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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이자 ‘신사’였던 도산 안창호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초청, 제76회 고양포럼
  • 이성오 기자
  • 승인 2019.04.18 19:21
  • 호수 1416
  • 댓글 0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고양신문] 3‧1혁명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사업들이 펼쳐지고 있는 요즘, 76회를 맞은 고양포럼은 고양파주흥사단이 주관해 도산 안창호 선생의 삶을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초청 강사는 안창호 선생 연구의 권위자 중 한 명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다. 김 전 관장은 일제강점기를 포함 근현대사 인물들을 소개하는 30여권의 평전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낸 안창호 평전으로는 『투사와 신사 안창호 평전』이 있다. 15일 일산동구청에서 열린 그의 강연 내용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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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평생 독립운동사를 연구해온 원로에게 물었다. “독립운동가 중에서 해방 후 국가경영을 맡길 분이라면 누굴 꼽을 수 있습니까?” 원로는 도산 안창호 선생을 들었다. 폭넓은 식견과 결단력을 가진 화합형 지도자라는 이유에서다. 정파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통합할 적격자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안창호 선생은 해방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도산은 한말 계몽운동에서부터 신민회 조직과 임시정부 수립, 민족운동 진영의 대통합을 위한 민족유일당 운동, 흥사단 조직 등 평생을 민족의 독립과 부흥을 위해 헌신했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을 몇 가지만 간추려 보자면 첫째 신민회 설립이다. 1906년 미국에서 돌아와 당대의 민족지사들과 함께 설립한 비밀결사 신민회는 봉건 군주체제의 ‘신민(臣民)’ 질서를 근대 민주체제의 ‘신민(新民)’ 질서로 바꾸는 최초의 시민단체였다.

둘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다. 미국에서 3‧1운동 소식을 듣고 교포들이 모아준 6000달러를 가지고 상해로 뛰어와 각지에 산재한 지사들을 불러 모아 임시정부의 울타리를 만든 것은 도산이었다. 그는 국무총리서리와 내무총장으로서 초기 임정의 조직과 운영을 도맡았다. 가장 힘든 시절 상해 현장에 남아 조직을 유지하려 했던 정부요인도 도산뿐이었다.

그의 통합론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한국유일독립당 운동이다. 1920년대 사분오열 상태였던 독립운동 진영을 통합하기 위해 중국과 해외 각지의 한인 사회를 두루 순방하면서 피나는 노력을 했다. 그가 가진 훌륭한 인격이 통합론을 펼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넷째는 흥사단 조직이다. 191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흥사단은 수양 단체가 아닌 독립운동 단체였다. 흥사단 정신에는 독립과 해방 이후까지를 대비한 비전이 담겼다. 때문에 흥사단은 창립되고 100년이 넘게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민족단체로 남아있다.

다섯째는 1930년에 결성한 한국독립당 창당이다. 도산은 한독당 창당을 통해 “정치‧경제‧교육의 균등을 기초로 신민주국을 건설하고 국민 각계의 균등 생활을 확보한다”라는 내용을 제시했다. 지금의 정당이 실현해야할 정책 못지않은 비전이었다.

여섯째는 ‘대공주의(大公主義)’ 철학이다. 도산은 1928년 상해 망명지에서 대공주의를 창안‧발전시키면서 독립운동의 방략으로 삼았다. 독립운동사에서 도산의 대공주의는 조소앙의 삼균주의와 쌍벽을 이룰 만큼 체계적이면서 진보적인 내용을 담았다.

도산의 진면목과 업적은 추상화된 경우가 적지 않다. 누구 못지않은 무장전쟁론자인데도 온건론자로 인식되고, 투사의 측면보다 인격자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왜일까. 추종자 일부가 친일 변절자가 되고, 또한 추종자 중에는 미군정을 비롯해 독재정권에 참여함으로써 도산의 이미지에 흠집을 남기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도산은 훌륭한 웅변가, 무장투쟁론자, 실력양성론자이자 인격주의자였다. 그는 온화한 성품이었지만 실천력이 강했고, 박학다식했지만 교만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는 항일전선에서는 투사였으나, 일상적으로는 신사였다. 도산의 진면목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이성오 기자  rainer4u@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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