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정연구원, 고양시민 ‘삶의 질 개발과 수준’ 연구

주거면적 서울 수원보다 높고
이웃 신뢰도, 의료접근성 상위
일자리수, 성남 수원 한참 아래
일산·덕양 삶의 질 격차 크다

고양시민들이 느끼는 삶의 질 만족도 수준은 어떠할까. 조사결과 주거영역과 건강영역에서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제·고용영역과 문화·영역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확인돼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고양시정연구원(책임연구원 문정화)이 작년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진행된 ‘고양시민의 삶의 질 개발과 수준에 관한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만 18세 이상 고양시민 6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진행한 결과 삶의 질에 대한 11개 영역 중 고양시민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영역은 주거(7.44점)였으며 건강(7.29점), 교통(7.24점), 안전(7.2점), 환경(7.18점)순으로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영역은 경제(6.59점), 문화·여가(6.56점)였다.

이 같은 설문결과는 각 영역에 대한 객관적 지표와도 대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영역의 경우 고양시 1인당 주거 면적이 평균 27.6㎡으로 서울 25.4㎡, 수원 26.1㎡에 비해 넓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웃과의 신뢰도 또한 다른 대도시(서울시 5.5점)에 비해 높은 6.2점의 결과 값을 나타냈다. 건강영역의 경우 의료서비스 접근성(7.6점)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교통영역은 통근·통학 소요시간(왕복 87.8분)이 타 대도시(서울 66.8분, 성남 77.6분)에 비해 열악한 반면 도시 내 보행환경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양 6.9점, 서울 6점). 작년 한해 연이은 사고로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긴 했지만 범죄율의 경우 타 대도시(수원 4.2%, 성남 3.9%)에 비해 낮은 3%를 나타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경제영역의 경우 각종 지표를 통해 열악한 조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양시 일자리 수는 종사자 수 대비 28.9%로 성남(44.3%)과 수원(33.3%)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었다. 게다가 근로시간은 서울시 상용근로자 평균인 8.3시간을 훌쩍 넘는 11.7시간으로 조사되는 등 노동조건 또한 매우 열악한 환경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실업률의 경우 서울시(5.1%), 성남시(4.8%)에 비해 낮은 3.7%의 수치를 나타냈는데 이는 고양시가 타 지자체와 달리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이 높았던 이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 간의 삶의 질 격차도 눈에 띄었다. 조사결과 평균 7점을 기준으로 일산서구 7.35점, 일산동구 7.11점을 나타내 평균 이상의 삶의 질 만족도를 나타낸 반면 덕양구는 6.68점으로 평균보다 낮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일산서구의 경우 주거, 교통, 안전, 건강, 환경, 가족·사회적 관계 등 대다수 분야에서 7.5점을 초과한 반면 덕양구는 고용, 경제, 문화·여가, 교육·보육 항목에서 6.5점 미만의 낮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이재준 시장의 주요 시정목표이기도 했던 덕양구 균형발전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는 대목이다.

이번 연구책임을 맡은 문정화 고양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목적은 고양시 각 영역에 대한 시민들의 삶의 질 수준을 비교해보고 이를 토대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 앞으로 시가 적극적으로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진행된 것”이라며 “지표개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매년 지표관리를 통해 변화되는 지점을 분석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문 연구위원은 ▲시계열 지표관리를 위한 시 차원의 전담기구 설치 ▲관련 조례 제정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시민운동 장려 ▲타 지자체와의 협력 강화 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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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지표 지속 관리해 정책 반영해야”

삶의 질 개발과 수준 연구한 문정화 고양시정연구원 연구위원


시민행복도시를 지향하는 고양시.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정책마련을 위해 고양시민들의 삶의 질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개발연구가 고양시정연구원에서 발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연구보고서를 통해 11개 영역에 대한 고양시 삶의 질 지표개발과 활용 및 관리방안을 제시했던 문정화 연구위원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삶의 질 지표개발에 나선 배경은.
정책을 만드는 궁극적인 목적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때문에 현재 시민들의 삶의 질 수준이 어느 정도이고 그에 따른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양시는 2013년도에 행복지표에 관한 기초연구용역을 진행한 적이 있지만 좀 더 폭넓은 영역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작년 6개월 동안 추진해왔다. 고양시민들의 삶의 질 수준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이후 관리방안까지 마련해 앞으로 고양시가 매년 지표를 관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뒀나.
보통 연구들은 지표개발만 하거나 평가만 하는 정도인데 이번 연구는 기초연구이긴 하지만 지표개발과 평가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하기 위한 정책제언까지 담아냈다. 또한 지표개발에 있어 주관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객관적 지표까지 골고루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특정 계층만이 아니라 전 시민들에게 해당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중간보고 과정에서 장애인과 다문화가정을 위한 별도의 지표개발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우선 보편성부터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세부지표들을 추후 연구과제로 남겨놓기로 했다.

연구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
우선 삶의 질 수준과 관련된 국가지표와 광역지표, 기초자치단체 지표들을 기준으로 리스트 업을 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OECD와 서울시의 지표를 많이 참고했다. 정리한 항목들은 전문가, 공무원 자문회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첨삭하는 과정을 거쳐서 우선순위를 엄선하는 과정이 있었다.

지표개발 과정에서 고양시의 특징이 발견된 것이 있다면.
우선 고양시는 주부, 학생과 같은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이 높기 때문에 경제활동 참여율과 실업률 모두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환경적 측면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서울, 성남 등에 비해 높은 반면 시민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이 타 시군에 비해 낮은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안전영역의 경우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았는데 이는 고양시의 방범, 치안이 상대적으로 잘 되어 있다고 주민들이 느끼기 때문이었다. 그밖에 문화영역에 대해 주민만족도가 낮은 이유를 살펴봤는데 타 시군에 비해 평생학습교육 이용률이 떨어지는 부분이 발견돼 여기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유추하고 있다.

향후 지표활용을 어떻게 해야 하나.
단순히 지표개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표평가를 통해 매년 변화되는 지점들을 분석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전담기구설치와 관련조례 제정 등이 필요하다. 타 지자체의 경우 보통 복지정책과가 맡아 지표관리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지표개발을 후속적으로 진행하게 된다면 전문가, 공무원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지표개발에 함께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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