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벽제농협, 창고활용 업무협약 체결

1970년대 지은 90평 붉은 벽돌 건물
개방형 문화공간으로 전면 리모델링
책·커뮤니티·마을공작소 등 활용가치 높아

 

관산동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을 변신하게 될 벽제농협 양곡창고. 붉은 벽돌 외관이 아름답다.


[고양신문] 벽제농협 본관 주차장에 서 있는 오래된 양곡창고가 지역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 고양시와 벽제농협은 지난 23일 벽제농협 본관 대강당에서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벽제농협 창고 활용 업무협약식’을 열었다. 협약에 의해 벽제농협은 90평 규모의 조합 소유 양곡창고의 사용권한을 10년 동안 고양시에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재준 시장을 비롯해 윤양순 기획조정실장, 김정배 자치행정국장, 명재성 복지여성국장 등이 참석해 공간 활용에 대한 시의 높은 의지를 보여줬다. 벽제농협에서는 이승엽 조합장과 임직원들이 대거 참석했고 윤용석·문재호·정봉식 고양시의원, 박동길 덕양구청장, 김재득 농협중앙회 고양시지부장 등 내빈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아울러 송석순 관산동주민자치위원장, 파출소장, 노인회장 등 관산동 지역 이웃들도 참석해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이승엽 조합장은 “50년 역사를 맞는 벽제농협을 아끼고 사랑해주신 관산동 이웃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겨 이사회 만장일치로 양곡창고를 제공하기로 했다”면서 “작은 공간이지만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잘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벽제농협은 이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 1000만원을 사랑의 열매 공동모금회에 기부하기도 했다.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벽제농협 창고 활용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재준 고양시장(왼쪽)과 이승엽 벽제농협조합장.


협약식에 이어 시 정책기획담당관이 벽제농협 창고 활용에 대한 방향을 소개했다. 골자는 ▲ 복층구조로 전면 리모델링 ▲ 책장과 책을 활용한 열린 도서관 형태의 공간구성 ▲ 다양한 활동을 고려한 가변적 설계 등이다. 이어 “공간 리모델링 소요 예산은 3월 추경예산을 통해 집행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벽제농협 양곡창고는 붉은 벽돌로 높게 올린 외벽과 세모 지붕 2개가 나란히 이어진 외관이 아름다워 정서적인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까닭에 이번 활용 협약은 두 가지 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나는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공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관산동 지역의 갈증을 부분적으로 해소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다. 이재준 시장도 협약식에서 “벽제 지역은 고양시에서 가장 풍부한 역사를 품은 지역이지만, 주민시설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벽제농협이 주민을 위해 좋은 공간을 제공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보존 가치가 있는 근·현대 건축물의 지혜로운 활용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지역농협이 자신들의 자산을 흔쾌히 제공하고 시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면, 공간재생과 상생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협약식 이후 구체적 활용계획은 시 주민자치과 마을공동체팀에서 수립하게 된다. 일부 주민들에게는 ‘마을도서관’이 생긴다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마을공동체팀 담당자는 “가까이에 관산동 작은도서관이 있기 때문에 이 공간이 단순히 도서관으로 운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이 자유롭게 들러 책도 보고, 영화도 보는 등 다양한 창작과 문화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만든다는 방향만 잡았다”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공간의 형태와 활용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의견 수렴 방식에 대해서도 “주민설명회나 토론회 등을 열 수도 있고, 주민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벽제농협은 이날 사랑의 성금 1000만원을 사랑의 열매 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고양시와 벽제농협 관계자, 관산동 지역 내빈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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