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초 농경문화발상지가 바로 고양땅”
일산신도시 개발과정에서 가와지볍씨 발견

고양600년 계기로 리모델링 후 재개관
학술대회, 연구서출판, 인문강좌 등 진행

 


[고양신문] 고양가와지볍씨박물관이 개관 5주년을 맞았다. 덕양구 원흥동 고양시농업기술센터 내에 자리하고 있는 고양가와지볍씨박물관에는 한반도 최초의 재배볍씨인 고양가와지볍씨를 비롯해, 고양땅의 오랜 역사를 증명하는 소중한 선사시대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또한 선사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유구한 농경문화의 변화상을 살필 수 있다.
지난 15일 고양가와지볍씨 인문학 강좌가 열린 자리에서 박물관 5주년을 자축하는 순서가 열리기도 했다. 고양가와지볍씨박물관의 건립 배경과 역사를 살펴보자.


고양 가와지 유적의 조사와 진행

1991년 신도시 중 하나인 일산에서는 도시개발을 하기 전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는데, 손보기 교수(당시 한국선사문화연구소장)를 발굴단장으로 1지역, 2지역, 3지역, 4지역을 나누어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발굴 착수한 지 2주일쯤 지났을 때, 2지역(대화리 가와지)의 충북대학교 이융조 교수팀이 약 1.5m 내려간 토탄층에 있는 가래나무 사이에 볍씨 한 톨을 발견했다. 이 볍씨의 정확한 연대를 밝히고자 미국의 저명한 베타연구소로 보내 5020년 전 신석기시대의 벼로 확인됐다. 이어서 볍씨연구자인 농촌진흥청 박태식 박사의 연구로 재배벼임이 밝혀져 학계의 큰 관심을 받게 되었다. 고양땅에 정착한 조상들이 오래 전부터 벼농사를 지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1994에는 년 당시 고양문화원 원장과 고양신문사 사장을 겸하고 있던 이은만 문봉서원장이 가와지볍씨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고양의 선사문화와 자연환경’을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열고, 이융조·박태식·김주용 등 3인의 전문가들로부터 고고학·볍씨·환경학 등의 연구 결과를 통해 가와지볍씨가 재배벼임을 밝히고 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같은 해 9월 일본 주요 언론 중 하나인 마이니치신문 문화면에 가와지볍씨 연구성과가 크게 보도돼 아시아의 선사시대 벼농사 연구에 큰 파문을 던지기도 했다.
 

고양가와지볍씨박물관은 2014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재개관했다.


다양한 활동으로 가와지볍씨 가치 알려

이후 2001년 농촌진흥청의 예산 지원으로 고양시농업기술센터에 세워진 전시관 개관 기념으로 국제회의를 개최했으나 그 뒤 별다른 활동을 갖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고양 600주년 기념 사업으로 학술 행사와 국제회의 개최와 함께 박물관 리모델링을 추진해 드디어 2014년 3월 19일 ‘고양 가와지볍씨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재개관하고, 볍씨를 조사하고 연구해 온 이융조 충북대 명예교수를 명예 관장으로 위촉했다.

이후 고양 가와지볍씨박물관은 가와지볍씨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고양시민대학 강좌 개설과 월간지·주간지를 통한 홍보를 펼치는 한편 가와지유적 원위치를 찾는 노력으로 가와지 발굴지점에 조그만한 표석을 세우기도 했다. 그 외에도 가와지볍씨 연구서 출판, 학회와의 학술대회, 국제회의 개최, 가와지볍씨 인문학 강좌 등을 통해 고양 시민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에게도 고양가와지볍씨의 가치와 유구한 농경문화의 역사를 널리 알려왔다.

이융조 명예교수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권의 중심이 우리 고양땅이다. 앞으로도 ‘우리의 선사와 고대문화에도 한류가 있었다’는 문화적·역사적 사실을 알리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박물관 개관 5주년의 소감을 밝혔다.
 

지난 15일 열린 인문학강좌 참석자들이 고양가와지볍씨박물관 5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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