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신용 신임 고양시자원봉사센터장 인터뷰

자원봉사는 시민·공공성 통해
지역문제 해결 참여활동 돼야
시민참여, 민간이사장 제안
장항습지 봉사, 인센티브 확대 


“처음부터 나서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그전에 공직자 출신을 한번 경험했으니 이번에는 민간전문가 출신이 맡는 게 좋지 않을까 싶기도 했죠. 하지만 주변 권유가 있기도 했고 저도 외부에서 센터를 바라보며 나름 생각했던 부분이 있어서 고심 끝에 지원하게 됐어요.” 

시민성·공공성 기반의 자원봉사를 이끌 고양시자원봉사센터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허신용 센터장. 2017년 고양시 민생경제국장을 마치고 퇴임했던 그는 공직기간 동안 동료후배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지역 시민사회에서도 두터운 신망을 받아온 인물이다. 특히 공무원노조 위원장 시절 동료 조합원들과 함께 처음으로 단체봉사활동을 진행했으며 2010년 당시 자원봉사센터 법인화 과정을 직접 구상·기획하는 등 자원봉사와 남다른 인연을 가지기도 했다. 

면접 당시 허신용 센터장이 내세웠던 것은 센터의 민간성·시민성 혁신이었다. 민간참여강화 및 재원확보 다각화를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현재 시장이 맡도록 되어 있는 이사장직을 민간출신으로 전환해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궁극적으로 시민참여확대를 통한 지역사회 문제해결에 앞장서는 자원봉사센터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센터장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센터 법인화 당시 담당부서 실무책임자를 맡아 로드맵을 작성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새마을회가 운영하던 자원봉사센터를 시 직영으로 전환하는 과정이었는데 그때 센터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이후에도 시민복지과장 등 관련 업무를 맡으면서 기회가 생기면 역할을 맡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공무원 시절부터 동료들과 함께 장애인 시설 목욕봉사를 10년 넘게 해온 경험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이번에 자원봉사센터를 이끌 적임자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고 주변의 권유도 있어서 지원했다. 사실 이번엔 민간전문가가 맡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던 터라 내가 지원하는 것이 맞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 하지만 자원봉사센터를 시 산하기관보다는 독립된 민간법인의 성격으로 시민성을 확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표를 가지고 나섰다. 

면접 당시 어떤 부분들을 주로 강조했나.
기존에 갖고 있던 자원봉사에 대한 생각의 범주를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외계층을 도와주는 봉사개념도 중요하긴 하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복지기관과 시설들이 있고 복지협의체에서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자원봉사센터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을 넘어 지역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시민성·공공성을 바탕으로 한 자원봉사를 통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원봉사를 통해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사례는 무엇인가.
대표적으로 장항습지 가시박 문제가 있다. 환경문제이긴 하지만 행정예산만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환경단체들만의 힘으로도 부족하다. 시민들이 가시박 제거 자원봉사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문제의 심각성도 깨닫고 습지보전의 필요성도 다시금 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인 만큼 환경단체와 자원봉사센터의 협업뿐만 아니라 지역 내에 있는 기업들도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결합시켜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이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센터 차원에서 먼저 의견도 제시하고 각 기업들마다 제안서도 돌릴 예정이다.  

최근 자원봉사자 수가 정체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통계적으로 보면 전국적으로 자원봉사 참여비율이 정체되거나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적극적인 참여비율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동원된 인원을 중심으로 과대평가된 부분이 있었다면 최근 몇 년간은 인원이 정체되긴 했지만 내실이 좀 더 튼튼해져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센터에서는 이러한 분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될 것 같다.

올해 주요 사업계획은.
우선 공동체지원센터 등 주요 중간지원조직들과 협업체계를 강화해 중요한 사안들을 같이 협력하는 구조를 마련하고 싶다. 아울러 자원봉사자별로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해 역량을 높이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또한 센터 접근성 문제가 항상 고민거리였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5개 거점센터에서 자원봉사 상담뿐만 아니라 수요처 개발과 연결해 나아가 실적입력까지 직접 할 수 있도록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임기 내 목표가 있다면.
자원봉사 관련 조례개정 등 제도보완을 고민 중이다. 민간자율성과 시민성을 많이 강조하지만 현재 법제도상 시장이 이사장을 맡을 경우 자원봉사센터는 외부에서 인적, 물질적 자원을 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래서 민간이사장 제도를 제안했는데 아직 부서와 구체적으로 논의를 한 사안은 아니고 개인적인 생각만 갖고 있다. 

센터운영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는 부분도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자원봉사정책에 참여하고 심의할 수 있는 공식기구가 없는데 조례개정 등을 통해 민간위원회를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 같다. 아울러 인센티브제를 확대해 지역사회에 기여한 시민들이 일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자 한다. 외국의 경우 지역화폐를 통해 이러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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