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마음을 움직이는 그림책 테라피

『그림책 테라피가 뭐길래』 작가 오카다 다쓰노부  
아람누리도서관 초청 북토크

 

오카다 다쓰노부의 책 '그림책테라피가 뭐길래'


[고양신문] 일본의 그림책테라피스트이자 『그림책 테라피가 뭐길래』의 저자 오카다 다쓰노부 초청 북토크 행사가 지난 19일 아람누리도서관에서 열렸다. 어린이와 성인 80여명이 자리를 꽉 채운 이날, 오카다 다쓰노부는 “20년 가까이 어른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알게 된 것을 들려주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책을 번역한 김보나 동화작가는 일본 그림책테라피스트협회에서 인증받은 한국인 1호 그림책테라피스트다. 이날 김 작가가 통역을 맡아 자연스럽고 유쾌한 시간을 함께 했다

“그림책을 읽어주면 아이에게 좋다는 말을 듣고 딸에게 읽어주기 시작했는데, 저 스스로가 점점 좋아져 책을 사 모으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아이에게 한번 읽어주면 ‘끝’ 하고 책꽂이에 꽂아두었지만,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게 되면서 그림책에서 메시지가 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는 그림책의 깊이와 다양한 메시지를 느낀 후 주변 어른들에게 권하기 시작했다. 대상은 주로 비즈니스맨들이었다. 이날 그들에게 들려줬던 그림책이라며 여러 권을 소개했다. 먼저 토미 웅게러의 『세 강도』라는 책을 한 페이지씩 넘기며 읽어줬다.

“주인공 여자아이 티파니가 말한 ‘이게 다 뭐에 쓰는 거예요?’라는 말에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느꼈습니다. 마치 작가가 ‘당신들은 아주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는데 돈은 무엇을 위한 거지요?’라고 어른들에게 묻는 것 같았어요. 당시 저는 건축회사에서 무척 바쁘게 일할 때였죠. 무얼 위해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건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강연장을 꽉 채운 관객들과 오카다 다쓰노부


이후 더욱더 그림책이 좋아져서 어른들에게 열심히 소개했는데 부정적 의견도 많았다고 한다. 기껏 좋은 이야기를 소개했는데, 왜 그렇게 비뚤어진 생각을 갖는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점점 다양한 의견들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같은 책을 읽어도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

『또또와 사과나무』는 심플한 책이지만 여럿이 같이 읽으니 반응도 다양했다. 각자 잘하는 것이 다 다르니까 사람들이 서로 협력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어른들에게 읽어줬다. 그런데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반응에 놀랐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많았고, 우는 이유도 다양했다.

나와는 전혀 다른 감상이나 다른 의견이 나와도 그 사람의 삶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인정하게 됐고, 그게 그림책 테라피라고 생각하게 됐다. 이어 그는 “이처럼 그림책 테라피가 확산되면 세상이 평화롭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누가 숨었지?』,『모두에게 배웠어』,『작은 조각』이라는 책을 함께 읽었다.

참석자들은 ‘나를 이루는 것들’이라는 워크 시트에 ‘불리고 싶은 이름, 사는 곳, 좋아하는 음식, 책을 읽고 느낀 점’ 을 자유롭게 적고 4명씩 그룹을 이뤄 서로 발표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서로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고 반응하면서 유쾌한 시간을 가졌다. "그림책을 의사소통의 도구로 활용한다고 생각하면 좋겠다"는 그의 설명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19일 아람누리도서관에서 강연을 한 그림책테라피스트 오카다 다쓰노부

 

싸인을 받기 위해 길 게 줄을 선 관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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