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엽동 내년 예산확보 관건

문화방송(MBC)의 교양프로인 ‘느낌표’가 벌이고 있는 ‘기적의 도서관’건립 운동이 오히려 지역의 자발적인 도서관 건립운동의 발목을 잡고 있다. 도서관 사업을 실질적으로 벌이고 있는 모 단체가 최근까지 임의단체로 고양시를 비롯한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할 명분을 찾지 못해 곤란을 겪어 온 것.

MBC의 느낌표가 전국적으로 기적의 도서관 건립부지로 선정한 곳은 고양시의 주엽동을 비롯해 10여 곳. 이중 대부분이 예산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MBC측이 도서관 부지만 선정해 놓았지 구체적인 예산지원 계획이 없었다는 것이다. MBC와 이 운동을 함께 벌이고 있는 ‘책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는 최근까지도 법인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지자체에서 예산을 지원해 주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고양시는 어린이 도서관 부지로 고려 중이던 주엽동과 화정동 중 주엽동을 제외하고 화정동과 행신동에 도비 5억원을 확보했다. 국회 정범구 의원(일산갑) 의원이 따로 주엽동 도서관 예산 지원을 신청해 놓았지만 고양시는 국비 예산지원도 덕양구의 2곳에만 올려놓은 상황. 결국 이미 예정된 어린이 도서관 부지가 MBC의 기적의 도서관 선정으로 예산확보에 비상이 걸린 셈이 됐다.

국민운동은 뒤늦게 지난 달 문화관광부에 법인으로 등록하고 예산을 지원 받을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 기적의 도서관은 본부를 통한 모금과 협찬, 지자체 지원 등 3가지 예산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도서관 건립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현재까지 활동내용이 미비한 실정이다.

국민운동측 신은미 씨는 “MBC측은 방송을 통한 홍보만 담당하고 국민운동이 부지 선정과 기획, 설계, 준공까지 도서관 건립을 위한 전반적인 실무를 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도서관 건립과 운영을 지자체의 예산에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국민운동측으로서는 프로그램 제공같은 정보제공 외에 지역의 도서관 운동에 개입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또한 고양시처럼 지역의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도서관 추진위는 MBC와 국민운동이 실질적인 지원 없이 생색만 내고 있다는 불만이다.
고양시도 “지원을 고양시가 하되 운영은 오랫동안 도서관에 대해 고민해 온 고양시의 기적의 도서관 추진위가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MBC측은 국회의원 정범구 의원실을 통해 “주엽동의 기적의 도서관은 올해 안에 착공하기 위해 고양시와 협의 중에 있으며 내년도에 사업을 마무리하는데는 지장이 없다”고 밝혀왔다. 또한 12월중 프로그램이 없어질지 아닐지는 미정이지만 프로그램이 사라지더라도 사업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에 의원실 관계자는 “MBC가 일은 크게 벌여 놓았지 도서관 건립을 위한 지원은 없다”며 “시민단체에만 미루지 말고 방송문화 진흥회 기금을 빼서라도 도서관을 조기 착공하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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