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추가 파병

한번 한 약속을 죽음으로 지킨 이야기로 노(魯)나라 미생(尾生)의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미생이 사랑하는 여인과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다. 만나기로 한 날 다리 밑에서 기다리는데, 여인은 아직 오지 않고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물이 점점 불어났다. 그러나 미생은 다리 기둥을 붙들고 버티며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결국 물에 휩쓸려 익사했다는 이야기 이다. 이런 미생에 대해 신뢰의 상징적인 인물이라며 칭송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남겨진 그의 애인은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미생을 진실로 사랑하는 여인이었다면, 모르긴 몰라도 물이 불어나면 다리위에서 기다리지 왜 다리 밑에서 기다리다 죽었느냐고 원망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장자(莊子)는 미생을 “쪽박을 들고 밥을 비는 거지(操瓢而乞者).『莊子』<盜?>”라고 평하였다. 미생이 약속을 지켰다는 ? 者隙?얻으려다 죽은 것은, 밥을 비는 거지처럼 궁색한 짓이라는 것이다. 융통성 없이 약속을 곧이곧대로 지키려다가 죽은 미생을 비판하는 말이다.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한 찬반 논란이 가중되는 이 때 생각해볼만한 이야기이다.
<회산서당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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