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미경・최태봉 고양시민회 공동대표

31주년 맞는 대표 시민단체
시대 따른 활동변화도 요구돼
“100년 내다보는 단체 만들 것”


고양시 시민사회운동의 출발은 1987년 민주화운동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역에서 공정선거감시단 활동을 했던 사람들은 고양을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시민운동의 필요성을 인식했고 이듬해 88년 7월 고양군민주실천주민회를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올해로 창립 31주년을 맞이한 고양시 대표 시민단체인 고양시민회의 설립배경이다. 이후 고양시민회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하여’란 목표를 향해 민주주의와 평등, 인권과 평화 그리고 지방자치의 영역에 숱한 활동을 벌여왔다. 

지난달 26일 고양시민회는 제32차 정기총회를 통해 여미경·최태봉 공동대표를 선출했다. 여미경 대표<사진 왼쪽>는 지난 2년간 임기에 이어 연임하게 됐으며 최태봉 대표<사진 오른쪽>는 2007~2008년에 대표직을 맡은 뒤 10여년 만에 재임하게 됐다. 올 한 해 시정감시, 공동체 사업, 세대교체 등 다양한 과제를 앞두고 있는 두 공동대표를 찾아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표로 나서게 된 계기는.
여미경(이하 여) 2011년 주민참여교육을 통해 시민회를 접하고 참여하게 됐다. 밖에서는 강성 시민단체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직접 참여해보니 어느 곳보다 공익적이고 이타적인 단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대표까지 맡게 된 것은 시민회가 저 같이 평범한 사람도 들어올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대표직을 연임하게 됐는데 지난 2년은 주로 내부적으로 챙기는 데 주력했다면 남은 2년은 외부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한다.  

최태봉(이하 최) 10여년 만에 다시 대표직을 맡게 됐다. 최근 몇 년간 시민사회를 둘러싼 주변 환경의 변화를 바라보면서 새로운 형태의 운동방향이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이 생겼다. 특히 우리 단체도 구성원의 세대교체가 필요한 상황인데 이 과정에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미경 대표와 함께 나섰다.

시민회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고양시에서 가장 오래된 시민단체로서 작년에 30주년을 맞았다. 주요활동은 시정감시, 평화통일, 풀뿌리공동체 관련 사업 등이 있다. 가장 내세우고 싶은 것은 지난 30여년간 외부 지원 없이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돼온 자생적 구조이고 덕분에 주요 사안마다 어딘가에 매이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내올 수 있었다는 점이다. 
 창립 초기에는 시대가 시대인 만큼 반독재 민주주의 활동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87년 당시 부정선거 감시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이 남아서 고양군민주실천주민회를 만든 것이 시초가 됐고 이후에 시민회로 이름을 바꾸면서 풀뿌리 민주주의, 주민자치, 인권, 평화, 통일의 가치를 내걸게 됐다. 당시만 해도 고양시 시민단체는 저희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모든 영역을 다 아우르는 활동을 했었지만 점차 여성민우회, 환경운동연합 같은 분야별 단체들이 생겨나면서 시민회는 인권, 자치, 평화 쪽에 좀 더 집중했던 것 같다. 단체역사가 오래된 만큼 고양시 주요인사들 가운데 시민회 출신들도 많이 있다.

올해 주요 활동목표는 무엇인가.
 오는 워크숍을 통해 사업계획이 확정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시민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가 공동체인 만큼 이와 관련된 소규모 동아리를 마련해 고양시와 경기도에서 하는 사업들을 아우르는 활동을 펼치고 싶다. 작년에 경기도 따복 잡담회에서 마을활동가 지원정책을 제안한 바 있는데 올해에도 이 내용을 심화시켜 정책질의를 할 예정이고 별도의 연구사업도 진행하고자 한다. 
 저는 정책개발부분에 주력할 계획이다. 시민단체가 그동안 이 부분에 소홀했던 것 같다는 반성이 들어서 올해에는 시정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새로운 정책제안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또 하나는 올해 남북평화분위기가 더욱 무르익을 예정인 만큼 지역차원에서 이와 관련된 사업들을 주도적으로 해나가고 싶다.  

시민단체의 위상과 역할이 예전에 비해 다소 약화됐다는 평가가 있다. 어떻게 대응해 나갈 계획인가.  
 과거에는 반독재와 민주주의를 가지고 싸워왔다면 이제는 시민들의 실생활과 연결되는 활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시민회가 만들어왔던 과거적 가치를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것인가. 이 부분에 있어 풀뿌리 공동체 활동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지원하는 사업을 해나가려고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세대교체인데 단순히 구성원들의 나이대를 변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운동방식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시정에 대한 비판감시기능을 강화하는 부분이다. 특히 이번 시의회는 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해 내부 균형이 무너진 만큼 시민단체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본다. 고양시에 있는 여러 시민 모니터링 그룹과 연계해서 공동으로 감시활동을 펼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임기 동안의 목표가 있다면.
 사무국의 안정화가 최대 과제다. 회원들이 납부하는 회비로 운영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임기 2년 동안 회원확충 및 재정안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정책역량강화를 시스템적으로 정착시키고 지속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시민회 구성원의 세대교체를 위한 환경조성을 조성하고 싶다. 이를 통해 30년의 시민회에서 100년을 내다보는 시민회를 만들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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