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특혜로 오픈한 일산센터. 드라마·예능제작부 등 핵심기능 상암 이전

정발산동에 위치한 일산MBC드림센터 전경

[고양신문] 방송영상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사업으로 표방하고 있는 고양시. 하지만 정작 고양시 방송영상산업의 핵심거점 중 하나인 일산MBC드림센터의 주요 제작부서들이 최근 상암MBC본사로 이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 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산신도시 개발 당시 고양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입주했던 MBC가 시와의 별다른 논의 없이 핵심기능을 상암으로 이전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먹튀’논란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양시와 MBC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 일산MBC드림센터에 있던 드라마, 예능제작 부서들은 서울 상암에 위치한 MBC본사로 모두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산MBC센터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MBC소속 드라마, 예능부서 인력들이 상암으로 이동하면서 현재 일산센터에는 자회사들과 본사와 계약된 프로덕션 업체들만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일산제작센터에는 현재 MBC아트, MBC스포츠, MBC에브리원, MBC플러스, MBC씨앤아이 등 5개 자회사들이 남아있으며 비어있는 사무실은 현재 외주 제작업체 등이 입주해 사용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음악방송 공개홀과 드라마, 예능 스튜디오 등 센터 내 제작시설은 여전히 운영되고 있지만 드라마, 예능부서가 모두 상암 본사로 이전됨에 따라 사실상 일산제작센터는 핵심기능을 잃어버리게 된 셈이다. 

이 같은 결정이 논란에 휩싸인 것은 MBC가 일산제작센터 입주 당시 고양시로부터 각종 지원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이 2010년 도의원 당시 도정 5분발언(자족시설 용도변경시 환수규정 필요)을 했던 내용에 따르면 고양시는 94년 당시 일산신도시 개발을 위한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면서 현재 일산제작센터가 위치한 1만5000여평의 부지를 방송·통신시설용도로 지정한 뒤 조성원가에 가까운 620억원이라는 헐값으로 MBC에 분양했다. 평당 410만원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2004년에는 MBC측이 건축비용 부담문제를 제기해 해당 부지 절반을 오피스텔로 허가해주는 특혜까지 제공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일산제작센터 건립 과정에서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통해 부지 절반을 오피스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에 1만5000여평 중 9700여평을 MBC가 제3자에게 팔아 업무·주거용 오피스텔이 들어서게 됐다”고 전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MBC는 애초에 산업시설 명목으로 부지를 헐값에 분양받아놓고 제작센터 추진 과정에서는 부지 절반을 오피스텔 용도로 허가받는 등 고양시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며 “이제 와서 핵심제작부서를 상암본사로 이전시킨 것에 대해 고양시민 입장에서 배신감이 들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MBC측 관계자는 “현재 본사인력이 상암으로 옮겨온 것은 맞지만 일산제작센터에는 예능 스튜디오와 드라마 세트장이 그대로 남아있어 여전히 MBC차원에서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는 곳”이라며 “제작인력도 계속 상주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크게 변화된 부분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산제작센터의 이후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고 영업상 비밀이기 때문에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김달수 도의회 문화관광위원장은 “일산제작센터 이전 당시 고양시로부터 각종 인센티브를 받았던 MBC가 이제 와서 핵심기능을 상암으로 빼는 것은 일종의 먹튀행위 아니냐”며 “고양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경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향후 조성될 방송영상밸리에는 제작센터를 미끼로 땅장사를 하는 대형 방송사들이 아니라 고양시에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소형방송사나 콘텐츠 제작기업들을 유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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