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호・조정・이재후 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생태환경 안 지켜지면 시민행복 위협
시 제안한 공동검증단 법적효력 없어
골프장 증설허가과정 적법성도 따져야
보조금 사업 없이 환경운동 확장할 것


새해를 맞아 고양시 주요 시민단체들마다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고 있다. 6년째 굳건하게 산황산 골프장 증설반대 범시민운동을 이끌고 있는 고양환경운동연합 또한 지난 1월 23일 총회를 통해 신임 공동의장단 체제를 구축했다. 조정 전임의장을 비롯해 정상호 김포관산도로 반대 주민대책위 위원장, 이재후 전 고양학운협 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날 총회에서 선임된 3명의 공동의장과 10명의 운영위원은 앞으로 2년간 고양시 환경운동을 이끄는 일꾼으로 활동하게 될 예정이다.

새롭게 취임하게 된 3명의 공동의장단을 19일 백석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의장직을 결심하게 된 배경과 현안문제에 대한 대응방안, 이후 활동계획 등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의장직을 맡기로 결심한 배경은.

이재후(이하 이): 그동안 일반 시민 입장에서 활동에 참여해왔다. 환경문제에 관심은 많았지만 환경운동가로서의 역할은 고민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대표 자리는 부담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골프장 문제, 고봉산 터널 관통문제 등 환경관련 현안이 여전히 남아있고 생태환경이 지켜지지 않으면 시민들의 행복이 위협받는다는 점에 동의를 하고 이러한 부분에서 역할을 맡고 싶었다.

정상호(이하 정): 재작년 고봉산 터널 문제로 주민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 환경운동에 참여했다. 당시 가장 적극적으로 연대해 줬던 단체가 고양환경운동연합이었고 함께 터널반대투쟁을 하면서 전문성 있는 환경단체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걸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렇게 단체활동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고양시 주요 환경사안에 관심을 가졌고 이번에 대표직까지 맡았다.

조정(이하 조): 다시 의장직을 맡게 된 것은 아무래도 산황동 골프장 증설반대운동을 지금까지 주도해왔었고 해결될 때까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에 두 분의 공동의장이 새로 와주셔서 든든하다. 앞으로 두 분이 단체 운영에 중요한 일들을 맡아서 하실 예정이고 또 실무를 맡을 사무처장도 새로 온 만큼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다.

고양환경운동연합의 주요 활동은.

이: 고양지역의 환경지킴이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고 있는 산황동 골프장 증설반대운동뿐만 아니라 고양시의 다양한 환경문제에 개입하고 잘못된 행정에 맞서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시민들뿐만 아니라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환경문제를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그밖에 내부적으로 환경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일꾼들을 모으는 사업도 중요하게 펼쳐나갈 예정이다.

골프장 문제가 많은 시민들의 관심사다. 천막농성을 두 달째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조: 골프장백지화는 결코 쉬운 투쟁은 아니다. 행정이 알아서 해결해주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사례를 보더라도 1년 넘게 농성하는 과정이 있어왔다. 더군다나 고양시는 천막설치 과정에서 강압적으로 대응하는 등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어 이런 부분이 싸움을 더 장기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시의 공식입장에 따르면 산황동 골프장 백지화라는 대전제에 대해 변한 것이 없기 때문에 시장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 명색이 시정의 최고 책임자라면 자신을 믿어달라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시민들이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자기 입장만 호소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이재준 시장은 직권취소를 할 경우 행정소송에서 패소한다고 계속 이야기 하는데 그렇다면 공개토론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명확하게 내용을 전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가 골프장 문제 해결방안을 위한 공동검증단을 제안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이: 지금 시점에서 공동검증단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아무런 법적 효력도 없을 뿐더러 내용과 순서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강원도나 인천 사례처럼 골프장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행정과 시민 간의 특별위원회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제안한다면 검토해볼 용의가 있는데 그런 소통과정은 전혀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만 하는 것은 문제 아닌가. 사실 범대위도 현 시장의 당선 이후 신뢰하고 기다렸다. 적어도 행정가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하는 의지가 있다면 먼저 시민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조: 아직 사업자가 토지구매를 하지 않은 시점인 만큼 지금 직권취소를 해야 행정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오히려 적은 것 아니겠나. 그리고 공동검증을 한다면 환경적 측면뿐만 아니라 골프장 증설허가 과정에 대한 적법성 부분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양시에는 산황동 골프장뿐만 아니라 장항습지 등 다른 환경현안들도 많이 있는데 이들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이: 장항습지 경우 다양한 시민모니터링 단체가 가시박 제거 활동에 참여하고 있고 관심도가 높기 때문에 환경운동연합은 상대적으로 관심 밖에 놓인 환경이슈들을 발굴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많은 시민과 단체들이 환경문제를 놓고 참여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우리 단체의 주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환경운동연합의 그 외 주요 목표가 있다면.

조: 올 한해 핵심사업 중 하나가 회원확대운동이다. 골프장 반대운동을 계기로 최근 몇 년간 단체 내 인력풀이 늘었고 상황도 많이 나아졌다. 이제 제대로 된 활동을 펼치기 위해 일단 올해 회원 1000명을 목표로 사업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그밖에 내부역량 강화와 교육프로그램 확대 등도 추진 중이다.

정: 독립성을 더 강화시키기 위해 올해부터는 보조금사업을 일절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환경지킴이, 환경교육 등은 자체 예산으로만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운영위원 구성도 전체적으로 젊어졌고 다들 고양시 환경문제에 대한 의식들이 높아서 앞으로 기대가 크다. 이분들과 함께 회원역량 강화를 해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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