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아닌 '우수로', 수질개선 한계 있어

▲ 수년째 슬러지와 악취로 인해 애물단지로 전락한 한류천 수변공원. 한류천은 강우가 집중되면 하천 바닥에 있는 슬러지가 수면 위로 올라와 산책로까지 쌓이고 있어 공원의 기능이 상실된 상태다.

하천 아닌 우수로, 수질개선 한계 있어
한류천 해결 없이 K컬처밸리 진행 못해
“복개가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한 방안”


[고양신문] 고양시 한류천 수변공원이 악취 등으로 수년째 공원 기능을 상실한 가운데, 고양시가 계획하고 있는 수질개선 사업(사업비 270억원)이 오히려 혈세를 낭비할 것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K-컬처밸리 사업 주체인 CJ케이밸리 측이 수변공원을 콘크리트로 덮고(복개) 그 위에 인공 생태하천을 조성하는 것이 수질(악취)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제안하면서 한류천 수질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 재점화되고 있다.

CJ 측은 27일 시의회를 방문해 이윤승 시의장, 김서현 시의원, 관계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류천 수질개선 방안에 대해 의견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CJ케이밸리 관계자는 “자체 용역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한류천 수질개선은 하천의 구조적 문제로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복개하고 그 위에 1급수의 인공하천이 흐르는 공원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케이밸리 관계자는 “시가 추진하려는 방안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해 토론회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수질개선 효과를 담보할 수 없을 것이란 의견을 냈었고, 우리 용역에서도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며 “한류천이 원래는 하천이 아니라 우수로, 또는 오수관로라는 점을 상기하고 수질관리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한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하수처리장 처리수(3급수)를 수변공원 상류로 끌어와 물 공급을 원활히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의 수질에서 더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는 데에 많은 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어 혈세를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케이밸리 관계자는 “회복이 불가능한 곳에 207억원의 예산을 들이기보단 돈이 더 들더라도 복개를 하고 그 위에 하천을 새로 꾸미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CJ 측이 한류천 수질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핵심사업인 테마파크 부지 한가운데로 한류천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한류천 악취는 K-컬처밸리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CJ는 이를 완벽히 해결하기 위해 현재의 수변공원을 복개하고(사업비 770억원 예상), 그 위 상부구조에는 농업용수를 활용해 인공하천과 공원(사업비 250억원 예상)을 꾸밀 것을 시에 제안했다. 재원마련은 고양시·경기도·CJ의 합의가 필요하지만, 복개비용을 제외한 인공하천 공원은 CJ가 전액 부담하겠다며 복개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드러냈다.

수변공원 부지가 고양시 재산인 만큼 사업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고양시의 손에 달렸다. 수변공원을 원만히 해결하지 못할 경우 K-컬처밸리 사업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어 이재준 시장 입장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도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시는 오는 4일 간담회를 열어 시의회(건설교통위원회) 의견을 청취·반영해 향후 수질개선 사업에 대한 실시설계용역을 착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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