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공단과 고양시 마찰

고속철도공단이 강매 차량기지 주변에 조성해 고양시에 관리권을 넘긴 체육공원(충장공원)이 관리 소홀로 주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인이 공원 안에서 야시장을 열겠다며 이벤트 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문제가 되고 있다. 덕양구 행주건널목 옆에 위치한 충장공원은 1만 4천평 규모로 축구장과 테니스장(4면), 배구장(2면), 농구장(2면), 게이트볼장 등 체육시설과 115면의 주차장이 마련됐다.

그러나 공원 조성과정에서부터 공단과 고양시, 일부 주민들간의 마찰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 2001년에는 공원이 70% 이상 조성된 상황에서 고양시와 공단간의 소유권 이전을 놓고 마찰이 생겨 공사가 중단됐다. 급기야 지난해 7월에는 공단과 시, 주민대표가 소유와 운영에 대한 논의를 진행. 고양시는 지난 해 10월 공원이 완공된 후 주민들이 이용하기에는 시설 보완이 필요하다며 공단측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런 와중에 공단측은 올해 6얼 18일 공원 관리권을 고양시에 넘기고 고양시도 생활체육협의회에 관리를 위탁해 지난 8월 말부터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 공원 진입 주차장이 막혀있고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체육시설물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어 녹이 슬어 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체육회의 이석희 과장은 “비만 오면 공원 전체가 물에 잠겨 일부 시설을 사용할 수 없다”며 공단측의 부실공사를 꼬집었다. 특히 공원내 축구장은 잔디가 뿌리를 내리지 못해 폐쇄된 상태다. 고양시 관계자는 “차량기지내 직원전용 축구장은 잔디관리가 잘 된 반면 공원 축구장은 관리 부실로 내년까지 일반인에게 개방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공원이 공단의 생색내기 위한 시설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체육회에서는 올해 말까지 고양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관리·보수에 나설 계획이지만 당분간은 인근 능곡과 행신지역 주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민간인이 공공시설인 공원에 이벤트를 벌이겠다며 기획사로부터 선수금까지 받아 문제가 발생했다. 행신동에서 역사유치 운동을 벌여온 한 주민단체의 선 모씨가 충장공원에서 먹거리 장터를 열겠다며 고양시와 체육회의 동의도 얻지 않고 계약을 맺은 것. 선씨는 지난 달 28일부터 10일간 공원안에 장터를 열 수 있도록 하겠다며 행신동의 D기획사와 3천만원에 계약을 맺고 선수금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사측은 공원내 600평에 식당 2동과 농수산물, 중소기업 상품전을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D기획이 행사 가능 여부를 고양시에 문의하고 고양시가 불가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선씨가 공원 운영권이 없는 신분에서 계약한 사실이 밝혀졌다.

선씨는 “민간인이 공원관리와 운영에 참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공원조성은 주민들의 요구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D기획의 김 대표는 “선씨가 속한 단체 이름만 믿고 계약했다”며 지난 1일 고양경찰서에 선씨를 사기혐의로 형사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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