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인순 ‘심재우 색소폰’ 단장

[고양신문] ‘아~리 아리아리 동동 쓰~리 쓰리쓰리 동동 잘 났다고 못 났다고 누~가 말했나.’ 

노랫말이 담긴 ‘멋진인생’을 신바람나게 색소폰으로 연주하는 석인순(60세) 단장. 석 단장은 원당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바로 앞 ‘심재우 색소폰(원장 심재우)’에서 4년째 단원으로 활동해오고 있다.

그는 색소폰 연주를 하기 전인 1990년부터 새마을회와 성사1동 동부녀회장으로 지역에서 이웃을 돕는 일에 앞장서왔다. 그 무렵 시청공무원들로 구성된 요양원봉사단이 만들어졌는데, 노래 잘하는 것으로 입소문이 난 석 단장도 봉사단에 합류했다. 이후 공무원들과 몇 년 동안 요양원을 찾아다니며 노래봉사를 펼쳤다. 

석 단장은 노래 봉사를 펼치던 중에 악기연주를 배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때 집 가까이 원당농협 로컬푸드 직매장과 이웃하고 있는 심재우 색소폰이 눈에 들어와서 일단 원서접수부터 해두었다.

그런데 부녀회장 활동과 직장까지 병행하느라 시간이 부족해 제대로 악기를 배울 수가 없었다. 안타까운 마음만 쌓여가던 중 부녀회장 임기도 마무리되고, 직장도 퇴직하고서 4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색소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석 단장은 “처음엔 음표 하나도 제대로 인식이 안 되어서 심 원장이 없으면 연습실에 들어가서 혼자 연습을 했다”며 “이후 세심한 개별레슨과 합주, 반복되는 연습을 통해 1년이 지난 후 악기다루는 손도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작년 2월부터는 심 원장의 간곡한 요청으로 단장까지 맡게 되었는데 그 동안 학부모회장, 새마을회, 부녀회장 등 30년 넘도록 봉사로 쌓인 경륜이 색소폰단을 이끄는 리더십으로 이어졌다. 현재 이곳에는 40대 후반에서 80대까지 구성된 회원들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증명하듯 열정을 쏟고 있다.

색소폰 연주의 대가인 심재우 원장은 올해 51년 경력으로 특전사 군악대 중사로 전역했다. KBS100분쇼 초청연주를 비롯해 고양시청 전속 활동 등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단원들은 꽃박람회, 요양원 등으로 찾아가는 봉사연주를 하며 연말에는 가족 초청 음악회를 연다. 봉사연주 때 색소폰 연주뿐만 아니라 노래까지 함께 1인2역을 하는 석인순 단장은 “더 자주 연주를 하고 싶을 때도 있는데, 때로는 마음과 다르게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아쉬움이 쌓일 때도 있다”고 한다. 

그는 “요양원에서 어르신뿐만 아니라 젊은이들까지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본다”며 “그럴 때면 봉사의 보람과 함께 건강의 소중함을 느끼며, 언젠가는 나도 나이가 들면 저 자리에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젖어서 마음을 더 쏟게 된다”고 말했다.

석 단장네 친정은 10남매인데, 각 지역에 사는 30여 명의 친척들이 모여서 가족음악회를 안면도, 강원도 등에서 2회째 열었다. 석 단장과 사촌동생 남편의 색소폰 연주로 가족간의 두터운 정이 가득 쌓였다.

며느리가 선물한 반주기, 핀 마이크로 더 활기차게 연주를 한다고 하는 석인순 단장은 “지금은 눈 감고도 악보가 저절로 익히게 될 정도다. 열정으로 도전하면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색소폰 하나로 여러 곳에서 음악의 즐거움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어서 무척 기쁘다”고 마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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