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고양신문] 고양시의 재정은 중앙정부의 보조를 받아야 될 만큼 열악한 처지에 놓여있다. 그 동안 시정을 담당했던 민선시장과 고양시 공무원들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지난 8년간 타 시도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을 동안 고양시는 정체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민선6기를 거치는 동안 역대 고양시 그 누구도 고양시 고유의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것에 실패했다.

고양시는 경기도 주요도시(수원,고양,성남,부천,안산,용인,화성) 가운데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고위기술제조업군(OECD 기준은 항공, 의약, 반도체, 컴퓨터, 통신기기, 정밀기기, 전지 등) 중 거의 모든 지표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성남시 상공회의소에서 발간한 『성남시 고위기술제조업군 현황 및 시사점(2018년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고양시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경기도 주요 지자체별 제조업대비 사업체·종사자·출하액·생산액 비중이 경기도 주요도시에서 모두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고양시의 인구는 105만 명으로 수원시 다음이다. 인구가 많으면 복지비 외 기타 지출이 많아지게 되고 그만큼 재정이 악화되고 삶의 질은 저하된다.

자치단체 고유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단순히 타 자치단체의 산업 생태계를 모방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집중현상』이 산업에도 나타나기 때문에 그 지역의 여건과 특성에 따른 특화된 산업 생태계가 필요하다.

고양시에서 이 특화된 산업 중의 하나가 지금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방송영상문화컨텐츠 산업이다. 고양시는 상암DMC파크와의 인접성과 다른 자치단체에 없는 고유의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방송영상문화컨텐츠 산업은 고양시가 선도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산업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최근 경기도 차원에서 경기문화창조허브를 고양시에 개소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또, 고양시가 놓쳐서는 안 되는 지역특화산업은 드론산업이다.

드론은 항공·ICT·SW·센서 등 4차 산업 혁명시대 신기술이 서로 어울려 혁신하는 플랫폼이다. 응용분야로는 촬영·농약방제 등 단순산업이 있고, 스마트농수산업·국토정밀관리·원격통신관측·스마트시티 등으로 확대된다. 국토부 자료에 의하면 드론산업은 2016년 국내 군수 및 사업용 드론 제작시장은 약 2,800억 원 규모로 2025년 약 2.2조원으로 성장 전망(연평균 26% 성장)하며, 드론 운영・서비스 시장은 2016년 500억 원 규모로 아직 태동기이나 2026년 약 3.9조원으로 성장 전망(연평균 55.5% 성장)된다.

고양시는 드론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기초 생태계가 어느 지자체보다 잘 형성되어 있다. 지금 고양시는 덕양구 화전동을 중심으로 국비 등 558억 정도를 확보하여 드론중심의 스마트시티 도시재생을 진행하고 있다. 고양시는 이 중요한 물적 토대 위에 드론산업의 기초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화전동에는 국내 유일의 항공분야 특성화 대학인 한국항공대학교가 있다. 항공공학·항공기계·항공전자·항공통신 등 드론산업에 필요한 우수한 교수진과 연구 인력이 있어 그 활용도가 그 어느 지자체보다 높다.

이번에 드론기반의 스마트 도시재생사업으로 150억원 규모의 예산이 편성되어, 드론앵커센터 및 드론 안전마을이 건설된다. 추가로 드론앵커센터에 입주하는 업체 지원과 드론 영상데이터 분석 사업 등에 50억원의 예산이 편성될 예정이다. 정부와 고양시는 낙후된 고양시 덕양구의 발전을 위해서도 고양시 화전동 일대를 드론특구로 지정하고 관련 산업 유치를 서둘려야 한다.

그렇다면 고양시는 어떻게 해야 드론 산업을 고양시 미래의 먹거리 산업으로 만들 수 있을까?

먼저, 드론인증센터의 유치이다. 고양시가 드론산업을 뿌리산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인 드론인증센터를 유치해야 한다. 정부는 드론인증 관련 공청회(국토부 2017.7 공청회)를 열고 드론인증 만을 위한 드론인증센터를 독립기관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그 관련 예산 232억 원을 책정했다. 그러나 최근 국토부에서는 그 어떤 공모 절차도 진행하지 않고 인천으로 35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는 상당히 부당한 처사이다.

언급한 것처럼 그 산업적 파급력을 보더라도 당연히 공모로 진행되어야 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최적화된 지역에 드론인증센터가 세워져야 된다. 그러나 국토부는 드론인증센터의 인천 유치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뒤로는 예산을 배정해 드론인증센터를 유치하려고 하는 다른 지자체들을 우롱하고 있다.

필자가 작년 9월 만난 항공안전기술원 내부 관계자도 국비 232억 이외 향후 수천억의 예산이 투입되는 산업이라 공모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지금이라도 고양시와 해당지역 국회의원은 국토부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해 공모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야 한다.

다음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드론앵커센터의 성공적 안착이 필요하다. 지금의 드론앵커센터가 정부예산으로 지어지고나면 그 운용과 비용은 고양시가 책임지게 된다. 건물만 있다고 해서 관련 업체가 들어오지는 않는다.

현재 고양시 드론 기반의 스마트 도시재생의 기본설계는 LH연구원에서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드론기반의 스마트 도시재생은 고양시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LH연구원에서 담당 용역을 발주하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 관련 공모도 LH연구원 홈페이지에서나 볼 수 있다. 고양시의 지역적 여건과 특성이 얼마나 고려될지 아주 우려스럽다. 드론산업을 고양시의 차세대 먹거리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고양시와 관련업계의 공청회 등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고양시에 최적화된 설계로 진행되어야 한다.

끝으로, 지역혁신정책으로 덕양구 화전 주변지역을 드론산업특구로 지정을 요청해야한다. 아직까지 그 어떤 지역도 드론산업특구로 지정받은 곳은 없다. 드론의 연구·제조·유통·운영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지역은 고양시가 유일하다. 고양시 화전동 주변 지역은 항공대학과 드론앵커센터가 있으며 킨텍스 주변 부지에 세워질 방송영상밸리와의 산업적 연계성 등 수도권 최고의 접근성을 가지고 있다.

고양시는 드론산업에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 “그냥 있으면 좋다”는 당위론적 인식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천시는 국회의원과 시장이 혼연일체가 되어 드론산업의 초석을 놓고 있는 지금, 고양시는 무엇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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