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내동 도시재생 활력거점 개소

서울 이어 두 번째 자체 역량으로 조성
다용도 공간 활용, 마을 청사진 함께 그려
‘고양형 도시재생사업’ 의미 있는 실험

 


[고양신문] 행주내동 먹거리 마을 초입에 도시재생 활력거점 공간 ‘행주소통공작소’가 문을 열었다. 마을 주민들이 공작소를 드나들며 이런 저런 활동을 펼친 것은 이미 올해 초부터지만, 24일에야 안팎의 손님들을 초청해 뒤늦은 개소식 행사를 치른 것.

도시재생 커뮤니티 공간 개소는 어느 새 익숙한 뉴스가 됐지만 이번 경우는 좀 특별하다. 국토부나 광역지자체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지구 지정과 별개로 활력거점공간이 꾸려진 경우는 서울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행주소통공작소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정부나 경기도의 예산에 기대지 않고 고양시의 자체 역량과 행주마을 주민들의 남다른 관심이 집결돼 탄생한 공간이라는 뜻이다.

소중한 공간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손님들이 개소식장을 찾았다. 이희주 성동마을 노인회장을 비롯해 마을 토박이 어르신들이 일찍부터 자리를 채웠고, 이흥윤 행주동주민자치위원장, 장순복 지도농협조합장, 류예순 행주초교교장 등 지역 단체장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시에서는 이재준 고양시장과 김용섭 도시균형개발국장, 김홍종 고양도시관리공사 사장, 정광섭 고양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이 참석했고, 이규열·정판오 시의원도 행주소통공작소의 출발을 축하했다. 행주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정성껏 준비한 노래 공연을 펼쳐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멋진 축하 공연을 펼쳐 큰 박수를 받은 행주초등학교 어린이들.


행주소통공작소의 탄생은 지난해 고양시도시재생지원센터가 진행한 주민제안공모사업이 계기가 됐다. 행주마을 주민들로부터 마을 소통공간을 제안 받은 센터가 고양도시개발공사를 통해 마을 초입의 건물을 2년 간 임대해 활력거점공간을 조성한 것. 정광섭 센터장은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 이전에 시와 주민들이 능동적으로 마을의 변화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자발적으로 고민하고 준비하고 실험하는 공간”이라고 의의를 소개한 후 “향후 뉴딜사업 선정을 위해 힘을 모을 예정이지만, 혹 선정되지 않더라도 장기적 안목으로 ‘고양형 뉴딜사업’을 준비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준 시장은 “마을 정자나무 아래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처럼, 행주소통공작소에 주민들이 모여 어르신들은 정을 나누고 어린이들은 꿈을 키우는 행복한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축하 인사를 전했고, 김홍종 고양도시개발공사 사장은 “400년 전 민과 군이 힘을 합쳐 행주대첩이라는 기적의 역사를 만든 것처럼, 행주동에서 우리나라 도시재생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보자”며 관심과 지원을 약속했다. 행주동이 고향인 이규열 고양시의회 부의장은 “행주산성의 역사성을 재조명해 행주동을 세계적 마을로 업그레이드하자”는 바람을 밝혔다.
 

개소식에서 축하 인사를 전하는 이재준 고양시장.


마을 주민들은 시정 책임자들이 함께 모인 자리를 빌어 행주내동의 오랜 숙원사업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희주 노인회장은 “마을의 발전을 위해서는 도로 개선과 행주산성 둘레길 연결이 꼭 필요하다”면서 행주산성지역발전위원회가 작성한 ‘행주내동 관광문화마을 조성을 위한 제안서’를 이재준 시장에게 전달했다. 이 시장은 “주민들의 염원이 담긴 청사진을 시 혼자 받으면 부담되니 시의회도 함께 받아 달라”며 이규열 부의장을 끌어들여 웃음을 자아냈다.

문을 연 지 얼마 안됐지만, 행주소통공작소는 주민들의 발길로 연일 분주하다. 마을의 비전을 그리기 위한 모임과 토론을 펼치는 동네 사랑방이면서, 방과 후 아이들이 책을 보며 다양한 수업에 참여하는 작은도서관이다. 서가에 꽂힌 책들은 화정도서관에서 정기적으로 방문해 교체·관리해주고 있다.

김중헌 도시재생지원센터 사업운영팀장은 “개소식 이후 영화보기, 옥상에서 별보기 등 모든 연령대가 함께 참여하는 마을 문화 프로그램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며 “공간 조성은 시에서 했지만, 활용은 어디까지나 마을 주민들의 몫”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최초의 자발적 활력거점이 행주내동에 조성된 배경에는 탄탄한 주민조직 역량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행주산성지역발전위원회 서은택 위원장은 “행주마을 운영위원회(통장 장순승)를 중심으로 행주산성지역발전위원회와 고양미래도시연구소(소장 박종권), 주거복지연대(이사장 이영신)와 같은 다양한 주민연대조직이 뜻을 모아 행주마을의 비전을 함께 그려나가고 있다”면서 “행주소통공작소를 디딤돌 삼아 내년도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도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행주내동에 문을 연 활력거점공간 '행주소통공작소'.

 

적극적 지원을 약속한 김홍종 고양도시관리공사 사장.

 

행주소통공작소의 기능과 비전을 설명하고 있는 정광섭 고양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이희주 성동마을 노인회장(사진 가운데)이 ‘행주내동 관광문화마을 조성을 위한 제안서’를 이재준 시장과 이규열 시의회 부의장(사진 왼쪽)에게 전달했다.

 

개소식에는 여러 명의 마을 어르신들이 참석했다.

 

개소식에 이어 진행된 현판 제막식.

 

행주소통공작소 내부.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주민모임,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꾸며졌다. <사진제공=고양시도시재생지원센터>

 

마을 주민들이 행주소통공작소에서 마을회의를 여는 모습. <사진제공=고양시도시재생지원센터>

 

행주소통공작소에서 마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신나는 문학놀이' 프로그램. <사진제공=고양시도시재생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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