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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마중물 개성공단, 하루 빨리 다시 열리기를…<고양경제포럼>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목소리를 듣는다
  • 유경종 기자
  • 승인 2019.03.14 10:56
  • 호수 1411
  • 댓글 0

이희건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
박창호 하나로민족협력재단 사무총장 주제발표

 

13일 열린 고양경제포럼 참석자들이 고양시만의 대북경협 로드맵을 만들어 평화와 경제의 시대를 함께 열어가자는 다짐을 했다.


[고양신문] 하노이 2차 북미정상 회담의 예상 밖 결렬로 인해 가장 크게 실망한 이들 중 하나는 바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다. 3년째 대북제재가 풀리기만을 학수고대하며 힘든 시간을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희건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대부분의 입주기업 대표들은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개성공단에 다시 들어갈 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희건 이사장은 13일 일산동구청에서 열린 고양경제포럼의 첫 주제발표자로 나섰다.

이어 두 번째 발표를 한 박창호 하나로민족협력단 사무총장(전 한신대 초빙교수)은 “북한은 결코 핵으로 세계를 위협하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한 후 “북한 사회의 변화와 정책 흐름에 주목해 정밀한 경협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고양신문 주최로 열리는 고양경제포럼은 고양의 기업·경제인들과 시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매달 구체적 사안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포럼에 참석한 이재준 시장은 “북핵을 둘러싼 국제관계가 워낙 예측불허라 시 차원에서 그림을 그리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토로하면서도 “남북경협은 3중의 개발 제약에 묶여있는 고양시 경제의 탈출구다. 국제정세가 풀리면 고양의 기업인들과 함께 북한을 방문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 노크해 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건의 주제발표 주요 내용을 차례로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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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고양시 기업만 9곳, 시의 적극적 로드맵 기대한다
<발표1> 이희건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절박한 사정과 바람을 발표해 큰 울림을 전해준 이희건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


공단 폐쇄 길어지며 경영난 봉착
기업주 90% 재입주, 국민 70% 재가동 원해

2004년 첫 가동을 시작한 개성공단이 박근혜 정부의 전격 철수조치로 인해 문을 닫은 지 어느새 3년이 지났다. 당시 정부와 언론에서 연일 대응정책을 쏟아냈지만, 몇 개월이 지나자 관심이 사라져버렸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은 당연히 경제적 가치를 고려해 참여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북경제공동체 실현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 때문에 대통령의 독단적 통치행위로 공단이 폐쇄된 것이 더더욱 안타까웠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총 124개인데, 이중 경기도 기업이 41개, 고양시 기업이 9개나 된다. 개성공단 철수조치로 이들이 입은 직·간접 피해는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다. 현재 고양시 9개 기업 대부분이 매출이 급감하고, 바이어들이 이탈하고,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기업경영을 잠정 중단한 기업도 나오는 형편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은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잘 되기를 누구보다도 기대했지만, 결렬돼 너무도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후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매일 반복되고 있어 하루하루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대로 정상화가 더 늦어지면 입주기업 중 과연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국민들은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국가로부터 큰 보상이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과 전혀 다르다. 우선 정부는 직접적 영업피해에 대해 단 1원도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 다만 유동자산은 지금까지 확인된 금액의 90%를 지원받았다. 또한 고정자산은 경협보험을 통해 보험금을 받았지만, 이는 추후 개성공단에 다시 들어가면 반납해야 하는 돈이다. 이게 국가를 믿고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이 국가로부터 받은 보상조치의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경우 다시 들어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입주기업의 90%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우선적으로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70%를 넘었다. 90%의 기업인이 재입주를 원하고, 70%의 국민들이 재가동에 찬성한다는 말이다. 이처럼 개성공단은 여전히 기업과 교류의 희망이다.

개성공단은 특히 중소기업에 매력적이다. 현재 한국 중소기업들은 저성장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경협은 분명 커다란 돌파구가 될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투자가 짐 모리스가 자신의 모든 자산을 북한에 투자할 의향을 밝혔듯, 핵 문제만 해결된다면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

지금까지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경공업 중심이었지만, 북한은 도로와 전기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빗장만 열리면 북한의 기반시설 구축 시장에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참여할 여지가 무척 높다. 또한 북한의 소비 인구 자체도 작은 시장이 아니다. 이러한 배경을 볼 때 남과 북의 경제력이 힘을 합쳐 ‘통합 코리아’라는 브랜드로 국제 FTA 시장에 대응한다면 엄청난 힘을 발휘하리라 확신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참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다행히 현 정부는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그리고 있다. 여기에 북한과 가장 근접거리에 있는 고양·파주 기업들이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를 적극 고민해야 한다. 고양시는 분명 평화경제 특별시로 성장할 수 있는 프리미엄을 안고 있다. 시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인들과 소통하며 대북 경협과 문화·체육·예술 교류 로드맵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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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경협 성공모델 만들기에 고양은 최적의 입지”
<발표2> 박창호 하나로민족협력재단 사무총장

 

북한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요청한 박창호 하나로민족협력재단 사무총장.


핵 중심에서 벗어나 북한 경제변화 주목
북한 ‘개발구’ 1곳 특정해 집중전략 펼쳐야

2000년대 초부터 북한에 40번 정도 다녀왔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된 2011년 이후에는 북한에 갈 기회를 얻지 못했다. 고난의 행군을 겪던 시절, 북한의 형편은 정말이지 처참했다. 하지만 미디어를 통해 본 현재의 평양의 풍경은 깜짝 놀랄 만큼 바뀌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지나는 동안 우리사회는 북한의 변화를 제대로 목격하지 못하고 세월을 보내고 만 것이다.

우리는 북한을 오로지 핵 중심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다보니 내부의 다른 측면을 전혀 보지 못한다. 얼마전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대회가 있었다. 하노이회담이 성과 없이 결렬됐음에도 북한은 경제우선정책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나는 북한이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생각한다.

북한경제는 국가 중앙통제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시장화가 확산되고 있다. 북한 전역에 장마당이 500개나 생겼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앙에서도 뭔가 조치가 따라야 했다. 2011년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5개 경제특구와 22개 개발구를 만들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게 그 해답이었다. 하지만 외부 자금이 들어오지 못해 실행이 미뤄지고 있는 형편이다. 북한이 근본적으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보았듯 북한은 지금까지도 핵미사일 카드를 대미 협상술로 사용하고 있지만, 결코 과거로 돌아가 핵실험을 강행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내부적으로도 큰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된 것이다.

북한 시장 진출을 바라는 기업들은 북한에서 발표한 22개 개발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신 한반도 경제지도는 역시 북한의 개발구를 염두에 두고 그린 그림이다. 동해와 서해 벨트, 중국과의 접경지대에 개발구가 집중돼 있다. 그 인프라 구축을 남측 기업이 담당하겠다는 바람을 담아 작성된 지도인 것이다.

고양시 역시 국가 정책과의 접점을 지혜롭게 찾아야 한다. 구체적인 제안을 하자면, 북한의 작은 개발구 한 곳에서 성공모델 하나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예를 들어 평양과 신의주 사이의 농업개발구 한 곳에서 전기 설비와 병원 등을 지원하고, 고양시 중소기업들이 집중적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잘만 하면 5~6년 안에 대북경협의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전략을 펼치기에 고양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본다.

또 하나는 고양시가 북한에 진출하려는 기업의 메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본사를 고양시로 옮겨올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처럼 핵 중심으로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북한경제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며 기회를 준비한다면 머잖아 좋은 시절이 반드시 찾아오리라 기대한다.
 

참석자들과 함께 토론을 펼치고 있는 이재준 고양시장. 맨 오른쪽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중 한 곳인 평화유통의 고문중 대표.

 

행사를 시작하며 신영희 (주)D&B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 대표는 “추위를 견디고 피는 야생화처럼, 고양의 기업인들 모두가 어려움을 이기고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시기를 바란다”는 인사를 전했다. (주)D&B는 다양한 제과·제빵 제품을 생산하는 고양의 기업이다.

 

“파주·고양 뿐 아니라 개성공단 입주기업 전체의 긴밀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 안지호 고양시정연구원 연구위원.

 

이날 포럼 말미에는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우수기업 소개의 자리도 마련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FDA 의료기기 승인을 받은 정수기를 생산하고 있는 (주)한우물 강우람 대표가 자사 제품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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