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역사전시관 ‘한내’ 개소식

20년 노동운동 자료 20만 건
노조·회원 모금 통해 설립
상설전시관 출발, 박물관 전환


[고양신문] 국내 최초 노동역사박물관이 고양시에 둥지를 튼다. 노동운동 자료를 수집·관리하고 있는 단체인 ‘노동자역사 한내’는 6일 일산동구 설문동 327-4번지(지영동)에서 상설전시관 개소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이홍우 정의당 고양시 병 지역위원장 등 노동계 주요 인사와 한내 회원들이 참석했다.

노동사역사 한내는 90~95년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의 역사기록을 백서로 편찬하면서 첫걸음을 뗐던 노동운동역사자료실을 계승해 2008년 공식 창립한 단체다. 전노협 6년 활동과 민주노조운동 관련 자료는 물론 투쟁물품과 사진·영상 등 20만 건의 자료를 소장 중이다. 그동안 서울 영등포 사무실과 고양시 설문동 자료실에 각각 자료를 나눠 보관하던 중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해부터 고양시에 박물관 건립을 추진해왔다.

이날 개소식에는 노동시민사회 원로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도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정경원 한내 사무처장은 “지난 20년간의 노동운동 관련 자료들을 모으다 보니 이제는 안정적인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지난해부터 노동운동의 역사를 기록·보존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박물관 건립을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봄부터 각 노동조합과 회원들로부터 기부금을 모집해 불과 두 달 만에 1억7000여 만원을 마련할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 정 사무처장은 “국가나 지자체의 예산지원 없이 오로지 노동자들의 자발적인 모금만으로 박물관 건립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설문동에 문을 연 노동자역사 한내 상설전시관은 2층 규모의 건물로 구성됐다. 1층에는 현재 전시실을 준비 중이며 2층 자료실에는 큰 모빌랙이 설치돼 약 5000여 권의 단행본과 노동운동 자료들이 비치돼 있다. 도서자료 외에도 수많은 자료들을 PDF 파일로 전산화해 현재 한내-웹이라는 전산시스템에 등록해놓은 상태다. 자료실 맞은편에는 개인 아카이브 구성, 노동자들의 자기역사쓰기, 노동사 전공 연구자 등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실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백기완 소장은 “노동역사박물관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오늘 와보니 기대했던 것 이상의 규모인 것 같아 놀랍고 기쁘다”며 “힘이 닿는 대로 도움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경원 사무처장은 “많은 사람들이 노동운동사에 대해 알아가는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며 “이제 고양시에 터를 잡은 만큼 지역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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