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양인쇄문화소공인협의체 이종민 대표·노형중 총무

소규모 인쇄관련업체, 자발적 모임 결성 
기술과 인력 수준 국제경쟁력 충분

관련업종 하나로 엮어 해외 수출 기대
관련 인프라 갖춘 ‘행복공장’ 입주가 꿈

 

[고양신문] 새로운 목표를 세우며 덕담을 주고받는 연초, 장항동에서 만난 고양인쇄문화소공인협의체(이하 고양인쇄문화협의체) 이종민 회장(선우인쇄금박 대표)와 노형중 총무(일랑아트 이사)의 얼굴에도 새해를 맞는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지난해 3월 창립해 그동안 50여 회원사들의 팀워크를 다지고 조직을 탄탄히 하는 기간으로 보냈다면, 창립 2년차를 맞는 2019년에는 협의체가 지향하는 목표와 가치를 하나하나 실현해 나가겠다며 자신감을 표한다.
고양인쇄문화협의체는 고양시 대표 업종인 인쇄관련 사업자, 그중에서도 근로자 10인 연 매출 80억원 미만 기업을 운영하는 ‘소공인’들의 모임이다. 인쇄문화 소공인 사업체는 고양시 3개 지역에 분포해 있다. 1000여 곳이 장항동에 집중돼 있고, 삼송테크노밸리와 내유동 공장지역에 각각 50여 곳의 사업체가 있다. 이종민 회장과 노형중 총무를 만나 새해 계획을 들어보았다.

 

고양인쇄문화소공인협의체 이종민 대표와 노형중 총무(사진 오른쪽부터).

 

어떤 계기로 협의체가 만들어졌나.

장항동이 인쇄산업 직접지구(동일업종이 모인 지역)로 지정돼 2016년부터 경기도와 고양시로부터 마케팅, 회계와 세무 등을 지원받게 됐다. 교육과정을 통해 인쇄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에 눈을 뜬 소공인들이 뜻을 모아 자발적 협의체를 만들었다. 인쇄산업은 관련분야가 워낙 다양한데, 그동안 개별적으로 일하던 소공인들이 함께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훨씬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다.


구체적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

가장 큰 관심사는 수출이다. 포화상태인 내수시장에서 서로 경쟁할 것이 아니라, 역량을 합쳐 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한다. 수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인쇄산업의 선진국인 홍콩의 그래픽아트협회, 무역발전국과 만나면서 부터다. 그들은 홍콩의 앞선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중국 심천의 생산라인과 연계해 인쇄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었다. 고양시 인쇄산업도 단순 하청에서 벗어나, 문화와 디자인적 요소를 결합하고 특수인쇄와 후가공·임가공 등을 하나로 묶어야 비로소 수출길이 열리리라 기대한다.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들었다.

경기도와 고양시의 지원, 그리고 협의체 내 수출협업팀의 노력으로 홍콩의 대형 서점에 고양시 상품관을 열었다. 첫 수출 성과를 올렸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회원사 중 독자적 문화상품을 제작하는 기업체에 바이어를 연결해주고, 패키지 제작을 자문하기도 했다. 이 일을 전담하고 있는 고양시 첨단산업과 기업SOS팀과 경기테크노파크특화지원센터에 고마움을 전한다.
 

지난해 11월 고양인쇄문화소고인특화지원센터(경기테크노파크+고양시 매칭 지원사업)주관으로 열었던 워크숍. <사진제공=고양인쇄문화소공인협의체>

 

 

이종민 대표(사진 오른쪽)의 사업체인 선우인쇄금박을 찾은 노형중 총무가 작업물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고양시 인쇄문화산업의 전망은.

우리나라 인쇄산업의 20%가 경기도에 있고, 경기도의 20%가 고양시에 몰려 있다. 그리고 고양시 전체 산업의 20%를 인쇄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단순히 수치만 높은 게 아니다. 일반적으로 인쇄산업을 사양산업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수출에서 출구를 찾는다면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이유와 타당성이 확실하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제4차 인쇄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쇄산업 인프라 강화를 천명한 이 법규를 충분히 활용하면 보다 적극적 지원책을 펼 수 있을 것이다.
기술력 면에서 우리나라는 홍콩, 일본과 함께 인쇄기술을 선도하는 3대 국가에 손꼽힌다. 우리나라 제지산업의 제품 수준도 세계 최고다. 홍콩 기업들이 한국 종이를 사다가 심천 공장에서 인쇄물을 만들어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을 하고 있다. 그 수요를 우리가 직접 따 낸다면 훨씬 효율적이지 않겠는가.
 

고민과 바람이 있다면.

그동안 인쇄업이 소규모 공장이 난립하는 구조로 이어지다 보니, 자기 공장을 소유한 소공인들이 많지 않다. 또한 장항동이 계획적으로 조성된 공단이 아니라서 행정법규에서 벗어난 시설물이 많다. 소공인들의 바람은 장기적으로 중소기업청과 산업자원부, 그리고 경기도와 고양시의 협력을 받아 ‘행복공장’을 갖는 것이다. 행복공장은 장항동에 들어서는 행복주택을 빗대어 만든 이름이다. 행복주택이 들어서는 곳에 있던 소공인들이 미래를 보장받지 못하고 쫓겨나고 있지 않나. 도로와 주차, 환경정화시설 등을 갖춘 일하기 좋은 스마트 공단을 고양시에 조성하면, 거꾸로 서울의 인쇄관련 업체들이 이주해 올 것이다.
 

새해 계획을 들려달라.

협의체는 그동안 교육과 워크숍을 통해 회원들 사이의 공감과 신뢰를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출발은 참 좋다. 모두들 다시 한 번 뛰어보자는 의욕이 충만하다. 새해에는 본격적으로 협의체의 역량을 확장시켜 회원사를 200곳까지 늘리고자 한다. 이와 함께 협의체의 지향점인 수출증대와 산업단지 추진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힘을 모을 계획이다. 소공인들의 꿈을 함께 응원해 달라.
 

<사진제공=고양인쇄문화소공인협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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