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기자의 공감공간> 명필름아트센터

한국영화 이끈 명필름 발자취 곳곳에
카페와 서가, 아기자기한 전시물
최고 사운드와 시설 갖춘 주말 상영관

 

명필름아트센터와 명필름랩


[고양신문] 파주출판단지는 출판산업도시이자 문화산업단지다. 이곳에는 아름답고 독특한 건축물들이 가득하다. 2015년에 문을 연 명필름(공동대표 이은 & 심재명)도 이로재 대표인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해 특별한 공간미를 보여준다. 출판도시 2단지에 위치한 롯데아울렛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명필름랩과 명필름아트센터가 있다. 이 두 건물에는 생산과 소비, 문화가 다 들어 있다. 영화로 먹고, 자고, 살고, 공부하고, 만드는 공간인 셈이다. 건물은 ‘하나의 도시’를 콘셉트로 했다. 안쪽에 광장이 있고, 위에 다리가 있고, 속에 중정이 있다.

명필름아트센터 1층에 있는 북카페 ‘카페모음’은 널찍하고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시원스럽다. 영화를 상영하는 날에는 사람들로 붐빈다. 입구를 들어서면 오른쪽에 건축, 디자인, 영화를 주제로 한 책이 전시돼 있다. 각각 이로재,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파티, PaTI), 명필름에서 추천한 신간들이다. 책을 보러 일부러 찾는 이들도 있고, 작가들도 글쓰기 작업을 하러 많이 온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60대 부부가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었다.
 

카페모음


안쪽 커뮤니티룸에는 송강호, 최민식, 이병헌, 전도현, 안성기 등 인기 영화배우들의 전성기 시절 사진들이 걸려 있다. 한국에서 영화 포스터 사진을 가장 많이 찍은 오영근 작가의 작품들로, 오 작가가 직접 엄선해 걸어준 작품들이다. 커뮤니티룸은 다양한 모임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곳 카페의 커피는 명필름 직원들이 매일 마신다. 아메리카노를 주문할 때 원두를 선택하는 재미가 있어,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이들을 골고루 만족시켜준다. 대학로의 가장 오래된 카페 ‘학림다방’의 묵직하고 고급스러운 맛을 느낄 수 있는 ‘학림’, 산미와 단맛이 섞인 창전동 ‘펠트커피’의 ‘펠트’로 구분된다. 다양한 커피 외에 얼그레이, 오렌지에이드 같은 음료와 샌드위치도 있다. 가구 몇몇은 이로재와 작업하는 목수가 만든 제품들로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이다. 오래도록 편하게 머물기에 좋은 공간이다.

명필름은 1997년 ‘접속’을 시작으로 ‘공동경비구역JSA’, ‘와이키키 브라더스’, ‘우리 생애의 최고의 순간’, ‘마당을 나온 암탉’, ‘건축학 개론’, ‘화장’과, 이번주에 개봉한 ‘나의 특별한 형제’까지 여러 가지 생각 거리를 제공하는 영화들로 우리 영화사에서 큰 자취를 남기고 있다.

명필름아트센터와 명필름랩을 거닐다 보면 곳곳에서 영화 관련 자료, 사진, 책자와 소품들까지 만날 수 있어 소소한 재미가 있다. 실제로, 명필름아트센터 1층에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소품으로 쓰였던 침대가 평상처럼 놓여 있어 반갑기도 하다.
 

영화관 로비


지하1층으로 내려가면 아담한 영화관이 나온다. 매표소 앞쪽 진열장 안에는 다양한 시나리오와 콘티 북이 진열돼 있다. 전면 벽에는 파티 학생들과 함께 영화 포스터를 리메이크해서 만든 작품을 전시 중이다. 상영관은 1개뿐으로 하루에 1편에서 5편 정도의 영화를 그때그때 다르게 튼다. 시중에서 보기 힘들지만 꼭 봐야 될 영화를 선별해 토·일요일, 공휴일과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에 상영한다. 매주 한편 이상 개봉작도 소개하고, 매달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주최하는 정기상영회는 무료로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곳 영화관에서는 다른 곳과 달리 광고가 없고, 대신 예고편을 튼다. 영사기는 초고해상도의 기기를 갖췄다. 또한 미국 돌비사의 서라운드 시스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전면, 후면, 천정을 포함해 총 46개의 스피커가 있어 생생한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덕분에 감독들이 기술시사회 장소로 선호한다. 강태희 실장은 “영화관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 영화를 최상의 상태에서 볼 수 있도록 좌석 폭과 화면크기, 거리, 천장높이를 꼼꼼하게 챙겨서 만들었고, 객석 수를 186석으로 최소화했다”면서 “우리나라 10대 상영관 중 하나로 손꼽힌다”고 설명했다.

5월 3일부터 시작하는 파주출판도시 어린이책잔치 기간인 4일과 5일에는 작은 영화제를 연다. 제13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의 공식 상영작 중 추천작 두 편과 한국 애니메이션 ‘언더독’과 ‘마당을 나온 암탉’을 무료로 상영한다. 영화를 관람한 후에는 포토타임을 갖고, 동물 가면도 만들고, 오성윤 감독과 이야기도 나눈다.
 

2층 공연장


2층에 있는 공연장은 뮤지컬이나 연극, 콘서트 등의 다양한 공연에 적합하다. 현재 드라마와 광고, 예능프로 촬영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명필름아트센터 바로 옆 건물인 명필름랩에는 작업실과 영화학교, 기숙사 등이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 젊은 영화 스탭들이 본인의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2년 동안 무상교육, 무상 숙식으로 자신의 영화를 만들어서 졸업하는 게 그들의 목표다.

1층 세미나실에서는 5월 24일부터 6월 21일까지 매주 금요일 저녁 ‘영화예술의 이해’라는 클래스를 시작한다. 서정일 명필름랩 전임교수의 강의로 영화예술 전반을 소개하고 영화를 더 깊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한다.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고, 이후에는 DMZ영화제 관련 강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주말에 중·고생들이 견학을 많이 오고, 기업에서 워크샵을 통해 극장 체험이나 공간 투어를 온다. 명필름 맞은편 붉은색 건물에는 블루캡이라는 사운드팀이, 그 옆으로 데몰리션이라는 특수효과팀과 조명, 분장팀까지 들어와 있다. 명필름이 자리한 파주출판도시 2단지가 영화와 영상 모든 것을 아우르는 ‘영화마을’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명필름아트센터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530-20
문의전화031-930-6600

 

명필름아트센터 내 북카페 '카페모음'

 

북카페 '카페모음' 내 커뮤니티 센터

 

카페모음에 진열된 건축, 디자인, 영화 관련 서적들

 

지하1층에 있는 영화관

 

명필름랩 1층 세미나실 행사 모습

 

카페모음 내 커뮤니티 룸
카페모음에서 인문학 강연을 진행중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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