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동구 장대길 93세 윤덕례 할머니

[고양신문] 일산호수공원 건너편에 살고 있는 윤덕례 할머니는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띠 해면 93세(1927년생)가 된다”며, “자손들이 수시로 만날거리를 만들어서 모이면 웃음이 끊이질 않아 항상 행복하다”고 한다.

윤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큰 아들 내외(이원호, 임명자 씨)는 효부상을 받을정도로 효심이 지극하다. 큰 아들 부부는 20여 년 전에 집을 크게 지었다. 어머니 윤 할머니가 식구들이 모두 모이는 것을 좋아하셨기 때문이다.

가족들의 단합 공간인 거실은 포근한 느낌을 주는 원목마루를 깔았는데, 무려 50~60여 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명절뿐 아니라 생신 등 크고 작은 기념일이면 식구들이 모두 모여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이야기로 잔치분위기를 낸다.

파주시 탄현면이 고향인 윤덕례 할머니는 양쪽 아버지끼리 친구여서 서로 사돈 맺자고 약속하여 장항동에 사는 동갑의 농업인 이경학씨와 17세에 결혼했다. 농번기 때면 논농사를 짓는 일꾼들 밥을 해서 들판으로 가지고 갔는데, 김치, 된장찌개, 잡채 등 모두 솜씨가 좋아서 그릇을 말끔히 비울 정도였다.

윤 할머니는 4대 독자 집안에 시집와서 아들 4명, 딸 4명을 낳아서 다복한 가정을 이루었다.

현재 증손까지 56명이며, 큰 아들 이원호(73세)씨는 70세가 넘었지만 24년째 마라토너로 활약해서 성인병이 없다. 보스톤 마라톤 풀코스 달성을 비롯해 지금까지 풀코스 10회, 하프 60회, 10km 30회 등 국내 마라톤대회에도 여러번 출전했다.

매일 오전 5시30분이면 호수공원에서 연습하는 큰 아들 때문인지 형제, 아들, 며느리, 손주까지 7명이 함께 뛰면서 이제는 마라톤 가족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윤 할머니는 “마라톤 하는 자손들이 건강하고 의견 충돌 없이 대화도 잘 통해서 기분이 좋다”고 한다.

또한 큰 손자인 이정근씨는 김포 삼성전자 풍무점 서비스센터 총괄팀장인데 인근 호수마을에 살고 있어서 주말마다 와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준다. 큰 손자는 거실 입구, 윤 할머니 방, 화장실 2곳에 편안하고 안전한 큼지막한 손잡이를 부착해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윤 할머니는 식물을 좋아해서 함께 살고 있는 큰 며느리랑 계절마다 정원에서 꽃을 가꾸고, 현관 들어가는 입구 계단에 다양한 다육식물들을 키워낸다. 깔끔한 성격으로 방청소와 속옷도 직접 빨며, 눈과 귀도 아직까지 밝고 흔한 성인병도 없이 건강을 유지해왔다.

2년 전 91세로 남편 고 이경학씨를 하늘나라로 보내고는 많이 허전해하기도 했다.

생선, 육류 무엇이든지 골고루 좋아하고, 특히나 자연에서 나는 채소들을 즐기며, 소식을 하며, 저녁 9시에 잠자리에 들어서 7시에 기상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TV프로 중 뇌 운동에 좋은 퀴즈, 배구, 축구 경기를 즐겨 보며 자손들과 대화할 수 있는 이야기 소재를 만들어낸다.

윤 할머니는 “나이가 들었다고 집안에만 있지 않고, 주변 음식점 가서 쉬엄쉬엄 식재료도 손질해주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어서 나이 먹는 것을 잊고 지낸다”고 한다.

친정 집안도 8남매인데, 장수 유전자 때문인지 80세 넘은 큰 동생을 포함해 8남매가 모두 생존해 있다. 

윤덕례 할머니는 “건강한 습관도 중요하지만 자손들과 자주 얼굴보며 대화가 잘 통하는 것이 최고의 건강 비법이다”며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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