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민속악기박물관 ‘노래하는 장난감 악기’

전 세계의 장난감 악기 한자리에
직접 만지고 연주도 할 수 있어

일본 악기 '파타파타'. 손잡이를 돌리면 여러 개의 네모판이 접혔다 펴지며 재미있는 소리를 낸다.

[고양신문]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악기는 예부터 하늘과 땅을 연결해주는 신성한 도구였다. 동시에 일상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장난감이기도 했다. 파주 헤이리에 자리한 세계민속악기박물관(관장 이영진)에서 진행 중인 특별기획전 ‘노래하는 장난감 악기’를 찾으면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장난감으로서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경기도와 파주시의 지역문화예술플랫폼 지원사업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팽이, 요요, 딸랑이 등 누구나 한번쯤 가지고 놀아봤을 장난감 악기들을 한 데 모았다. 미처 악기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익숙한 장난감부터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장난감, 장난감 악기의 기원이 되는 전통 악기까지 100여 점의 악기를 전시한다.

또한 우리에게는 생소한 다른 나라 장난감 악기를 어떻게 연주하는지 영상으로 만나볼 수도 있고, 현재 사용되는 악기들은 직접 만지고 연주해 볼 수도 있다. 악기는 기능뿐 아니라, 알록달록 화려한 색상과 귀여운 디자인까지 더해 눈으로 감상하는 즐거움까지 선물해준다.

인도네시아 '바람개비 래치트'. 물이나 바람을 이용해 프로펠러를 돌리면 경쾌한 소리를 내며 인형이 춤을 춘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은 지난해 ‘종교와 악기’라는 다소 무겁고 진지한 전시를 선보였는데, 올해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친근한 ‘장난감’을 주제로 잡았다. 박물관의 심리적 문턱을 낮추고 악기에 대한 선입견을 깨보겠다는 의도라는 게 박물관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주제는 지난 전시와의 연장선상에 있다. 여러 문화권에서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사용되는 많은 악기들은 종교적 도구를 기원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 전 일종의 마력을 가진 종교적 기물로 사용되던 것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종교적 의미는 퇴색되고 유희의 도구로 남아 아이들의 친구로 다가왔던 것이다.

러시아 '닭모이 악기'. 손잡이를 잡고 아래 공을 돌리면 닭들이 먹이를 쪼아대며 흥미로운 소리를 낸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은 17년 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악기박물관이다. 그동안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던 세계 115여개 국의 민속악기 2000여 점을 소장·전시하고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한연선 학예사는 “악기가 단순히 소리를 내는 도구가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정신적 자산을 지닌 소중한 문화유산임을 알리는 공간”이라며 “인류 문화유산의 보존과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인식시키기 위한 연구·전시·교육을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

관람료 : 성인 5000원, 학생 4000원, 7세미만 3000원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63-26
031-946-9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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