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개> 『한반도 통일열차 세계를 향해 달려요』(신석호·이명혜 지음)

자연·사회·문화 등 다양한 변화상 그려
어린이용이지만 어른들 읽기에도 제격

 


[고양신문] 2018년의 가장 큰 화두는 남북관계에 선물처럼 찾아 온 훈풍이었다. 이러한 시점에 맞춤해 아이들과 함께 읽기 좋은, 통일에 관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담은 책 『한반도 통일열차 세계를 향해 달려요』(신석호·이명혜 지음, 스코프刊)가 출간됐다.

책은 2007년에 발간된 『통일이 되면 어떻게 달라질까?』의 개정·증보판이다. 11년 동안 예측불허의 역사적 국면이 전개된 만큼, 다양한 내용이 대폭 더해졌다. 우선 1부 ‘통일은 가능할까요?’에서는 북한과 미국의 핵단추 위협에서부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평화무드로 급선회해 마침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린 ‘동화 같은 반전’ 과정을 정리하며, 한반도에 찾아온 통일의 기운을 맞는 감격과 함께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들을 짚었다. 또한 마지막 5장에서는 ‘우리는 어쩌다 분단이 되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분단의 원인과 통일의 가능성을 보다 근원적 차원에서 고민해보도록 유도한다.

2장부터 4장까지는 각각 영토와 자연환경, 사회환경, 문화생활 등으로 분야를 나눠 통일이 되면 달라질 우리나라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보도록 했다.
저자들은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근접할 수 없었던 미지의 세계를 소개하는 친절한 안내자가 된다. 예를 들어 개마고원을 “북한산보다 2배 높은 곳에 서울보다 20배 넓은 고원 평지가 펼쳐져 있다”며 쉽고 명쾌한 문체로 소개하는 식이다.

사회환경과 문화생활 분야는 더 흥미롭다. 남과 북이 한 가족이 되면 명절을 쇠기 위해 부산 사는 아들이 함흥 사는 아버지를 만나러 갈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하며 “추석 연휴가 1주일은 되야 할 것 같다”는 재밌는 제안을 던지기도 한다. ‘통일이 되면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나?’라는, 청소년들의 첨예한 관심사도 짚었다. 이어 북한음식, 패션과 혼례, 종교와 교육 등 주민들의 일상 풍경이 이어지고, 영화와 스포츠 등 통일 이후 더욱 풍성해질 문화예술적 역량을 가늠한다. 무엇보다도 높은 가치를 지닌 북한의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대륙횡단열차를 타고 유럽 여행을 떠나는 상상을 펼치는 대목은 독자들의 마음을 절로 설레게 만든다.

책은 앞서 밝힌 한반도 분단의 뿌리와 통일을 향한 길고 지난한 노력의 여정을 갈무리한 후, 부록으로 서로 다른 남과 북의 언어, 재밌는 북한의 속담 등을 알뜰하게 덧붙였다.

책을 쓴 신석호·이명혜씨는 고양동에 거주하는 부부다. 월간지와 지역신문 기자 활동, 다수의 책 저술 등 살아온 이력도 비슷하다. 내공 깊은 생태활동가이기도 한 저자들의 안목과 특기는 책 곳곳에서 빛을 발하기기도 한다. 2018년 초 찾아온 극적 반전을 “어둠이 가장 긴 동짓날 겨울밤이 희망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는 설명은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준다. 이명혜 작가는 "어린이들이 통일된 조국에서 큰 꿈을 키우며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책의 눈높이나 만듦새는 어린이용을 겨냥한 것이 분명하지만, 다 읽고 나니 주변의 어른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어진다. 어른들 역시 통일을 둘러싼 기초적인 지식들을 폭넓게, 그리고 꼼꼼히 알고 있는 이는 드물기 때문이다. 속도감 있는 전개로 통일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을 경쾌하게 증폭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책의 가치는 빛난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다양한 모임에서 부담 없는 토론 교재로 채택하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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