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도 첫 특수학급 설립. 통합교육 결실, 올해 한 학급 추가

“장애편견 없애는 긍정적 효과”
수준 높은 시민의식의 반영 


고양시 용정초등학교가 장애와 비장애의 장벽을 허물고 학교 안 통합교육의 물꼬를 트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내 처음으로 일반 학교내 복합특수학급 1개 학급을 신설한 용정초는 올해 한 학급을 추가로 신설해 운영하기로 했다. 장애학교 설치를 반대하며 시위를 벌였던 서울의 한 지역과 사뭇 다른 결과다. 

1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2019년 48억원 예산을 편성해 도내 4개 학교에 총 10곳의 복합특수학급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양시는 용정초가 올해 두 학급을 운영할 계획이다. 

복합특수학급에서는 중도·중복장애 학생들이 수업을 듣게 된다. 중도·중복장애란 장애 정도가 매우 심하고 장애가 두 가지 또는 그 이상 중복해 있는 경우로 이들에겐 특별하게 고안된 교육적, 사회적, 심리학적, 의학적 서비스가 필요하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중도·중복장애학생들은 특수학교를 다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학교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통학거리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수학교설립과 별개로 장애학생들의 교육공백을 최소화하고 비장애학생과 공존하는 새로운 형태의 통합된 특수교육환경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복합특수학급은 학생 4명당 1.5명의 특수교육 전담교사가 배치되며 중도·중복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일제 수업을 진행한다. 

용정초등학교는 작년 3월부터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논의를 거쳐 복합특수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장애학급이 생긴다는 소식에 일부 학부모들이 불안해하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추진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설득과 동의과정을 거치면서 우여곡절 끝에 작년에 처음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구 심상정 국회의원도 적극 참여해 복합특수학급 설립에 힘을 실어줬다. 심상정 의원실 관계자는 “작년 경기도교육청과 장애인단체 학부모들이 찾아와 복합특수학급 시범사업을 위한 학교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해왔다”며 “추진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심상정)의원님이 직접 용정초 학부모들을 만나 사회적으로 필요한 시설인 만큼 열린 마음으로 논의해 줄 것을 요청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등 성숙한 합의과정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복합특수학급에서는 장애학생들을 위해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근에 위치한 명지병원과 연계하는 의료지원 서비스도 추진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비장애학생과 해당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인식개선을 위한 인권교육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다른 학급과 별도로 운영되지만 학교 주요 행사에는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다. 올해 추가된 복합특수학급의 경우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며 4월경 학부모 총회의 동의를 얻어 학생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박용기 용정초 교장은 “작년 한 해 복합특수학급을 운영해 본 결과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문제점은 발생하지 않고 오히려 비장애학생과 장애학생이 함께 어울리다보니 장애에 대한 편견이 줄고 함께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는 등 인권감수성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며 “장애학생들도 통합된 환경에서 교육을 받다보니 아무래도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복합특수학급 운영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장애학생에 대한 사회인식이 부족한 탓에 학급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용정초와 같은 좋은 사례를 통해 인식개선이 이뤄지고 장애학생들의 교육선택권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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