다. 직장에서 숨 가쁘게 퇴근한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보다 들뜬 모습을 한 아빠들이다. 저녁 7시가 넘으면서 일상복은 빨강 산타 옷으로 변신하고 있었다. 빨강모자 장갑 흰 수염은 누가 봐도 영락없는 산타다. 어느새 밤 8시가 되어가자 20여명의 산타 완전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로 수염도 만져두고 옷매무새도 다듬어주고 빨강 선물꾸러미 한보따리를 어깨에 멨다. 이제 출동의 시간 아이들에게 선물을 준다는 들뜬 마음에 산타들도 긴장한다.

24일 저녁 7시 경.  좀 더 일찍 도착한 아빠들이 선물꾸러미를 빨간 선물자루에 담고 있다.

날씨가 추운만큼 안전이 최고라는 산타원정대장의 당부와 함께 저녁8시가 됐다. 산타들은 각자의 위치로 출동했다. 비밀리에 추진됐던 이벤트 정보가 새었는지 아이들이 산타본부인 유즈센터 홀에 모여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한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제 어느정도 만반의 준비는 다 됐습니다.

철두철미한 깜짝쇼는 급히 수정됐고 또 다른 문으로 산타원정대가 출동했다. 그것도 잠시. 영리한 아이들의 눈은 못 속였다. 아이들이 “산타다”를 외치며 우르르 몰려들었다. 그래도 안전을 위해 미리 계획했던 장소로 최대한 이동을 해 선물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선물 가득 빵빵한 빨간 자루


아이들은 신기하고 기쁜 나머지 어쩔 줄 모르며 빨간 장갑 산타의 선물을 받고 사진도 찍었다. 빨간색 모자와 흰 수염이 낯선지 우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래도 엄마 아빠와 같이 사진을 찍을 땐 환한 표정이었다. 모두 다 깜찍스러운 모습이다. 산타들은 선물을 나눠주며 “올해도 건강! 내년에도 건강! 알겠지?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등의 덕담을 전하며 밤새 챙긴 선물을 아이들의 두 손에 안겨 주었다. “고맙습니다”를 연신 외치는 아이들. 길게 줄을 선 아이들은 춥지도 않은지 천진난만 그 자체였다.

어부바 아이들부터 학생들, 어른들까지 신나는 크리스마스 이브가 됐다. 산타를 보고 신나하는  꼬마 천사.

두 시간을 계획했던 선물 나눔은 생각지도 못한 큰 관심으로 1시간 만에 마무리가 됐다. 몇몇 선물을 못 받은 아이들은 시무룩했지만 산타가 귀띔 해 준 유즈센터 이벤트에 다시 신이 났다. 밤 10시부터 이어진 추첨행사다. 유즈센터에는 2천 여 명의 주민들이 다시 모였다. 추첨행사와 희소성 있는 선물받기 게임과 빵을 나눠주는 한겨울밤의 축제였다. 그렇게 푸르지오의 첫 크리스마스 이브는 깊어갔다.

일산 에듀포레 프루지오 정문 앞의 사슴 조형물, 산타가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기에 아주 좋은 장소 였다.

24일 늦은 밤. 주민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입주자협의회는 할 일이 남았다. 비밀요원들은 주민들 몰래 단지 이곳저곳에 보물을 숨겨놓았다. 크리스마스 당일 보물찾기를 위해서다. 25일 크리스마스. 오전 11시부터 주어진 힌트를 얻은 아이들이 단지 내 보물찾기에 나섰다. 주민과 아이들은 단지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내가 사는 동네를 알아가고 선물 찾는 재미로 한 낮에 크리스마스를 신나게 보냈다.

23일 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원봉사자가 되어 꼼꼼하게 선물을 포장하고 있다.(입주자협의회 제공)

산타 이벤트는 입주자들이 중심이 돼 기획됐다. 그동안 분양부터 입주까지 동고동락 해온 탓에 이웃애는 끈끈하고 화합이 잘됐다. 그런 입주민들이 만든 이벤트는 첫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주민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크리스마스의 깜짝 이벤트이자 기적이었다. 이틀간 전달된 선물꾸러미는 이벤트가 결정되면서 주민들이 순수하게 기부한 것들이다. 미술놀이 세트부터 초콜렛, 수제비누, 장갑, 양말 등 다양하고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 가득 했다.

얘들아 산타 할아버지를 따라 오는 거니? 선물을 따라가는 거니?

23일 밤 유즈센터 헬스장. 신혼부부부터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로 구성된 50여명의 주민 선물꾸러미 제작단은 22일까지 기부 받은 3천 여 개의 낱개 선물을 밤새 꾸러미로 만들며 1천 여 개의 완제품으로 완성했다. 포장을 하면서도 비주얼과 내용물 모두 만족스러운 크리스마스 선물이 쌓여갔고 새로운 보금자리에 온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선물로 안겨진 것이다.

산타 할머니? 아니 산타 언니이자 산타누나는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이날 이벤트를 기획한 일산에듀포레 푸르지오 입주자협의회 최준원 대표는 “얼마 전 모두 입주가 마무리 됐다. 전체 세대 중 70%정도가 입주가 완료된 상태다. 분양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준 모든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아이들에게는 마을의 모습과 내가 사는 곳을 알려주고 싶었다. 크리스마스 이벤트로 마을이 보여준 공동체의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함께 해준 모든 입주자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추운줄도 모르고 오롯이 산타 할아버지 손을 따라 움직이는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

일산에듀포레 푸르지오는 입주가 시작된 지 채 2개월이 안됐다. 5명의 협의회 임원진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작은 기적. 마을을 위한 소중한 제안이 끈끈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큰 영향을 보여준 관심과 사랑의 출발이었다.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 입주자협의회는 내년에는 인근 지역과 연계해 더 확대된 아름다운 나눔과 이벤트를 기획 중이다. 주민들과 아이들은 벌써부터 내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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