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교사·지역서점·청년모임 등 동참
권위적 기념관보다 열린 도서관 바람직

 


[고양신문] 올해 7월 타계한 문단의 거목 최인훈 작가를 기리는 기념도서관을 고양시에 건립하자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한국문학의 가장 큰 성취로 평가받는 대표작 『광장』을 비롯해 수많은 작품을 남긴 최인훈 작가는 고양시 화정동에서 만년을 보내다 임종을 맞았다.

이권우 도서평론가가 소집책 역할을 자처해 마련된 최인훈 기념도서관 건립추진위 첫 준비모임에는 김경윤 자유청소년도서관장, 남윤숙 한양문고 대표, 송원석 대화고 교사, 윤상근 청년모임 리드미 대표, 이영아 고양신문 대표, 임영근 인문학모임 귀가쫑긋 회장이 참석했다. 자리를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박미숙 책과도서관 대표, 손택수 시인도 추진위 참여 의사를 밝혔다.

무엇보다도 이날 최인훈 작가의 아들 최윤구 음악평론가가 모임에 참석해 “고양시와 고양시민이 중심이 돼 고인의 기념도서관을 건립하려는 움직임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윤구 평론가는 최인훈 작가 타계 후 아람누리도서관에서 진행한 ‘최인훈 전작읽기’ 강좌에 참석한 고양시 독자들을 대상으로 ‘나의 아버지 최인훈’을 회고하는 강연을 펼친 바 있다.

첫 모임에서는 최인훈 기념도서관의 성격에 대한 자유로운 논의가 오갔다. 참가자들은 건물만 번듯하고 사람이 찾지 않는 문학기념관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들러 책을 읽고,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도 펼칠 수 있는 기념도서관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윤구 평론가 역시 “아버님께서도 살아생전 독자와 괴리된 권위적인 문학기념관 형태를 불편해 하셨다”고 말하며 공감을 표했다.

참석자들은 기념도서관 건립 추진과 더불어 최인훈 작가의 작품을 함께 읽고, 의의를 재조명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동시다발적으로 펼쳐보자며 한양문고의 최인훈 전작읽기 강좌 개설, 인문학모임 귀가쫑긋의 관련 프로그램 기획, 학교 책읽기 수업과의 연계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밖에도 김경윤 관장은 기념도서관 추진 과정에서 고양시의 풍부한 작가 그룹을 동참시키자는 의견을 냈고, 윤상근 대표는 지역의 청년들에게 최인훈 작가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는 논의를 어떻게 시작할지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다음 모임에 앞서 ‘최인훈 기념도서관 건립 시민 선언문’ 초안을 작성해 내용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최인훈의 작품 세계를 주제로 한 세미나와 1주기 기념사업 등 시민 여론을 조성할 수 있는 사업을 함께 기획해보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권우 평론가는 “아직은 기념도서관의 규모와 위치 등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지만, 독자들과 소통하고 이웃들과 만나는 뜻 깊은 공간을 시민들의 역량을 모아 함께 만들어 가자”며 기대감을 표했다.

한편 최인훈 기념도서관 건립과 관련해 이재준 고양시장도 유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긍정적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