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도심고속철도 GTX, 넌 누구니?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세 번째)이 27일 오후 킨텍스에서 열린 GTX-A노선 착공식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마주 보며 웃고 있다. 착공식에는 고양시를 지역구로 둔 유은혜‧심상정 국회의원과 이재준 고양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경의선·9호선급행보다 2배 빨라
킨텍스~서울역 16분, 요금 3천원대
3월 본공사, 2023년 말 완공 예정
주거지역 관통 따른 우려 목소리도


[고양신문] 우리말로 수도권광역급행열차, 영어로 GTX(Great Train Express)라고 명명한 이 열차는 10년 전부터 추진해온 교통망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의 남북과 동서를 잇는 3개 노선(A·B·C)이 추진 중이다. 이번에 제일 먼저 A노선이 공사를 시작했다.

GTX의 가장 큰 특징은 속도다. 수도권 도심에서 최고시속 180㎞로 달릴 수 있게 설계됐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7일 착공식에서 “GTX는 국내에서 처음이자 세계적으로도 몇 안 되는 도심고속철도”라며 “혁명적인 대중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속도를 내기 위해 역간 거리도 평균 7㎞ 이상으로 간격을 뒀다. 역 정차시간까지 합쳐 속도를 계산하는 ‘표정속도’에서도 시속 100㎞ 수준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경의선급행과 9호선급행의 표정속도가 58㎞와 43㎞인 것에 비해 2배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승객의 실제 이동시간을 예측할 수 있는 표정속도가 도심에서 100㎞라는 것이 GTX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인 것. 선로는 최고시속 200㎞로, 차량은 최고 180㎞로 달릴 수 있게 설계됐다.

A노선의 정차역 수는 총 10개, 역간 거리는 7~11㎞이고, 역간 이동시간은 킨텍스~대곡이 3.7분, 대곡~연신내가 4.6분, 연신내~서울역이 4.8분이다. 역 정차시간을 1분으로 했을 때 킨텍스에서 서울역까지 운행시간이 약 16분 소요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금은 킨텍스에서 서울역까지 3000원 후반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안정적인 고속운행을 위해 지하 40m 아래 터널을 뚫어 노선을 직선화한 것도 특징이다. 평균 50m 깊이에서 운행하기 때문에 대심도(大深度) 철도라는 이름도 따라 붙는다. A노선은 운정~삼성~동탄, B노선은 송도~서울역~마석, C노선은 덕정~삼성~수원을 잇는다. 이중 A노선이 이번에 착공했으며, C노선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2019년 초 기본계획에 착수하며, B노선은 착공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GTX 연내 착공 어떤 의미일까

GTX는 정부의 신도시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경기서북부에는 1기 신도시인 일산과 2기 신도시인 운정이 있지만 서울로 진입하는 교통량을 해소하기 어려웠다. 더구나 경기남부 신도시와의 교통인프라 격차가 날로 벌어지면서 이 지역 주민들은 3기 신도시 발표에 대한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아직 3기 신도시 추가 발표가 남았지만, 기반시설 없는 택지개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로서는 GTX-A노선을 어떻게든 12월 안에 착공해야 하는 압박감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가 김현미 장관의 지역구라는 점도 올해 착공을 가능케 했다. 많은 언론에서 올해 착공이 힘들 것으로 봤지만, 킨텍스가 김 장관의 지역구라는 사실을 간과한 예측이었다. 이번 착공식을 노선 종점인 파주에서 하지 않고 일산 킨텍스에서 했다는 점은 김 장관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성격이 컸다.

공사를 시작하기 어려운 한겨울 착공식이 세리머니에 불가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GTX-A노선은 착공시점으로부터 공사기간을 60개월(5년)로 잡고 있기 때문에 완공시기를 2023년 말로 못박아뒀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실제로 대규모 공사가 시작되는 시점은 2019년 3월쯤으로 보고 있다.

A노선 착공, 우려와 논란

정부가 GTX-A노선의 연말착공이란 약속을 지켜냈지만 사업진행이 빨라지면서 잡음도 발생하고 있다. 종점인 파주 교하주민들은 착공식날 열린 기념 세미나에서 주민 합의 없이 노선 일부를 변경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초 하천 지하를 지나도록 설계된 노선이 얼마 전 열병합발전소와 인근 아파트단지 지하를 관통하도록 변경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주민들은 “최근 온수관 파열사고에서 드러났듯 난방공사가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민동의 없이 터널공사를 강행한다면 지반침하 등으로 LNG기지와 온수탱크 파손이라는 대형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세부 노선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지하터널이 어디로 지나가느냐에 따라 각 지역마다 이와 같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대곡역 인근 화정동 아파트단지 주민들도 단지 아래 터널이 뚫린다는 사실을 알고 우려하고 있다. 해당 주민은 “공사기간 진동도 있겠지만, 운행 중에도 소음과 진동이 일어날 수 있다”며 “주거지역을 우회해서 노선이 지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착공기념 세미나에는 서울지역 주민들도 참석해 노선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용산구 후암동 주민들은 “A노선이 노후 주택이 밀집된 지역을 관통하고 있다”며 노선 변경을 요구했으며, 청담동에서 온 한 주민은 “빌라가 모여 있는 주거지역 아래로 터널이 지나는 것은 절대 반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GTX A노선은 총 83.1㎞다. 삼성~동탄 구간은 정부 재정사업으로 지난해 3월 착공했으며, 이번에 착공하게 된 운정~삼성 구간은 민자투자사업으로 진행된다. 총 사업비는  3조3641억원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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