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산동 한 빌라 하수관 공사 중 오수역류. 주민 “시 아무런 조치 없어”

[고양신문] “일주일째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어요. 냄새가 너무 심해서 이웃들의 항의가 빗발치는데 시에서도 조치할 수 있는 게 없다고만 하고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한 상황이에요.”

관산동의 한 빌라에 거주하는 이모씨에게 최근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 시에서 인근 하수관로 청소작업을 진행하던 중 오수가 역류해 집안으로 흘러넘치게 된 것. 같은 빌라의 3~4개동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반지하였던 이씨의 집이 겪은 피해는 특히 심각했다. 이씨는 “하수도에서 넘쳐흐른 오수로 인해 집안이 엉망이 되고 심한 악취로 인해 도저히 집에 머무를 수 없는 상태가 됐다”며 “내년이면 고3인 딸과 함께 살고 있는데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차안에서 먹고 자는 생활만 반복하는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집 청소를 위해 청소업체 사람들을 불러봤지만 다들 작업을 꺼려하는 탓에 어쩔 수 없이 직접 소독청소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시 하수행정과에 따르면 지난 30일 인근 지하에 매설된 하수관로가 막혔다는 주민들의 민원을 받고 현장에 출동해 공사를 진행하던 중 문제가 발생했다. 시 관계자는 “개인빌라부지에 매립된 관로여서 원래 시에서 관리할 대상이 아니었지만 주민들의 요구 때문에 공사를 진행하던 중 오수가 역류한 것”이라며 “어쨌든 행정에서 진행한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계속 현장에 방문하면서 해결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피해자인 이모씨는 시에서 ‘선조치 후배상’ 원칙만 내세우며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담당 공무원은 먼저 청소작업을 마친 뒤 비용을 시에 청구하라고 하지만 견적이 1000만원이 넘는데다가 당장 그 돈을 마련할 방법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긴급구호자금이라도 마련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따라 용적물 보험을 통해 추후 손해비용을 배상할 수는 있지만 당장 자금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는 없는 상황”이라며 “긴급복지지원에 대해서도 알아봤지만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현재로서는 도움을 줄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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