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포커스 – 미네르바스쿨

혁신적인 첨단기술 융합교육 시스템  
학문적 연구와 동시에 실용 지식 중요
각 도시에서 애플, 구글, 카카오와 협업
학생선발 기준은 지적 호기심과 역량

 

미네르바스쿨은 캠퍼스가 없다. 학생들은 4년 동안 샌프란시스코,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울, 베를린, 런던 등 전 세계 7개 도시에서 기숙사 생활을 한다. 각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실제 세상이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는지 직접 현장에서 느끼기 위해서다. 그리고 현지 도시에서 구글, 애플, 우버, 아마존, 카카오, 네이버 등의 기업에서 데이터분석, 엔지니어, 리서치 분야 등의 인턴으로 협업하며 배운 것을 실제 현장에 적용해본다. [사진 = 미네르바스쿨홈페이지]

 

[고양신문] “하버드대학보다 입학하기 더 어렵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 미네르바스쿨에 대해 설명할 때 가장 대표적으로 쓰는 한마디다. 2014년 29명의 학생으로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200여 명의 신입생을 모집했는데 전 세계 70여개 국가에서 2만 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2%대의 합격률을 보이며 하버드대(4.6%), MIT(6.7%)와 비교됐기 때문이다. 

세계 교육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이 대학의 슈 차오 모(Shu Cao Mo) 아시아 지역 매니저 초청 설명회가 지난달 18일 서울 강남 애임하이교육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미래를 한번 상상해보자. 지구상의 경제적·문화적·사회적 배경이 서로 다른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다. 눈부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현존하는 대부분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 학자들의 예측이다. 4년 후 혹은 7년 후 대학을 졸업할 시점이 되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많은 일들은 더 이상 아이들의 몫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교육의 모습은 과연 어떠해야 할까. 미네르바스쿨은 바로 그런 고민의 끝자락에서 시작됐다. 

대학교육과 기업현장의 괴리 커
미국에는 이미 4700여개의 대학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또 새로운 대학을 만들었을까. 기존의 탑 클래스 대학들은 일반 사람들이 감당하기에는 학비가 너무나 높다. 재능은 전 세계에 골고루 분포해 있지만 기회는 균등하게 주어지지 않은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에는 더 이상 현행 대학교육이 학생들이 직업을 선택하거나 실제 기업 현장에서 바로 적용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2014년 미국 지멘스의 연구에 의하면 80%의 현재 직업이 미래에 사라질 것이고, 같은 해 미국대학협회의 연구에 따르면 91%의 고용주가 비판적 사고능력, 효율적인 의사소통능력,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구직자의 학위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갤럽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충격적이다. 96%의 미국대학 최고 책임자들이 학생이 직업을 구하는 데 있어 효과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신한 반면, 대학이 학생들에게 현장에서 필요한 능력을 잘 가르치고 있다고 답한 고용주는 단 11%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대학과 실제 기업현장의 괴리는 너무나 크다. 

 

슈 차오 모(Shu Cao Mo) 미네르바스쿨 아시아 지역 매니저는 “현행 대학교육 시스템으로는 학문간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적인 교육을 할 수 없기에 미네르바스쿨이 탄생했다”며 “점수가 아닌 오직 능력만을 기준으로 선발된 모든 학생들에게 경제적 부담없이 자신의 잠재력을 성취로 연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융합적 학문연구와 현장교육 병행
학생들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성취로 연결시키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은 과연 무엇일까. 이 자리에서 미네르바스쿨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교육의 구성요소를 ‘왜(why), 어디서(where), 어떻게(how), 무엇을(what), 누가(who)’라는 5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설명하려고 한다. 

먼저, 우리는 왜(why) 새로운 학교를 만들었을까. 리더쉽, 혁신, 글로벌 시민의식, 문제해결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대다. 그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학문간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적인 교육이 너무나 중요한데 현행 대학교육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둘째, 어디서(where)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미네르바스쿨은 캠퍼스가 없다. 4년 동안 샌프란시스코,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울, 베를린, 런던 등 전 세계 7개 도시에서 기숙사 생활을 한다. 첫 1년은 샌프란시스코에 공부를 하고 매 4개월마다 다른 도시로 이동한다. 미국 문화, 이슬람 문화, 라틴아메리카 문화, 아시아 문화 등을 직접 경험하며 그 차이를 이해하고 실제 세상이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는지 직접 현장에서 느끼게 된다. 

학생들은 각 도시에 있는 대표적인 기업, 기관, 단체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협업을 진행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구글, 아마존과, 서울에서는 카카오, 아르헨티나에서는 교육부, 문화관광부 등 정부기관과 함께 했다. 공부나 생활을 위해 단순히 거주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통해 학문적으로뿐 아니라 사회적 영향을 발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100% 세미나식 수업 후 DB 저장  
셋째, 우리는 어떻게(how) 학생들을 지도할까.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정보 전달 위주의 전통적 교육방식은 가르치는 교수 입장에서는 가장 효율적이다. 하지만 배우는 학생 입장에서는 결코 좋은 방식이 아니다. 수업시간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는 비율이 10%정도 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미네르바의 교육은 전통적인 교실강의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다이나믹하다. 모든 수업은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Active Learning Forum(ALF)이라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된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와 같은 시험은 아예 없다. 별 준비없이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일반적 온라인 수업이 아니다. 매 수업에 앞서 읽고 보고 생각해 와야 할 과제가 엄청나다. 한 수업 당 참여 학생이 최대 18명을 넘지 않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소규모 온라인 세미나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깊게 생각하고, 비판적 사고능력과 효율적인 의사소통 능력까지 키우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 기술팀이 아카데미팀과 협업을 통해 만든 이 프로그램에 의해 모든 수업은 100% 저장된다. 교수는 수업이 끝난 후 이 기록을 바탕으로 철저히 평가해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 모든 과정이 4년간 데이터베이스로 보관된다. 

 

모든 수업은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Active Learning Forum(ALF)이라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소규모 온라인 세미나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깊게 생각하고, 비판적 사고능력과 효율적인 의사소통 능력까지 키우는 경험을 하게 된다. [사진 = 미네르바스쿨홈페이지]

 

교육에 과학기술 접목해 지혜 키워  
넷째, 미네르바 학생들이 배우는 것은 무엇(what)일까. 미네르바스쿨의 혁신적인 부분 중 하나는 ‘지식’을 새롭게 정의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실용적인 지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린 학생들도 현명한 의사결정 능력과 지혜를 겸비하기를 원한다. 반드시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경험을 쌓고 나이를 먹어야만 지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발달된 과학기술 문명을 잘 활용하면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지혜로운 의사결정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다. 

컴퓨터와 과학 덕분에 인간의 뇌가 어떻게 구성되고 작동하며 결정을 하게 되는지 많은 것을 알게 됐다. 미네르바에서는 그런 새로운 지식을 첨단 교육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활용해 실제 교육에 계속해서 적용해가고 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들이 특정한 분야에 한해서만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폭넓은 공부와 생각을 통해 혁신적인 사고능력을 키우며 글로벌 시민의식을 함양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상호소통능력이 핵심적인 역량이라고 정의하고, 1학년 때 공통 기초과정(Cornerstone Courses)에서 집중 교육을 실행한다. 2학년 말이 되면 전공을 선택하고, 3~4학년에 걸쳐서는 성취과정(Capstone Courses)을 통해 교수와 함께 심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미네르바스쿨에는 예술인문학, 컴퓨터과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비즈니스 등의 5개 전공이 있다. 모든 수업은 가장 최신 정보를 공유하며 진행되고, 각 전공은 반드시 융합교육을 필수로 한다. 예를 들어 철학을 전공하는 학생은 코딩수업도 이수하게 된다. 미네르바에서 철학을 전공한 학생은 다른 대학 학생과 달리 취업걱정 없이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다.
  
우리는 학문적 연구 외에도 자기관리, 글로벌 문화적 소양, 전문가로서의 자질, 책임감, 인간관계 능력 배양 등에 중점을 둔 통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학생이라고 해서 배우기만 하는 것은 소용없다. 현장에 적용해봐야 한다. 구글, 애플, 우버, 아마존, 카카오, 네이버 등의 기업에서 데이터분석, 엔지니어, 리서치 분야 등의 인턴으로 협업하며 일하는 이유다. 조사해보니 87%의 학생들이 인턴을 마치면서 의미 있다고 평가했고, 또 90%의 기업 관계자들도 우리 학생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수행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미네르바스쿨 재학생들은 실용적인 지식에 기반 해 분야를 넘나드는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있는 경험을 축적해 가고 있다.  

점수 필요없고 ‘능력’ 기준 학생 선발
그럼 과연 누가(who) 미네르바스쿨에서 공부할 수 있나. 가장 궁금한 부분일 것이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우리의 문제의식은 ‘재능은 전 세계에 골고루 분포해 있지만 기회는 주어지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많은 미국 대학들은 유학생 비율을 임의로 정해놓고 있다. 미네르바는 그렇지 않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75%의 학생들이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 출신이다. 현재 여학생과 남학생 비율은 60대 40이다. 대학건물을 짓고 유지하는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른 최고 대학들 등록금의 3분의1 정도 수준으로도 교육을 받을 뿐 아니라 재학생의 80%가 장학금을 받고 있다. 

미네르바가 학생을 뽑을 때 핵심적인 평가기준으로 보는 것은 ▲세상에 대한 지적 호기심 ▲특정 분야에 대한 성취 ▲학문적 탁월성 ▲협력적이고 공동체적 마인드 ▲독창적인 기업가 정신 ▲리더로서의 잠재능력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업성적과 지적능력만이 아니라 책임감, 도덕적 성숙함, 글로벌 의식 등을 유심히 들여다본다는 점이다. 

모든 지원자를 동등하게 보고, SAT같은 정형화 된 시험성적은 요구하지 않으며 전형료도 안 받는다. 창의적 사고력, 논리력, 지적 일관성, 분석적 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자체 테스트와 면접을 거쳐 오직 지원자의 ‘능력’만을 기준으로 학생을 뽑는다. 

복잡하고 어려운가? 간단히 두 줄로 정리하겠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주체성이 강하며, 배움에 대한 갈망이 크고, 세계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높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미네르바스쿨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슈 차오 모(Shu Cao Mo) 미네르바스쿨 아시아 지역 매니저는(사진 오른쪽) “저는 하버드를 졸업했지만 차원이 다른 미네르바의 혁신적 교육을 받고 싶어 석사과정에 지원했다”며 웃었다. 사진 왼쪽은 손재호 애임하이교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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