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20년 넘는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씨네 찰솥밥 생선구이(대표 고성광)는 원당 삼거리에서 원신동 방향 왕복 2차선 도로 옆에 널찍하게 자리 잡고 있다. 광고를 전혀 하지 않지만 입소문을 듣고 멀리서도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

메인 요리와 밑반찬까지 100% 이곳에서 직접 만드는 고집스런 주인장 덕분에 건강하고 특별한 밥상을 만날 수 있다. 생선은 냉동이 아니라 선동(鮮凍)된 것을 쓴다. 살아있는 생선을 배에서 바로 얼리기 때문에 횟감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싱싱하다. 민어, 조기, 고등어, 이면수, 삼치 등을 주인장이 직접 손질해 간을 하고 건조해 요리에 사용한다.

갓 지은 뜨끈한 찰솥밥에 생선살을 한 점 얹어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된장국과 반찬도 매일 만든다. 그날그날 삶아내는 꼬막은 가장 맛있다는 여수산이다. 상추대에 들깨가루를 버무려 무친 나물은 꼬들꼬들 씹히는 맛이 별미다. 새콤달콤 홍어무침도 맛있다. 겉절이 배추 김치는 간이 잘 맞는다.
 

겨울철 4대 진미로 대구뽈탕과 대구뽈찜, 민어매운탕, 아구탕을 꼽는다. 이중 대구뽈탕은 맛과 양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 올 겨울 인기상품이다. 미나리, 콩나물, 무, 대파가 들어가 얼큰하고 깔끔하다. 대구는 뽈살만 사용해 쫄깃한 맛이 나고, 크고 부드러운 대구 고니는 고소하다. 제대로 맛을 내기 위해 2인분 이상 주문을 받는다.

구이요리 중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고등어, 갈치, 삼치, 이면수다. 어르신을 모시고 오는 이들은 민어를 많이 찾는다. 민어는 조선시대 양반가에서 한여름에 즐겨 먹었던 최고의 보양식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겨울 민어는 단백질과 콜라겐이 풍부해 여성들과 기력이 쇠한 사람들에게 좋다. 살이 부드러운 민어구이 맛은 옥돔의 쫄깃함과 굴비의 감칠맛을 섞어 놓은 것 같다. 모든 구이를 접시가 아니라, 불판에 내어 주기 때문에 따듯하게 먹을 수 있다.

고 대표는 “좋은 재료도 중요하지만, 재료들 사이의 어울림을 파악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하나의 메뉴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재료들을 계량화해 레시피를 만들었다. 무역업을 한 경력이 있다는 설명을 들으니 그의 합리적 운영방식이 쉽게 이해됐다.
 

그는 IMF를 겪으며 어려운 시기를 거쳤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면서 상생하는 방법이 뭘까를 생각하다 음식 맛의 근간이 장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장모님에게 배워서 된장을 담갔고, 그 된장을 넣고 해장국을 끓였더니 손님들이 몰렸다. 장은 옛날 항아리에 보관해야 제맛이 난다는 것을 경험했고, 항아리를 구하러 다니다가 옹기를 알게 됐다. 돈을 모으는 대로 전국을 다니며 옹기를 수집했다. ‘한국전통옹기문화연구소장’이라는 독특한 직함도 갖고 있는 고 대표는 옹기 관련 책도 3권을 썼다. 식당 안팎 주변과 건물 2층에서 그가 모은 옹기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맛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래서 한번 오시면 영원한 손님이 되시곤 합니다.”

 

주요메뉴 : 대구뽈탕 1만원, 민어매운탕 2만8000원, 아구탕 1만3000원, 고등어구이 1만1000원, 민어구이 2만7000원, 삼치조림 1만3천원

주소 : 덕양구 호국로 1059-72
문의 : 031-969-9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